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대행사 위반행위 제약사 연대책임 명문화…꼬리 자르기 차단

부당행위 적발시 위탁사도 공동 책임
고율 수수료 뒤에 숨은 불투명한 유통 구조 개선에 정책 역량 집중

 앞으로 제약사가 의약품 영업대행사(CSO; Contract Sales Organization)에 판매를 맡긴 뒤 발생하는 각종 불공정 영업 관행에 대해 '나몰라라' 식의 대응을 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영업대행사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직접 관리하는 한편, 부당한 행위가 확인될 경우 위탁을 맡긴 제약사에도 무거운 책임을 묻는 연대 책임을 명문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영업대행사의 불건전한 영업 활동에 대해 위탁 제약사가 함께 책임을 지는 구조를 법적으로 명확히 하고, 위반 사항이 중대할 경우 해당 품목의 건강보험 급 여를 제한하는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약사법 개정을 통해 의약품 판촉영업자 신고제를 도입해 지난 2024년 10월 19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업체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미신고 업체에 업무를 맡긴 제약사 역시 처벌 대상이 된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시장의 가격인 수수료율 자체를 직접 규제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상 한계가 있지만, 위반 행위가 발생했을 때 위탁사가 연대 책임을 지는 구조는 반드시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이 제약산업 전반을 무조건 먹여 살려야 하는 수단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복제약 약값이 영원히 높게 유지될 것이라 기대하기보다 이제는 품질과 실력으로 정면 경쟁해야 할 때"라고 정책 추진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제네릭 위탁생산과 공동 생동(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복제약이 오리지널약과 약효가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시험) 구조에만 기대는 업체들까지 정부가 다 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약가 조정과 규제를 통해 실력 있는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자연스럽게 재편될 필요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실제로 영업대행 체제로 전환한 이후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은 나빠진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제약업체인 K약품의 경우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천755억원으로 최근 5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46% 감소한 62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늘었지만, 대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2023년 302억원에서 2025년 585억원으로 급증하며 수익성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이는 제조시설 없이도 위탁 생산과 위탁 판매가 너무 쉬워진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는 이런 정부의 규제 강화와 더불어 추진되는 급격한 복제약 가격 인하 정책에 생존의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정책이 연구개발 투자 위축과 산업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유통 질서 확립과 산업 선진화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 연구에 착수할 것을 공식 제안한 상태다.

 정부는 현재 53.55%인 복제약 약값 산정률을 40%대 초중반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산업계의 충격을 고려해 3년에서 4년 정도의 완화 및 적응 기간을 두는 단계적 인하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혁신형 제약기업이라 하더라도 부당한 경제적 이익 제공 등 불건전한 관행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방침이다.

 향후 의약품 시장은 단순히 영업력이나 불투명한 인센티브 경쟁이 아닌, 품질과 연구개발 실력으로 대결하는 환경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제약사들이 스스로 내부 준법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투명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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