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하루 5천보만 걸어도 인지기능 저하 늦출 수 있다"

美 연구팀 "알츠하이머병 병리 시작 후 신체활동도 인지 저하 속도 늦춰"

 뇌 안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현상이 시작됐지만 인지 저하 증상은 없는 고령층의 경우 하루 5천보 정도를 걷는 신체활동으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의대·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의 재스미어 찻왈 교수팀은 4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층 290여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수준과 알츠하이머병 핵심 생체표지자 간 관계를 장기간 추적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게 알츠하이머병 증상 시작 전 단계에서 타우 단백질 병리와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를 토대로 노인층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 목표를 제시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동물 연구에서는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지만 인간에게서는 신체활동이 알츠하이머병 생체표지자에 미치는 영향이나 적절한 신체 활동량 등은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지금까지 객관적인 활동 측정법을 통해 신체 활동량이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τ) 단백질 같은 알츠하이머병 생체표지자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하버드 뇌 노화 연구'(HABS)에 참여한 50~90세, 인지기능이 정상인 296명을 대상으로 만보기로 측정한 하루 신체 활동량, Aβ·타우 단백질을 장기간 측정한 PET 영상, 최대 14년간의 인지평가 결과 등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Aβ·타우단백질 축적 등 알츠하이머병 병리 변화는 시작됐지만 인지기능은 정상인 사람들로, 하루 걸음 수에 따라 비활동(3천보 이하), 저활동(3천~5천보), 중간 활동(5천~7천500보), 활동적 그룹(7천500보 이상)으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아밀로이드 베타 관련 인지기능 저하가 더 느리게 진행되며, 이런 효과는 아밀로이드 베타 병리 변화보다 타우 단백질 축적 둔화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우 단백질 축적과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는 하루 걸음 수 3천~5천보의 비교적 낮은 신체활동 수준에서도 뚜렷하게 관찰됐으며, 그 효과는 하루 5천~7천보 수준의 중간 활동량에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걸음 수 3천~5천보 그룹은 3천보 미만보다 타우 단백질 축적 및 인지 저하 속도가 약 20%와 약 40%, 5천보~7천500보 그룹은 약 30%와 50%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7천500보 이상에서는 효과가 더는 크게 증가하지 않는 평탄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층의 신체활동 수준과 알츠하이머병 생체표지자 간 관계를 장기간 추적한 첫 연구 중 하나라며 운동량이 적은 노인층이 달성할 수 있는 더 현실적이고 접근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Medicine, Jasmeer P. Chhatwal et al., 'Physical activity as a modifiable risk factor in preclinical Alzheimer's diseas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5-03955-6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제약산업이 국가 성장동력"…제39회 약의 날 기념식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한 약, 건강한 국민, 함께하는 내일'을 주제로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제39회 약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기념식에는 정부, 국회, 산업계, 학계 등 약업 분야 종사자 약 300명이 참석해 의약품의 공공재적 가치를 인식하고 국민 보건 향상에 이바지하겠다는 사회적 책무를 다짐했다. 국내 제약산업의 수출 기반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격려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윤석근 일성아이에스 주식회사 대표이사에게 동탑산업훈장, 의약품 유통 질서 및 의약품 안정공급에 기여한 서영호 동부산약품 주식회사 대표이사에게 산업포장이 수여되는 등 의약품 안전과 제약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에게 총 43점의 훈·포장과 표창이 수여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전 부대행사로 의약품 안전 사용 포스터·카툰 공모전 시상식과 의약품 부작용을 주제로 한 세미나 등이 개최됐다. 약 바르게 알기 교육 등을 주제로 총 8개 기관이 전시 부스도 운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면 축사에서 "이제는 진정한 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뛰어난 연구 인력, 세계적 수준의 제조 기반 등 전 세계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공기 흡입 미세플라스틱, 대장 이동 변비 유발 가능성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흡입이 변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대학교는 바이오소재과학과 BK21사업팀의 황대연 교수 연구팀이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윤우빈 박사, 인제대학교 장미란 교수와 공동연구로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흡입이 성인의 변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흔히 일회용 컵,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폴리스틸렌 재질의 미세플라스틱을 공기 중에 분사해 실험동물에 흡입시킨 후 폐 조직에 침투된 미세플라스틱이 혈액을 통해 대장으로 이동해 만성변비 질환을 유도함을 규명했다. 대장으로 이동한 미세플라스틱은 배변의 지연, 장운동의 억제, 대장 체액운반시스템 이상, 장신경계 기능 저하 등 변비 질환의 주요증상을 유발했고, 대장 조직의 심각한 구조변화를 유도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을 직접 꼬리정맥으로 투여한 마우스에서 동일하게 관찰해 실험결과를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을 통해 운반된 미세플라스틱이 이차적으로 이동하는 소화기 장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변비 질환의 새로운 원인으로서 미세플라스틱의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 부산대 황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