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세마글루티드, 감량 효과 관계 없이 심장 보호"

국제 연구팀 "체중감량 적거나 BMI 높지 않아도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비만치료제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가 체중 감량 정도와 관계없이 심근경색 등 주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존 딘필드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24일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서 성인 1만7천여명에 대한 무작위 임상시험(SELECT)에서 세마글루티드가 과체중 그룹(BMI 27㎏/㎡ 이상)에서도 비만 수준이 높은 그룹과 거의 동일한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세마글루티드의 심혈관 건강 보호 효과가 참가자의 초기 체중과는 거의 무관하고 단순히 체중 감량 때문만은 아니며, 심장을 이롭게 하는 여러 가지 작용 기전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같은 임상시험 데이터에 대한 이전 분석에서는 세마글루티드가 과체중 그룹에서 심근경색·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20%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팀은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지원을 받은 수행한 이 연구에서 45세 이상, 심혈관 질환이 있는 과체중 성인 1만7천606명을 무작위로 세마글루티드를 주 1회 주사하는 그룹과 위약(placebo) 그룹으로 배정해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했다.

 임상시험 기간 환자의 체중과 허리둘레 변화를 측정하고, 이런 변화가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세마글루티드가 체중 감량과 허리둘레 감소에 도움이 됐지만, 초기 체중 감소량은 심장 문제 발생 위험 감소와는 연관성이 없었으며, 심장 보호 효과는 약 복용 후 4개월 반 동안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복부 지방 감소를 나타내는 허리둘레 감소는 심혈관 건강 개선과 뚜렷한 연관이 있었으며, 이 효과는 세마글루티드의 전체 심장 보호 효과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딘필드 교수는 "복부 지방은 전체 체중보다 심혈관 건강에 훨씬 더 해로워 허리둘레 감소와 심혈관 이점 간 연관성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세마글루티드의 심장 보호 효과 3분의 2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세마글루티드는 '체중 감량 주사'로 알려져 있지만 심장 건강 이점은 체중 감량 정도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이 결과는 세마글루티드가 심장 질환과 노화 관련 질환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체중 감량이 크지 않아도, BMI가 높지 않아도 세마글루티드의 심장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게 목표라면 이 약을 BMI가 높은 비만한 사람에게만 제한된 기간 사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Lancet, John Deanfield et al., 'Semaglutide and cardiovascular outcomes by baseline and changes in adiposity measurements: a prespecified analysis of the SELECT trial', http://dx.doi.org/10.1016/S0140-6736(25)01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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