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마음껏 마셔볼까?…유제품과 유방암의 '숨겨진 진실'

국립암센터 연구 "유제품 섭취가 유방암 위험 9% 낮춰…45세 이상은 19% 효과"
저지방·발효 유제품 섭취도 도움…"폐경 여부, 나이 따라 유제품 섭취 달리해야"

  유방암은 한국인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종이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유방암 신규 환자는 3만명을 넘어선 3만665명(여 3만536명, 남 129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내 여성 암 발생의 21.8%를 차지하는 수치다.

 유방암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여러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호르몬 수용체 상태와 가족력, 식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요즘 주목받는 건 식생활 습관이다.
 평소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유방암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일, 채소, 통곡물 등의 건강한 식단 구성과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금연, 절주 등을 바람직한 식생활 습관으로 권장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방암과 관련해 의학계에서 일치된 결론이 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유제품 섭취다.

 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우유와 유제품 섭취량이 많을수록 유방암 위험이 커지거나 낮아진다는 상반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유제품 섭취와 유방암 발생의 연관성에 대해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국제학술지 '영양 연구'(Nutrition Research) 최신호에 따르면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역학연구과 김정선 교수 연구팀은 유제품 섭취와 유방암 위험의 연관성을 주제로 2024년 12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표된 51개 연구 논문을 메타 분석해 유제품 섭취에 따른 유방암 발생 위험비를 추산했다.

 분석 대상 유방암 환자는 총 6만2천602명이었다.

"유제품 섭취, 유방암 위험 낮춘다"

 연구 결과 전반적인 유제품 섭취는 유방암 위험과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유제품 섭취가 유방암 발생 위험을 약 9%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런 효과는 중년 이후 여성에서 두드러졌다.

 45세 이상 여성이 유제품을 섭취하는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은 19% 낮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폐경 전 여성에서 저지방 유제품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잠재적인 유방암 보호 효과가 커지는 연관성도 관찰됐다.

 요구르트를 포함한 발효 유제품은 폐경 후 여성에서 유방암 위험을 9% 낮추는 뚜렷한 효과를 나타냈다.

 김정선 교수는 "유제품 섭취는 전체적으로 유방암 위험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저지방 및 발효 유제품에서 가장 강력한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제품에 함유된 비타민D가 인슐린 및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의 농도를 감소시켜 발암 과정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까지 연구를 종합하면 유제품은 세포 증식 및 분화에 영향을 미치고 종양 발달을 억제할 수 있는 칼슘의 풍부한 공급원으로서 유방암 억제에 효과를 낸다.

 또 유제품에 들어있는 생리 활성 화합물은 유방암 세포의 증식, 전이,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총 우유 섭취량이 많아지면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음성 유방암' 위험이 31% 높아지는 양의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가 암세포 표면에 없거나 매우 적은 상태로, 일반적인 유방암과 달리 치료가 어려운 게 특징이다.

 유제품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유방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지만, 세부 유형인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음성 유방암에 국한해서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저지방 유제품과 발효 유제품 섭취가 유방암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폐경 상태와 나이에 따라 유제품 섭취의 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이를 적절히 고려해 식단 구성에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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