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평균 임금 넘어선 2주 산후조리원 비용 '천정부지'

서울 2주 일반실 평균 490만원…부산은 3년간 인상률 30% 달해
"비쌀수록 인기" 고급화 경쟁 속 가격도 치솟아…바우처 지원도 인상 요인

 # 둘째 출산을 앞둔 부산에 사는 A씨는 최근 산후조리원 입구에 붙은 가격 인상 예고 안내문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내년 조리원 일반실 가격이 첫째를 출산할 때인 2023년보다 100만원이나 비쌌기 때문이다.

 실제 이 산후조리원은 2023년 240만원이었던 일반실 가격(2주 기준)을 2024년에는 280만원, 2025년에는 300만원으로 올린 뒤 2026년에는 340만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A씨에게 "부산 지역 비슷한 시설 수준의 산후조리원보다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이라며 "빨리 예약해야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첫째 출산을 앞둔 임산부 B씨는 다니고 있던 산부인과와 연계된 산후조리원 가격을 알아보고 깜짝 놀랐다.

 일반실 가격이 9박 10일에 450만원이었고 SNS에서 봤던 특실은 2천100만원이었다.

 B씨는 병원과 연계된 산후조리원이 아닌 저렴한 곳을 찾으며 큰 상실감에 빠져야 했다.

 이곳은 부산에서 비싼 곳 중 하나인데 예약도 가장 치열하다. 연계된 산부인과에서 출산해야지만 이용할 수 있고 일반실은 2주가 아닌 9박 10일로 이용을 제한한다.

 2주를 이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은 715만원부터 가격이 시작한다.

 이처럼 맘카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는 산후조리원 비용에 대한 걱정과 고민의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반등한 출산율이 육아의 시작인 산후조리 비용의 벽에 부딪혀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최근 한 여배우가 2주에 5천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산후조리원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며 예비 엄마들에게 부러움과 상실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는 글도 보였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며 비싼 곳일수록 인기를 끌자 비교적 저렴했던 산후조리원도 서비스 개편과 함께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7일 보건복지부에서 공개한 산후조리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5년 상반기 기준 서울지역 산후조리원 일반실(2주 기준) 평균 가격은 490만원이었다.

 2023년도 평균 420만원보다 약 17% 인상됐으며 최근 3년간 한 해 평균 35만원가량 가격이 올랐다.

 부산은 서울보다 비교적 저렴했지만, 인상률은 더 가팔랐다.

 2023년도 부산 지역 일반실 평균 가격은 262만원이었는데 2024년도 304만원, 2025년도 336만원으로 평균 가격이 인상됐다. 3년간 인상률은 29%에 달했다.

 산후조리원 가격이 물가상승률이나 임금 인상률보다 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저출산 여파로 산후조리원 숫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고급화 서비스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후조리원 이용률 변화

 지난해 발표된 보건복지부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이용 비율은 85.5%로 2018년 75.1%, 2021년 81.2% 등 조사 때마다 늘고 있다.

 일부 산모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산후조리원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산모 박모(37)씨는 "산후조리원을 산부인과와 연계해 선택하는 산모들이 많기 때문에 인상된 가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점을 이용해 인기 산부인과와 연계된 산후조리원은 가격을 계속 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모(35)씨는 "기본 비용 외에도 산후 관리 마사지 등 추가 비용까지 더하면 훨씬 많은 금액이 들어간다"며 "산후조리원을 필수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당연히 이용했는데 아기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적어 비싼 가격에도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출산 관련 정부 지원이 늘면서 업체들이 그만큼 가격을 올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팀장은 "개인에게 지급되는 바우처(정부 보조금)가 만족도는 높지만, 산후조리원이 가격을 인상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 측면도 있다"며 "지자체가 우수한 평가를 받은 산후조리원을 일정 부분 지원해주고 가격을 올리지 않도록 유도하는 방향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회.학술.건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