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걱정에 '스타틴' 끊어야 할까?…결과는 정반대였다

국내 성인 150만명 분석…"당뇨병 발생해도 최종 심혈관질환 위험 39% 낮아"
"'스타틴 당뇨병'은 자연 당뇨병보다 심혈관 예후 좋아…치료 중단 안 돼"

  '스타틴'(statins)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환자들에게 널리 처방되는 약물이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해 혈중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춤으로써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유럽심장학회(ESC) 등 국제 진료 지침에서는 심혈관 위험이 높을수록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낮게 설정하고,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이런 스타틴에도 부작용 논란은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스타틴 복용 중 새롭게 발생한 당뇨병이 심혈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 당뇨병 진단 이후 스타틴 치료를 주저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성기철 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병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스타틴 복용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소폭 높일 수는 있어도 심혈관 질환 예방이라는 본래의 효과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9∼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에 등록된 성인 150만959명을 대상으로 스타틴 복용 여부 및 당뇨병 발생 시점에 따른 심혈관질환(심근경색·뇌졸중 등) 발생률과 전체 사망률을 비교했다.

 이 결과 스타틴을 복용하던 중 당뇨병이 새로 발생한 그룹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당뇨병 진단 이후 스타틴 치료를 시작한 그룹에 견줘 39%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심혈관질환 중에서도 뇌졸중만 국한해서 보면 이런 위험은 50%까지 떨어졌다.

 스타틴 복용 중 당뇨병이 발생한 그룹과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은 그룹 간 비교(각 4천191명)에서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 위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 전체 사망률 역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스타틴이 혈당을 소폭 상승시켜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항염증·항동맥경화 작용을 통해 심혈관 위험을 강하게 낮추는 것으로 해석했다.

스타틴 복용 중 새로 생긴 당뇨병은 주요 심혈관 사건이나 전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다.[논문 발췌]

 성기철 교수는 "스타틴의 확립된 심혈관 보호 효과에도 불구하고 임상 현장에서 스타틴의 사용이 제한되는 건 신규 발생 당뇨병에 대한 우려가 과도함을 명확히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당뇨병 발생 위험이 올라간다고 해서 스타틴 치료를 중단하거나 용량을 크게 줄이는 것은 오히려 심혈관 사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성 교수는 "스타틴을 사용하면서 발생한 당뇨병은 자연 발생한 당뇨병만큼 심혈관 예후가 나쁘지 않고, 스타틴 치료 중 당뇨병이 발생한 환자와 발생하지 않은 환자 사이에서도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에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면서 "이는 당뇨병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스타틴의 심혈관 보호 효과가 그대로 유지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여서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 당뇨병으로 인한 미세혈관 합병증(망막·신장·신경 손상 등)은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향후 무작위 임상시험과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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