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지 않은 응급상황 '산후출혈'…"고령산모 더욱 주의해야"

모성사망 3대 원인 중 하나…"의료접근성 등 안전한 출산환경 구축 노력 필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는 출산 직후 위급한 산후출혈(분만 후 출혈) 상황에 대응하는 의료진의 분투가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응급상황에서 아기와 산모 모두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의료진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은 출산이 단순한 축복의 순간을 넘어 엄연한 의학적 위기일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보통 출혈이 1천mL 이상이면 수혈, 중환자실 입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심한 경우 자궁 적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통계적으로는 전 세계 산모 6명 중 1명꼴인 1천400만명이 매년 산후출혈을 겪는 것으로 집계된다.

 또 산모 사망 원인의 약 4분의 1이 산후출혈 때문이며, 전체 산후출혈 사망의 3분의 1 이상이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산후출혈을 포함한 분만 합병증은 전체 모성사망의 34.8%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임신성 고혈압, 양수색전증(양수가 혈관 내로 들어가 쇼크, 심장정지 유발)과 함께 모성사망의 3대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35세 이상 고령 산모일수록 산후출혈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국내 초산 연령은 2023년 평균 33.0세로 올라섰고, 35세 이상 산모 비율도 10년 전보다 약 16% 증가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연구에서는 산후 출혈로 수혈받았던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산후 출혈을 겪지 않은 여성보다 60%나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산후출혈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개인적인 대비가 중요하다.

 먼저 과거에 산후출혈을 경험했거나 자궁근종, 다태임신, 양수과다, 태반 이상(전치태반, 유착태반 등) 병력이 있다면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고, 반드시 분만 전부터 산부인과 전문의와 맞춤 진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출산 전 빈혈 여부를 확인하고 임신 20주 이후부터는 철분제를 꾸준히 복용해 헤모글로빈 수치를 충분하게 유지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20주 이후 철분 및 엽산 보충이 빈혈과 철 결핍을 예방하고 산후출혈,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의 주요 합병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권고한다

 . 초음파를 통한 태반 위치와 상태 확인도 중요한 선제 조치 중 하나다.

 산후출혈의 치료 옵션에는 약물치료, 양손 자궁 압박법, 자궁 풍선 충전술, 자궁동맥 색전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낮은 수준의 음압으로 자궁의 자연스러운 수축을 유도하는 자궁 내 음압지혈술이 새롭게 도입됐다.

 박중신 회장은 "산후출혈은 짧은 시간 동안 다량의 출혈로 인해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자궁무력증 등의 위험 요인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산모 개개인이 자신의 위험 요인을 미리 알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젊은 층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의지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적으로 안전한 임신·출산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점검과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최근 25∼49세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한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에서는 여성의 결혼 의향이 지난해 48.2%에서 올해 57.4%로 9.2%포인트(p) 높아졌다.

 특히 만 25∼29세 여성의 결혼 의향은 지난해 56.6%에서 올해 64.0%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긍정 인식은 70.9%로, 지난해 3월 조사 대비 9.8%p 늘었다.

 박 회장은 "산후출혈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조절하면, 산모의 빠른 회복으로 신생아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초응급 상황에서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시행하는 자궁동맥색전술이나 자궁적출술 등 수술적 치료 필요성을 낮춰 의료 자원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출산환경을 위해 산모의 산전 검사와 의료진의 노력뿐만 아니라 산모의 의료접근성, 응급 의료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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