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멍' 해보세요…스트레스 날리는 '물생활'

관상어를 '반려어'라 부르고 비바리움 꾸미는 취미생활
수조 속 열대어 영상 인기…'물고기 병원'서 반려어 치료도

 "(수조에) 물을 채우면 기분이 좋지"

 지난달 24일 MBC TV '나혼자 산다'에서 아나운서 김대호는 '비바리움'(vivarium)을 위해 새로운 집을 장만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비바리움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적절한 생태환경을 만들어 놓고 동식물을 기르는 공간이다.

 김 아나운서가 커다란 수조를 집 안에 들여놓고 그 안을 작은 습지 생태계로 정성껏 꾸미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들은 물과 관상어를 멍하니 바라보며 힐링(치유)하는 이른바 '물멍족'이다.

 관상어를 반려어라 부르며 아끼는 사람들은 이 취미 생활을 '물생활'이라고 부른다.

 스트레스가 많은 시대. 이런 '물생활'이 심신치유의 방법으로 주목받는다.

 물생활 전문 유튜브 채널 'MulMung'(물멍)도 인기다.

 한껏 꾸민 수조 안에서 열대어가 유영하는 영상들은 각기 수십만~수백만회 조회수를 자랑한다.

 누리꾼들은 댓글로 "잔잔한 물소리 들리니 멍때리기 좋다", "잔잔한 수조 영상을 보고 있으면 1시간이 순식간에 삭제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16일 "멍때리는 시간만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으며 반려동물을 키우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떨어지고 유대감이 좋아지는 옥시토신 호르몬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중 7.3%가 관상어를 기르고 있다. 반려어는 개(75.6%)·고양이(27.7%)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반려동물로 나타났다.

 강아지나 고양이와 다르게 반려어는 작은 공간에서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려어를 6개월째 키우고 있는 직장인 한성아(30) 씨는 어항 안에 자연을 옮겨다 놓을 수 있는 점을 물생활의 매력으로 꼽았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생태계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반려 대상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데 수조 안에서는 수석·반려식물·반려어까지 한 번에 돌볼 수 있다"면서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정서적으로 교감할 대상을 젊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려어를 치료할 수 있는 이른바 '물고기 병원'도 전국에 3곳 있다.

 서울에서 반려어 병원을 운영하는 최상호 수산질병관리사는 병원을 찾는 주요 고객층은 30대 여성, 인기 어종은 '금붕어'라고 밝혔다.

 최씨는 "20대 여성들은 관심은 많은데 경제적인 측면이 고려되다 보니 병원에 방문하길 꺼리기도 한다"면서 "그래도 하루에 많게는 10명 정도의 반려어 보호자가 방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상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수족관에서 오래 키운 관상어를 분양받는 게 최우선이고 질병 징후가 보이면 신속하게 검사나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물생활이 각광받으면서 관상어를 죽으면 버리는 소모품처럼 생각하는 대신 반려어를 '가족'으로 여기는 추세이기도 하다.

 반려어라는 용어도 물고기가 반려동물임을 뜻하는 해외의 '아쿠아 펫'(Aqua Pet)에 가깝다.

 이제는 물고기가 아니라 '물살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동물해방물결은 '2024 동물권 캠페인'에서 물고기라는 단어는 인간 중심적이라고 꼬집으면서, '식용하는 동물의 살'이라는 뜻의 '고기'가 아니라 물에 사는 존재인 '살이'라고 부르자고 주장했다.

 최씨도 "먹는 물고기에 다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생명을 존중하는 인식의 연장선에서 반려어를 돌보고 함께하는 대상으로서 '물살이'라고 부르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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