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접종하면 자녀 접종률 무려 20배…'부모-자녀' 1만쌍 분석

"소아 독감백신 접종률 높이려면 가족 중심 전략 효과적"

  매년 찾아오는 독감(인플루엔자)은 단순히 감기와 몸살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소아는 인플루엔자에 더욱 취약하다.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백신 접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무료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대상 소아의 접종률은 70%를 밑돈다.

 11일 질병관리청의 2023∼2024 시즌 연령대별 소아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률 통계에 따르면 6∼59개월 82.5%, 60∼83개월 75.7%, 7∼9세 68.8%, 10∼12세 61.6%, 13세 49.2%였다.

 소아 중에서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접종률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 무료 접종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지 않는 14세 이상 청소년의 접종률은 29.2%에 그쳤다.

 이처럼 소아·청소년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건 무엇보다 보호자의 인식도가 낮은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이가 건강하니까 안 맞아도 된다거나, 한 번 걸렸으니 면역이 생겼을 것이라는 오해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선재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백신'(Vaccine)에 발표한 최신 연구에서 부모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여부가 자녀의 백신 접종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2010∼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부모-자녀 1만674쌍을 대상으로 부모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이 자녀(18세 미만)의 접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백신 접종을 받은 소아·청소년과 받지 않은 소아·청소년은 각각 6천374명, 4천300명이었다.

 분석 결과 아버지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경우 자녀가 백신을 접종할 확률은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부모에 견줘 1.84배 높았다.

 어머니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는 이런 확률이 9.39배에 달했다.

 특히 부모 모두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는 자녀의 접종 확률이 무려 19.74배까지 상승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부모의 백신 접종이 자녀의 접종으로 이어지는 '용량-반응 관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예컨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한 부모의 수가 많을수록 자녀도 백신을 접종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어머니가 백신을 맞았을 때 자녀의 접종 확률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자녀의 의료 서비스 이용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예방 접종을 한 어머니-자녀 쌍의 81.71%가 같은 달에 같은 유형의 기관에서 예방 접종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선재 교수는 "가족 기반 백신 접종 전략이 아동 및 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부모가 백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수록 자녀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유하고 실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제는 가족 단위의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면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백신을 맞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정책적,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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