조류→인간 인플루엔자 감염 위험↑…정부 "반려동물도 감시"

질병청,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 발표
"대비 없이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하면 300일 만에 인구 40% 감염"
국민 25% 분량 치료제 비축·백신 개발 속도

 조류 인플루엔자(독감)의 인체 감염 위험성이 커진 가운데 가을철 철새 유입을 앞두고 정부가 신·변종 인플루엔자 치료제 비축과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는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기존의 3배 이상으로 늘리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환자 발생을 예측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2011년과 2018년 두 차례 개정된 이래 6년 만에 전면 개정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조류 인플루엔자의 인체감염 대유행을 경고하며 중점 과제로 권고한 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 수시로 '탈바꿈'하는 인플루엔자…동물·사람 간 '벽' 무너져

 질병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 구조가 다양한 데다 한 개체 안에서 서로 다른 바이러스끼리 중복 감염돼 빈번하게 변이가 발생한다.

 인플루엔자는 매년 세계 인구의 5∼15%가 감염되는 대표적 호흡기 감염병인데,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높고 고령화돼 감염에 특히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감염병 전문기관들은 사람 사이에 유행하던 호흡기 바이러스와 비슷한 동물 숙주 감염병이 사람한테도 대유행할 것으로 예측했고, 실제 동물·사람 간 감염 사례의 높은 치명률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에 따르면 2003년 이후 24개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A형(H5N1) 인체감염 사례가 총 907건 보고됐다.

 올해 3월에는 베트남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인체 감염에 따른 사망 사례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아직 인체 감염 사례는 없었지만, 지난해 7월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포유류인 고 양이 43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당시 조사 결과, 폐사율은 100%였고 감염된 조직도 뇌, 호흡기, 심장, 비장, 신장, 간 등으로 다양했다.

 이 때문에 조류 변이 인플루엔자 발생 → 포유류 감염 → 사람 전파 → 사람 간 전파 순으로 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대비 안 하면 300일 내 인구 42% 감염…"치료제 비축하고 백신 신속 개발"

 질병청이 신·변종 인플루엔자 대유행의 피해 규모를 예측한 결과, 전파율과 치명률이 높다고 가정했을 때 따로 방역하지 않을 경우 111일 만에 유행 정점을 찍고 300일 안에 최대 41.8%의 인구가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유행 정점 시기를 111일에서 190일까지로 늦추고, 정점일 때의 최대 환자를 35%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우선 신종 바이러스 출현의 조기 발견을 목표로 국외 정보를 확대 수집하고 정보 검증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감시를 위해서는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기존 300곳에서 1천곳으로 늘린다.

 병원체 유전자 분석을 위한 실험실 감시 시설도 180곳에서 200곳으로 확대하고, 조류 인플루엔자를 확인하기 위한 의료기관과 공공 검사기관 간 연계도 강화한다.

 응급실·외래 호흡기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원인 미상 감시 체계도 신설한다.

 이번 계획을 마련하는 데 참여한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원급이나 병원급 의료기관, 응급실 등에 여러 감시 체계가 설립된 상태지만, 더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할수록 인플루엔자 유행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민간과 협업해 AI와 수리·통계를 활용한 예측 모형을 개발해 유행 단계별 환자 발생 예측을 고도화한다.

 동물 인플루엔자 감시 체계도 기존 가금류와 야생 조류를 넘어 포유류와 반려동물까지 확장하고, 사람과 동물, 환경을 포괄한 '원헬스' 감시·대응 차원의 조기경보체계도 구축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인플루엔자 유행 시 초기 6개월간 대응이 가능하도록 타미플루 등 전 국민 25%만큼(약 1천200만명 분)의 치료제를 비축하고, 보호구와 마스크 같은 방역 물자도 쌓아둔다.

 또 신속한 감염 진단을 위해 원스텝 검사법도 개발해 진단 시간을 72시간에서 12시간으로 단축하고, 감염병 병상도 기존 1천100여개에서 3천500여개로 늘린다.

 백신의 경우 100일 또는 200일 안에 개발하는 전략을 세웠다.

 유행할 것으로 예측된 항원형에 대한 백신 또는 시제품을 사전에 개발해 실제 유행 시에 이를 활용해 백신을 100일 안에 개발(임상 1·2상 생략)하거나 사전에 개발된 항원형과 다른 균주가 유행했을 때는 200일 안에 새로 백신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질병청은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팬데믹 대비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2028년까지 mRNA 백신 플랫폼을 확보할 계획이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한의협·비대면진료업체, '추석 연휴 진료' 의료공백 틈새홍보 나서
추석 연휴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의사단체와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가 '연휴 적극 진료·정상 운영'을 내세우며 의사들을 겨냥한 틈새 홍보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회원에 "정부를 믿고 쉬시라", 국민에 "응급 진료를 이용하려면 대통령실로 연락하라"고 정부를 비꼬는 내용의 안내문을 배포한 바 있어 내부에서 "홍보가 서툴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비대면진료 업체 '나만의닥터'는 "추석 연휴 기간 24시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배포했다. 나만의닥터 측은 "추석 연휴 기간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병원 진료와 약 처방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24시간 비대면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사전 점검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소아과나 급성질환의 경우 의료공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들이 연휴에도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비대면진료만큼은 공백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전날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도 "진료 공백이 우려되는 추석 연휴를 맞아 전국 한의원 616곳과 한방병원 215곳 등이 진료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의협은 "양의계의 진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마스크 여드름, 항생제 없이 서식하는 세균으로 막는다"
마스크 착용에 의해 생기는 여드름을 피부와 구강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류충민·서휘원 박사 연구팀이 마스크에 번식하는 다양한 세균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해 피부염증을 억제하는 세균과 물질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늘면서, 접촉성 피부염 등에 의한 '마스크네'(Maskne·마스크와 여드름의 합성어)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10분 정도만 사용해도 마스크가 세균에 오염되며, 일상생활에서 2시간가량 착용한 마스크에서는 피부 병원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지만 실제 마스크에서 오염균을 분리해 진행한 연구는 드물다. 연구팀은 마스크 오염 세균과 피부질환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20∼50대 남녀 40명의 마스크, 피부,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마스크에서는 200여종의 세균이 분리됐는데, 이 가운데 33.5%가 동물 피부에 농포, 결절과 같은 피부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황색포도상구균이 가장 높은 병원성을 보였다. 또 70% 이상이 피부에서 유래한 세균이었으며 구강 세균은 4%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피부와 입속에 공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