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잔 미만도 발암"…美보건당국, 술에 경고문 붙이라 권고

의무총감, 의회에 입법 촉구…"담배·비만 다음으로 큰 암 위험"
美·유럽 주류업체 주가 하락…학계 통설 바뀌지만 업계 로비가 변수

 주류에 '알코올은 암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경고문구를 달도록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비벡 머시 미국 의무총감(SG) 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이 최근 촉구했다.

 이는 알코올 섭취가 유방암·대장암·간암 등 최소한 7종의 암에 걸릴 위험을 높이며, 과거 통념과는 달리 하루 한 잔 미만으로도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의학계의 정설로 굳어진 데 따른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의무총감실은 이날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서 "알코올 섭취는 미국에서 예방 가능한 암 원인들 중 3위에 해당하며, 담배와 비만 다음"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만 따져서 알코올 섭취에 따른 암 발생 건수는 매년 10만건이고, 사망자는 매년 2만명에 이른다.

 다른 조건이 똑같을 때 하루에 술 두 잔을 마시는 경우를 금주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여성 100명 중 5명, 남성 100명 중 3명이 음주로 암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십년간 미국 보건당국의 식단 가이드라인에는 여성 하루 1잔, 남성 하루 2잔 수준의 알코올 섭취는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되어 있었으나, 의학계의 통설이 바뀜에 따라 2025년으로 예정된 가이드라인 개정 때 내용이 변경될 공산이 크다. 다만 주류업계의 로비가 변수다.

 미국 의무총감실은 1964년 담배가 암을 일으킨다는 보고서를 냈으며, 그 이듬해에 담배에 경고문구 표시를 의무화하는 입법이 이뤄졌다.

 알코올에 대해서는 1988년부터 경고문구가 의무화돼 지금까지 변경 없이 시행되고 있으나, 암 유발 위험은 언급돼 있지 않다.

 임신 중인 경우 기형아 출산 우려, 운전 및 기계류 조작 시 판단력 저하, 일반적인 건강 위험 정도의 내용만 있다.

 머시 의무총감의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유럽과 미국의 주요 주류업체 주가는 하락했으며, 일부는 하락폭이 3% 이상에 이르렀다.

 미국 의회가 머시 의무총감의 권고를 받아들여 알코올에 발암 경고문구 의무화를 추진할지, 또 차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런 조치를 지지할지는 확실치 않다.

 머시 의무총감도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물러나고 재닛 네셰이와트로 교체될 예정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술을 입에도 대지 않으며,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수십년 전에 술을 끊었다는 점에서 알코올 섭취 억제 정책에 호의적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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