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은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함께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염증으로 혈관 내벽에 지질이 쌓이면 관상동맥을 통한 혈액 공급이 끊겨 심근경색(심장마비)을 유발할 수 있다. 보통 백혈구는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혈관 등의 염증을 촉발하는 주범도 백혈구다. 실제로 심장병 환자의 백혈구 수치는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 염증을 일으키는 백혈구는 혈관 내벽에 축적된 지방 및 콜레스테론 플라크(plaque)에서 많이 관찰된다. 중요한 사실은, 골수에서 너무 많은 백혈구가 만들어지면 몸 안 어디서든 염증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골수의 백혈구 생성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을, 미국 하버드 의대의 최대 교육 병원인 매사추세츠 제너럴 호스피털(MGH)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MGH 시스템 생물학 센터의 마티아스 나렌도르프 박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심혈관 연구'(Nature Cardiovascular Research)에 논문으로 실렸다. 나렌도르프 박사는 하버드 의대 진단방사선과 교수이기도 하다. 29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바이러스는 같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다. '코로나'라는 이름은, 스파이크 돌기가 표면에 뻗어 나온 바이러스 입자의 모양이 왕관과 비슷해서 붙었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신종 코로나를 비롯해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ㆍSARS-CoV),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CoV), 계절성 인간 코로나(HCoVs) 4종까지 모두 7종이 있다. 이 가운데 '계절성 인간 코로나'가 흔히 말하는 감기 바이러스다. 신종 코로나가 나타나기 오래전부터 인간은 같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 즉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돼 왔다는 얘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이 터지자 많은 과학자가 신종 코로나와 감기 코로나의 '교차 면역' 가능성에 주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감기를 앓은 사람이라고 너나없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이런 교차 면역의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을까. 특정 유형의 백혈구 항원(HLA)을 가진 사람이 감기를 앓고 나면 코로나19에 대해 면역 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유형의 항원 보유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오미크론 변이는 지금까지 나타난 어떤 코로나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특징은 세포 감염에 필요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이렇게 증가하면 기존 백신이나 치료용 항체의 공격을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이나 치료용 항체의 표적이 다 스파이크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표적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과 비슷하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가 냉엄한 현실이라는 걸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오미크론 변이가 지금까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으로 생기는 면역 방어를 광범위하게 회피한다는 게 요지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의 데이비드 호 의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3일(현지 시간)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먼저 백신 접종으로 생기는 항체가 오미크론 변이를 어느 정도 중화하는지 테스트했다. 시험 대상은 가장 많이 쓰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등의 백신 4종으로 제한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결과는 더 나빴다.
현재 통증 완화에 가장 효과적인 약은 오피오이드(Opioid)다.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제를 말한다. 하지만 이 약은 부작용이 심하다. 뇌의 보상 체계를 교란해 중독성이 강한 데다 치명적인 호흡 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마약성 통증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자들이 뜻밖에도 탄저균(anthrax bacillus)에서 그 돌파구를 찾아냈다. 폐에 치명적인 감염증을 일으키는 탄저균은 테러 무기로 쓰일 만큼 위험한 세균이다. 하지만 특정 유형의 탄저균 독소는 통증을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독소는 통증 지각 뉴런(신경세포)의 통증 신호를 바꿔 아예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하버드 의대 블라바트닉 연구소의 아이삭 츄(Isaac Chiu) 면역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0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츄 교수팀은 오래전부터 미생물과 신경ㆍ면역계의 상호작용을 연구해 왔다. 앞서 다른 병원성 세균에 관한 연구에선 박테리아가 뉴런의 신호를 바꿔 통증을 증폭한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암세포는 비상한 생존 전략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주변 환경이 나빠졌을 때 '동면(冬眠)'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암세포는 영양분을 거의 쓰지 않는 '저속 분열' 모드로 전환해 분열과 성장을 멈춘다. 일례로 화학치료를 시작하면 거의 모든 유형의 암세포가 이 생존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그러나 화학치료가 끝나면 상황이 돌변한다. 잠에서 깨어난 암세포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해 종양으로 자라는 것이다. 절제 수술을 하고 몇 년 뒤 다른 부위에서 재발하는 전이암도 대개 이런 패턴을 따른다. 사실 전이암은 원발 암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다. 과학자들은 대부분의 암 사망이 전이암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 무리는 다른 기관으로 옮겨간 뒤에도 곧바로 종양으로 커지지 않는다. 일단 동면 상태로 숨어 있다가 여러 해가 지나 활동을 재개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부위로 옮겨간 암세포 무리가 어떻게 동면에서 깨어나 전이암으로 성장하는지를 미국 마운트 시나이 의대(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호세 하비에르 브라보-코르데로 의학 종양학 부교수팀이 수행한 이
