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법보다 위에…부럽네"

의대생 '학교 복귀'에 "사과 한마디 없어" 비판
"비의대생이었다면 이런 '제자리 찾기' 가능했을까"
"학사일정 유연화는 특혜"·"혼란에 대한 책임 져야"
오주환 서울의대 교수 "지금 필요한 건 관용의 시간"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에 반발해 '동맹 휴학'에 나선 지 1년 5개월만에 복귀 의사를 밝혔으나 여론은 싸늘하다.

 의정갈등·의료공백 장기화 속에서 갈등을 봉합할 물꼬를 텄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지만, 대다수 시민은 의대생들이 그간 초래된 사회적 혼란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정상화 대책을 요구하는 점에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비(非)의대생들 사이에서는 교육부가 검토 중인 '학사일정 유연화'가 "의대생에게만 주어지는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흐지부지 넘어가지 말고 책임 물어야"

 직장인 이모(33) 씨는 14일 "의대생들도 의사단체의 한 축이었으므로 학생 신분에 걸맞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의사단체가 집단행동을 함으로써 집단의 이익을 지킬 수 있었다면, 그 선택으로 벌어진 의료 공백 등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고 짚었다.

 이어 "의료서비스 대상자인 시민과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사집단 간 신뢰가 없다면 어떻게 의료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대학생 정모(25) 씨도 "본인의 이득을 챙기려고 마음대로 수업을 거부했다면 적어도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죄송하다고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유급 위기에 처하니 슬슬 복귀하겠다는 것도 이기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Blu****'는 "저들이 정부하고 싸운답시고 살릴 수 있는 환자를 많이 잃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흐지부지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책임 물었으면 한다"고 남겼다.

 앞서 복귀한 의대생들과의 형평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다른 직장인 이모(25) 씨는 "지금 복귀하는 본과 4학년 의대생들이 올해 의사국가시험을 응시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것은 일반 대학생들 및 먼저 복귀한 의대생들에 대한 차별"이라며 "'감귤'들에 대한 추가적인 보복이나 피해도 우려된다.

 이들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규정 및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귤'은 의사 집단행동 상황에서 의료현장을 지킨 의사들이나 강의실에 남은 의대생들을 비꼬는 말이다.

 최근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귤'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유튜브 이용자 'sy****'도 "환자를 위해 양심적인 선택으로 남아 고생하던 학생들이 역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해주세요"라고 남겼다.

 ◇ "의대생만을 위한 조치, 형평성에 어긋나"

 교육부가 검토하고 있는 '학사일정 유연화'에 대해서는 비의대생을 중심으로 "명백한 특혜"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인천에서 신학대학원에 다니는 오요셉(24) 씨는 "의대생만을 위한 일정 연장과 제적 복구 조치 등이 형평성에 어긋나 보인다"며 "비의대생이었다면 이런 '제자리 찾기'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칙을 지키면서도 사회적 필요를 반영하는 절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신학부 대학생 최모(23) 씨도 "제가 수업을 거부한 뒤 복귀할 테니 학사 일정을 유연화해 달라고 하면 안 해 줄 것"이라며 "특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대생인 김성훈(23) 씨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식이 옳다고 볼 수 없지만 의대생들의 집단행동도 절대 바람직하진 않았다"며 "이에 대한 한마디 사과도 없고, 특혜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학사 일정 정상화를 요구하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에브리타임 익명의 이용자는 "나도 선심 쓰는 척 다시 학교 복귀하고 싶다.

 법보다 위에 있는 것 부럽네"라고 남겼고, 엑스 이용자 'sel***'도 "의대생 아닌 일반 문과·경상대생 등이 수업을 거부한 뒤 '복귀할 테니 정상화 방안 마련해달라'고 하면 인정하고 복귀시켜줄 건가?"라고 했다.

 환자·시민단체도 복귀에 따른 특혜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10개 단체가 모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향해 "조건 없이 복귀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특혜성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입장문을 통해 "특혜성 학사 유연화나 수련시간 단축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종합적 검토를 해야 하기 때문에 딱 잘라서 한다, 안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학사 일정 유연화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 "포괄적 공론의 장 마련하고 함께 누적된 문제 논의해야"

 다만, 대규모 유급에 따른 교육현장의 부담이 높은 만큼 책임론에 연연하기보다 의정 갈등을 해소하는 데 대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포착됐다.

 그간 대학가에서는 2·3개의 학번이 같은 수업을 듣게 되는 일명 '더블링·트리플링'이 현실화하면 정상적인 의료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사회학부 대학생 유동기(25) 씨는 "의료 공백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의대생 복귀는 필수적"이라며 "당장 의료 인력 공백으로 고통받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0) 씨도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생각하면 이번 의대생들의 결정이 반가운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일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의정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관용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지난 3월 동료의 복귀를 막는 전공의·의대생을 비판하는 성명문을 작성한 서울대 의과대학·병원 교수 4명 중 한 명이다.

 오 교수는 "'나는 완전하고, 너는 틀렸다'는 태도가 아니라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 서로 다른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간 정치적으로 반영되지 못했던 목소리들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공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의대생 복귀 결정에 대해서도 "의대생들 내부적으로는 후퇴한 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실질적으로 아무런 요구사항 없이 복귀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며 "이번 기회로 젊은 학생들도 깨달은 점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황은 더 복잡해졌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더이상 '정상화'라고 생각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제는 국민들도 의대생들이 제기했던 문제들에 대해 하나씩 귀 기울여주시고, 거버넌스 체계를 토대로 누적된 문제를 함께 체계적·장기적이고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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