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화학물질·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

 지난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사망자 수는 약 6천만 명 정도라고 한다.

 그중 10%인 600만 명 정도가 흡연 때문에 사망한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흡연 때문에 사망하는 인구 가운데 다시 10%인 60만 명은 자기가 직접 흡연하지 않았음에도 간접흡연 때문에 죽음에 이른다고 한다.

 흡연은 충분히 예방이나 개선이 가능한 생활 습관임에도 여전히 커다란 사망위험 인자로 남아 있는 것이 필자는 참 안타깝다.

 

 사진 속 인물은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다. 지독한 애연가로 알려진 프로이트는 이 사진에서도 시가를 들고 있다.

 프로이트는 담배를 지나치게 자주 피워서 구강암에 걸렸고,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30번이 넘는 수술을 받았으나 병은 날이 갈수록 위중해졌다고 한다.

 더 이상 병을 견디지 못한 프로이트는 자살을 선택했다. 그의 친구이기도 했던 주치의가 자살을 도와줬다.

 현실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하고 친구가 병으로 너무 고생하니 그의 뜻대로 해준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해골이 담배를 물고 있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죽어서도 담배는 끊기가 어려운 거다. 이와 관련해서 중국의 유명한 작가 린위탕(林語堂)은 담배를 수만 번 끊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일 끊었다가 다시 피웠다는 말이다.

 담배에 의한 피해가 심각하다. 영국의 흡연 및 건강 문제 연구의 선구자 리처드 돌(William Richard Shaboe Doll) 교수가 담배와 폐암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연구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남성의 연간 담배 소비량 그래프와 폐암 사망률 그래프 모양이 20년 정도의 차이를 두고 거의 흡사하게 나타난다.

 즉 담배를 20년 정도 피우면 폐암이 생긴다고 유추할 수 있는 결과다. 돌 교수는 1951년부터 2001년까지 영국의 금연 조사연구팀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한 연구자였다.

리처드 돌 교수가 발표한 담배와 폐암의 상관관계

 연구팀은 만 50년 동안 영국 내 의사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추적 연구를 진행했고, 중간중간에 수정 연구도 지속했다.

 돌 교수 역시 연구 수행 중 담배의 폐해를 깨달아 금연하게 됐고, 필자도 40대 중반에 담배를 끊었다.

 그전에는 담배가 기관지염이나 기관지천식과 관계된다는 인식 정도만 있었는데 폐암과 실제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담배가 어떻게 나쁜가? 나쁜 점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할 수가 없다. 폐부터 시작해 머리와 목, 위장, 신장, 췌장, 대장, 방광, 자궁경부 등 인체의 거의 모든 장기의 암이 흡연과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고, 암이 아니더라도 뇌졸중이나 백혈병, 실명, 치주염, 대동맥파열, 심장병, 폐렴 등 유발하는 질병이 매우 많다.

 안타까운 것은 강당에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흡연이 얼마나 나쁜지 동영상도 보여주고 열심히 강의해도 쉬는 시간이 되면 또 담배를 피우러 나간다.

 흡연자들은 '에이, 나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담배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담배에는 수천 개의 유해 성분이 들어 있다. 대표적인 성분을 나열해보자면 아세톤, 암모니아, 비소, 디디티, 폼알데하이드, 휘발유, 청산가리, 메탄올, 나프탈렌, 니코틴, 페놀, 우레탄, 염화비닐, 부탄, 벤젠, 납, 니켈, 수은, 카드뮴, 알루미늄, 타르, 일산화탄소 등이 있다.

 담배에 들어 있는 성분 자체는 이보다 훨씬 많은데, 이중 발암 성분으로 알려진 것만 50가지 이상이다. 그중에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벤조피렌이 있다.

 이런 성분이 암을 일으키고, 순환계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주요한 위험 성분은 니코틴이다. 담배에 중독되는 원인으로, 신경전달물질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고 보지만 아직 니코틴의 작용과 효과에 대해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 타르는 흑갈색 물질로 폐암을 유발한다.

 아스팔트 도로를 포장할 때나 쓰는 물질을 우리가 흡입하는 것이다.

 담배에는 일산화탄소도 들어 있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과 비가역적으로 결합해 산소 운반력을 감소시켜 저산소증을 유발하는 성분이다.

 벤조피렌은 폐암을 일으키는 가장 핵심적인 성분으로, 담배 겉을 싸고 있는 종이가 탈 때 발생한다.

 화석연료 등의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탄화수소의 한 종류인 벤조피렌은 인체에 축적될 경우 각종 암을 유발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다.

 벤조피렌은 담배뿐 아니라 숯불에 구운 쇠고기 등 가열돼 검게 탄 식품, 자동차 배기가스, 쓰레기 소각장 연기 등에도 포함돼있다. 이 물질은 WHO에서 발암물질로 지정해놓고 있다. (8편에서 계속)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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