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의 음주·흡연율이 20년 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침을 굶는 비율은 20년 새 1.5배 늘고, 스트레스와 우울 등 지표도 최근 10년 새 악화해 식습관과 정신건강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과 교육부는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20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발표회를 열고 올해 조사 주요 결과와 지난 20년간의 추이 등을 발표했다.
2005년 시작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 중·고등학교의 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등을 매년 파악한다. 올해 조사는 6∼7월 이뤄졌다.
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흡연한 사람의 비율인 '현재 흡연율'은 올해 기준 3.6%(남학생 4.8%, 여학생 2.4%)로, 2005년 첫 조사 당시 11.8%(남 14.3%, 여 8.9%)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2019년부터는 일반담배(궐련)와 전자담배 중 하나라도 사용한 비율인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을 추가로 조사했는데 올해 4.5%(남 5.8%, 여 3.2%)로, 이 역시 2005년 흡연율보다 훨씬 낮다.
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청소년 비율인 '현재 음주율'도 2005년 27.0%(남 27.0%, 여 26.9%)에서 올해 9.7%(남 11.8%, 여 7.5%)로 크게 감소했다.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한 청소년 비율은 처음 조사 문항에 포함된 2009년 10.9%(남 15.7%, 여 5.4%)였다가 올해 17.3%(남 25.1%, 여 8.9%)로 늘었다.
고등학생보다 중학생들의 신체활동이 더 많이 활발해졌다.
반면 아침을 굶는 학생들은 20년 사이 1.5배 늘었다.
올해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42.4%(남 40.2%, 여 44.7%)로, 10명 중 4명 이상이 일주일 중 5일 이상 아침을 굶는다고 답했다.
2005년의 27.1%(남 26.4%, 여 28.0%)보다 15.3%포인트 늘었다.
하루 1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18.6%(남 18.3%, 여 19.0%)로, 작년보다 소폭 늘긴 했으나 2005년의 32.6%(남 32.0%, 여 33.4%)와 비교하면 감소했다.
패스트푸드 섭취는 크게 늘어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처음 조사한 2009년과 비교해 12.1%(남 13.4%, 여 10.7%)에서 28.9%(남 31.2%, 여 26.5%)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정신건강 지표의 경우 20년 전보다는 개선됐지만 2015년과 비교하면 10년 새 악화 추세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청소년의 비율은 2005년 45.6%(남 39.7%, 여 52.2%)에서 2015년 35.4%(남 29.6%, 여 41.7%) 수준으로 줄었다가 올해 42.3%(남 35.2%, 여 49.9%)로 증가했다.
최근 12개월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 있는 사람의 비율인 '우울감 경험률'도 2005년 29.9%(남 25.6%, 여 34.7%)에서 2015년 23.6%(남 19.7%, 여 27.8%)로 개선됐다가 올해엔 27.7%(남 23.1%, 여 32.5%)로 다시 늘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 시기 감소했던 신체활동이 증가하고 흡연과 음주율은 꾸준히 감소 추세인 반면 정신건강과 식생활 측면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관련 정책 추진시 개선이 필요한 건강지표 보완을 위한 세부방안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결과 발표회에선 청소년건강행태조사 20주년 기념 유공자 표창과 전문가 토론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