지금까지 척추동물에서 발견된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는 약 50종에 달한다. 그중 인간 아데노바이러스는 주로 소아에게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오래전부터 백신의 운반체(vector)로 쓰였다. 세포 배양이 쉽고 유전자 조작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중에도 그런 경우가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스푸트니크 V 등은 복제 능력을 제거한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이용해 제조된 것이다. 이런 백신을 맞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 표면에 제시돼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아데노바이러스는 어떻게 외부 DNA, 즉 스파이크 단백질의 생성 코드가 담긴 DNA를 세포핵 안으로 운반하는 걸까. 매우 정교하게 진화된 아데노바이러스의 DNA 전달 메커니즘을 스위스 취리히대 과학자들이 처음 밝혀냈다. 여기서 핵심 역할을 하는 건 아데노바이러스의 '단백질 V'와 숙주 세포의 '마인드 봄 1(Mib 1) 효소였다. 바이러스 단백질 V는 바이러스 DNA가 단백질 외피와 단단히 결합하게 하는 기능을 했다. Mib 1 효소는 바이러스 입자가 세포핵 안으로 DNA를 방출할 때 단백질 외피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사람 가운데 중증이나 위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10% 내지 20%이고 나머지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다 회복한다. 똑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미국 예일대 과학자들이 인간과 비슷한 면역반응을 보이게 유전자를 조작한 생쥐 실험에서 그 원인을 밝혀냈다. 코로나19의 병세가 나빠지는 건 감염 초기와 후기의 면역 반응이 조화롭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컨대 신종 코로나를 가볍게 앓고 끝내려면 감염 초기의 강한 면역 반응이 꼭 필요하다. 반대로 감염 후반에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면 생명을 위협하는 위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예일대 의대의 리처드 플라벨 면역학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러지(Nature Biotechn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표준적인 동물 실험에선 코로나19 경증이 중증으로 악화하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ㆍ한계점)를 찾기가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동물의 면역 반응이 인간과 다르기 때문이다. 플라벨 교수팀이 유전자 조작 생쥐를 실험 모델로 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논문의 수석저자
성인 T세포 백혈병(ATL)은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희소 혈액암이다. ATL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간 T세포 백혈병 바이러스 1형'(약칭 HTLV-1)인데 감염자의 약 5%가 백혈병에 걸린다. 이 바이러스의 주 감염 경로는 수혈, 주사기 공유, 성관계 등이다. 하지만 일부는 출산이나 수유 과정에서 전파되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가 T세포에 감염한다고 곧바로 암이 생기는 건 아니다. 바이러스는 수십 년간 잠복하다가 깨어나 T세포가 백혈병 세포로 변하게 만든다. HTLV-1 바이러스가 성인 T세포 백혈병을 일으키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과 일본의 구마모토대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HTLV-1이 동면에서 깨면 감염된 T세포가 장기간 높은 활성 상태를 유지하다가 악성 세포로 변했다. 이 바이러스는 T세포의 활성화 메커니즘을 가로채 이 같은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의 HTLV-1 바이러스 감염자는 500만 내지 1천만 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감염자가 거의 100만 명이라고 한다. 이는 거의 풍토병이 됐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ATL은 느리게 진행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매우 공격적이다
큰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려면 수술이 잘 되고 수술 부위가 잘 아물어야 한다. 이런저런 사고로 몸을 심하게 다쳤을 때도 피부 등 신체 조직의 복구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은 자체적인 조직 복구(tissue repair)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면역세포의 한 유형인 대식세포(macrophages)다. 조직 복구 과정에서 대식세포의 초기와 후기 대사 프로그램이 달라지고, 이런 프로그램 전환은 연속적인 피부 재건을 지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식세포의 복구 프로그램 전환을 조율하는 건 바로 '미토콘드리아 대사'(Mitochondrial metabolism)였다. 독일 쾰른대의 자비네 에밍 피부학과 교수팀이 시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세포 물질대사(Cell Metabolism)'에 논문으로 실렸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대식세포의 활성 상태는 상처 복구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엔 전(前) 염증성 대식세포가 나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죽이면서 방어적인 면역 반응을 주도한다. 하지만 후기의 대식세포는 염증을 해소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