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이 신진대사 건강에는 좋지만 생쥐 실험에서는 털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대상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도 생쥐에서보다는 약하지만 모발 성장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저장성 서호대학 빙 장 교수팀은 16일 과학 저널 셀(Cell)에서 간헐적 단식을 한 쥐는 24시간 음식 섭취가 가능한 쥐보다 신진대사 건강은 개선됐지만 털의 성장은 느려졌다고 밝혔다.
이는 간헐적 단식으로 축적된 활성산소가 모낭 줄기세포(HFSC)의 세포 사멸(apoptosis) 일으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 시험에서 사람 모발에서도 유사한 과정이 일어났다. 다만 사람은 생쥐보다 신진대사 속도가 훨씬 느리고 모발 성장 패턴이 달라 모발 성장 억제 정도가 쥐에서보다는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단식은 대사적 이점 외에도 혈액, 장, 근육 조직과 관련된 줄기세포의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일 수 있지만 피부와 모발 같은 말초 조직에 대한 영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털을 깎은 생쥐를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TRF)은 매일 8시간 먹이를 주고 16시간 금식하는 간헐적 단식을, 한 그룹(ADF)은 격일로 먹이를 주는 단식을 하고 한 그룹(AL)은 24시간 먹이에 접근이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아무 제한 없이 먹이를 먹을 수 있는 대조군 생쥐는 30일 후 털이 대부분 자랐으나 8-16시간 간헐적 단식과 격일 단식 그룹은 96일 후에야 부분적으로 털이 다시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간헐적 단식이 모낭 줄기세포(HFSC)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조군 생쥐는 털을 깎은 뒤 20일째부터 HFSC가 활성화돼 유지했으나, 간헐적 단식과 격일 단식 생쥐의 HFSC에서는 단식 기간에 세포 사멸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HFSC 세포 사멸은 공복 중에 지방조직이 방출하는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 농도가 증가하고 모낭 내에 유해한 활성 산소가 축적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리지방산은 시험관 실험에서 인간 HFSC의 세포 사멸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또 건강한 젊은 성인 49명을 대상으로 18시간 금식하는 간헐적 단식이 모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임상시험을 10일간 한 결과 간헐적 단식 그룹의 모발 성장 속도가 대조군에 비해 18%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인간은 생쥐와는 신진대사율과 모발 성장 패턴 등이 크게 달라 간헐적 단식의 영향도 매우 다를 수 있다"면서 "간헐적 단식이 많은 유익한 효과가 있어 이를 못 하게 겁주고 싶지는 않지만 의도하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Cell, Chen, Liu, and Cui et al., 'Intermittent Fasting-induced Lipolysis in Niche Adipocytes Drives Hair Follicle Stem Cell Apoptosis', https://cell.com/cell/fulltext/S0092-8674(24)013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