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33년만에 간이식 9천건 성공…"단일기관 세계최다"

40대 환자에 혈액형 다른 20대 조카 간 일부 '생체 이식'…"10년 생존율 89%"

 

 서울아산병원이 단일 의료기관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간 이식 수술 시행 9천건을 달성했다.

 16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달 30일 수술방 4곳을 열고 11시간에 걸쳐 8천999번째와 9천번째 간 이식 수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두 건 모두 살아있는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생체 이식'이었다.

 이 중 9천번째 수술은 알코올성 간경화를 앓아 온 윤모(43)씨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로써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뇌사자 간 이식 수술 이후 32년만 8개월 만에 '간 이식 9천례 실시'를 기록했다.

  이 중 생체 간 이식은 7천502건이며 뇌사자 간 이식은 1천498건이다.

 병원 측은 "생체 이식은 뇌사자 이식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더 크다"며 "서 울아산병원 간 이식술의 85%는 생체 이식인데 전체 이식의 1년 생존율은 98%, 3년 생존율은 90%, 10년 생존율은 89%로 간 이식 역사가 긴 해외 의료기관과 비교해도 더 우수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병원은 단일 의료기관으로서 간 이식 9천 건 달성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간 이식 누적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 메이요 클리닉은 1985년 이후 1만900건을 달성했다.

 다만 이는 미네소타, 플로리다, 애리조나의 3개 지점 실적을 합친 수치로 개별 기관은 9천건을 넘기지 못했다.

 그 외 미국 피츠버그대 메디컬센터가 1981년 이후 8천건가량의 간 이식술을,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병원이 1998년 이후 4천건가량을 시행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998년 간에 새로운 중간 정맥을 만들어 피가 잘 배출되도록 하는 '변형 우엽 간 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생체 이식 성공률을 높이고, 2000년에는 2대1 생체 간 이식을 고안하는 등 이 분야의 지평을 넓혀 왔다.

 이런 노하우를 몽골과 베트남 등에 전수해 해당 국가가 독자적으로 간 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9천번째 수술을 집도한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의 여러 과의 수많은 의료진이 원팀으로 움직인 덕"이라며 "환자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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