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은퇴자 마을'과 같은 은퇴자를 위한 공공형 주거 인프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은퇴자 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은퇴자 마을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국 1호 은퇴자 마을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주민등록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1.2%로 집계됐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에서 노인 인구가 2050년 40.1%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은퇴자를 위한 공공형 주거·돌봄 인프라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또 노인 주거시설의 경우 고가 실버타운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대규모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퇴자 마을 특별법에 따른 공공 주도의 노후 인프라 조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법은 세계적인 은퇴자 도시인 미국 애리조나주 선시티를 모델로 고령자가 돌봄의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 핵심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전국 1호 은퇴자 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원 춘천시는 의료·주거·돌봄 기능을 결합한 은퇴자 전용 주거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심에서 20분 내로 접근할 수 있는 입지에 스마트 헬스케어를 연계한 '춘천형 웰에이징 타운'을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원주시도 최근 '은퇴자 맞춤형 미니 신도시 개발구상 등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고 정부 시범사업 공모에 대비해 유치전에 나섰다.
지역 강점인 첨단 의료 인프라와 우수한 수도권 접근성 등을 토대로 은퇴자 맞춤형 미니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경남도는 창녕군 부곡온천 일대를 '웰니스 은퇴자 마을'로 개발하기 위한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다.
각 지자체는 은퇴자 마을이 단순 주거단지를 넘어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은퇴자 정주 여건 마련'을 목표로 이미 행동에 나선 지자체들이 관련 정책 및 사업을 확대하거나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 청주시는 '은퇴자 산촌행복마을'을 조성해 귀농·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괴산군은 주거·문화시설을 결합한 은퇴자 마을을 조성 중이다.
울산시는 시니어 교육기관과 노후 설계 지원 기능을 결합한 아카데미 설립을 추진 중이며, 제주와 전남 등은 농촌형 공동체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부산시는 대학 유휴시설을 활용한 '하하(HAHA) 캠퍼스'를 통해 교육·건강·여가 기능을 결합한 시니어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남서울대학교의 경우 국내 최초로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 사업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 중이다.
변병설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은퇴자 마을이 단순 주거지뿐만 아니라 의료·여가·문화 등 복합적인 기능을 갖추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세밀한 설계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이나 공동체 활동을 토대로 지속 가능한 모델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