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하면 불쾌한 기억 등 잡생각 억제 능력 떨어져"

英 연구팀 "수면 부족→뇌 기억 검색 제한 능력 저하→기억 억제 못해"

 수면이 부족하면 기억 검색을 제한하는 뇌 기능이 떨어져 원치 않는 불쾌한 경험에 대한 기억이나 생각을 억제하지 못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요크대 스콧 케어니 교수팀은 과학 저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면 부족에 따른 기억 검색 능력과 뇌 활성 영역 차이 등을 조사하는 실험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수면 부족과 정신 질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지·신경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며 정신질환에 대한 새 치료법과 예방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 문제와 고통스럽고 불쾌한 기억 등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관입 기억(intrusive memory)은 정신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신경·인지 메커니즘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케어니 교수는 이와 관련해 기억 검색 제한을 통한 억제는 기억의 모든 흔적이 연결되는 것을 약화함으로써 외부 자극이 있을 때 원치 않는 내용까지 모두 떠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뇌의 매우 영리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건강한 성인 85명을 대상으로 절반은 잠을 잘 자게 하고 절반은 밤을 새우도록 한 다음 기억 형성과 회상·억제 실험을 하면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활동을 조사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이전에 자동차 사고나 싸움 등 감정적으로 부정적인 장면과 함께 본 적이 있는 얼굴을 보여주면서 각 얼굴과 관련된 장면을 떠올리거나 그 장면에 대한 기억을 억제하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기억을 억제하려고 시도할 때 수면을 충분히 취한 그룹은 밤을 새운 그룹보다 생각, 행동, 감정을 조절하는 오른쪽 배측면 전전두엽 피질(right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이 더 많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충분히 잔 그룹은 기억을 억제하는 동안 기억 검색에 관하는 해마(hippocampus) 활동이 감소했다.

 이는 충분한 수면이 원치 않는 관입 기억이 일어나게 할 수 있는 검색 작업을 차단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면 중 렘수면(REM sleep)을 더 많이 취한 사람은 기억을 억제하는 동안 오른쪽 배측면 전전두엽 피질을 더 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렘수면이 원치 않는 기억이 떠오르는 것을 막는 메커니즘에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케어니 교수는 "수면이 부족한 참가자들은 원치 않는 기억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불쾌한 관입 기억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해마의 기억 관련 프로세스를 억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부정적 기억을 제한하는 뇌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면 수면을 개선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PNAS, Scott A. Cairney et al., 'Memory control deficits in the sleep-deprived human brain',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0074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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