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논란 탈모약 비뇨기과 편법처방 허다"…학계 "안전성 우려"

"병원과 협의해 전립선비대증으로 건보 적용"…'비대면 진료받기쉽다'는 후기도
"임의 분할·복용 위험해…가임기 여성·소아 등에 위해 우려"

 건강보험 적용 논란에 휩싸인 탈모약이 이미 일각에서는 빈번하게 편법으로 급여 처방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계에선 편법 처방 환자들이 약을 임의 분할해 먹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복용 기간·용량에 따른 부작용이나 임신부에게 주는 영향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9일 의약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유전성 탈모 등 건보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예방적 치료 목적의 약이 비뇨기과에서 알음알음 급여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중장년층에서 전립선비대증이 아닌데 해당 코드로 피나스테리드를 처방받아 탈모 치료용으로 먹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고 말했다.

 탈모 관련 온라인 포털 커뮤니티에는 '탈모약을 구매하려고 했더니 의사선생님이 전립선 관련으로 보험 처리를 해 줬다', '비뇨기과에서 보험코드 들어가면 경제적 장점이 크다', '비대면 진료하는 비뇨기과에서 전립선비대증으로 처방받아 해결한다'는 등의 후기가 다수 등장한다.

 건보 공단 관계자 또한 "병원과 환자의 협의에 의해 전립선비대증으로 처리돼 건보에서 (급여가) 나가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원형탈모 등 의학적 이유로 생기는 탈모는 건보 급여 체계에 들어와 있지만, 유전적 탈모는 급여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 포털 커뮤니티 캡처]

 이 제제는 치료 목적에 따라 쓰이는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을 명목으로 건보를 적용해 약을 받은 탈모인들은 임의로 해당 약을 쪼개서 복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립선비대증에는 주로 피나스테리드 5㎎ 제제(프로스카정 등)가 처방되는데, 이를 4∼5등분해 보관해뒀다가 하나씩 복용하는 것이다.

 학계는 이 같은 복용 행태가 "약물 안전성과 공중보건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연합뉴스에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을 허가된 적응증(주로 전립선비대증)이 아닌 탈모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의학적 필요성에 대한 평가와 부작용 모니터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탈모 치료에는 장기간 복용이 예상되는데, 약물의 전신적 영향과 안전성에 대해 필수로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회에 따르면 장기간 복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발기부전 등 남성 성기능 장애가 있다. 또 정자 수 감소와 운동성 저하, 형태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가임기 남성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임의 분할 시 노출 문제도 있다.

 학회는 "피나스테리드는 가임기 여성이나 소아에게 피부 접촉만으로도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약물로, 정제 분할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분말이 주변 사람에게 노출되면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응증 외 사용이나 임의 분할 복용을 예방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러한 편법 처방·임의 복용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으로 편법 처방을 모니터링·제재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사례의 경우 의료법 영역에서 우회 처방되는 부분을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립선비대증 유병률과 환자 규모, 처방 규모 등의 경향을 비교해 보면서 의료기관을 집중 심사하는 식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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