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봐서 암은 전이암과 비 전이암 두 종류로 구분한다. 한자리에 머무는 비 전이암은 외과적 절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화학치료 등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전이암은 사실상 치료가 어렵다. 암 사망자도 대부분 전이암에서 나온다. 영국과 스페인 과학자들이 암 종양 내에서 전이암의 씨앗이 생기는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종양의 가장자리보다 중심부의 암세포가 더 공격적이고 전이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영국의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로열 마스든 병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스페인의 크루세스 대학병원(Cruces University Hospital) 과학자들이 함께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에콜로지 & 에볼루션(Nature Ecology and Evolution)'에 최근 실렸다. 27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가장 큰 성과는 암 종양의 어느 부위에서 전이암의 씨앗이 생기는지 알아낸 것이다. 암의 전이는, 어떤 부위에 발생한 원발 암에서 한 무리의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혈액으로 타고 다른 부위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지구촌을 휩쓸기 시작한 지도 1년 반이 지났다. 하지만 이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어렵게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수급 불안정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영국·남아공·브라질·인도 등에서 나타난 주요 변이 코로나의 확산도 다중 변이와 'n차 대유행'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년 안에 신종 코로나의 위력이 흔한 감기 바이러스와 비슷할 정도로 약해질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하나의 풍토병으로 변하는 시점을 수학적 모델로 예측했다. 감염과 백신 접종에 따른 '부분 면역(partial immunity)'과 코로나19의 위중도 저하, 연쇄 감염과 위중도의 상관관계, 코로나19의 연령 감수성과 주민 이질성 등 주요 변수의 상호작용을 축으로 삼아 언제 신종 코로나의 무독성이 커지는지 분석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유타대 과학자들은 최근 저널 '바이러스(Viruse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프레드 아틀러(Fred Adler) 수학·생물과학 교수는 "아직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항체 수치가 높게 치솟는다. '항체 생성 면역세포(antibody-producing immune cells)'가 빠르게 늘어나 혈류를 타고 몸 안을 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감염이 해소되면 대부분의 '항체 생성 면역세포'가 죽어 없어지고 혈액의 항체 수치도 다시 떨어진다. 하지만 '오래 사는 형질 세포(long-lived plasma cells)'라는 항체 생성 면역세포 무리는 감염 해소 후에도 살아남아 골수로 이동한다. 이 장수(長壽) 형질 세포는 골수에 머물면서 낮은 수위의 항체를 계속 혈액으로 흘려보낸다. 같은 바이러스가 다시 침입하는 것에 대비해 경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가볍게 앓고 난 사람은, 이 장수 형질 세포가 살아남아 지속적인 항체 면역을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 의대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4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알리 엘레베디(Ali Ellebedy) 병리학·면역학 부교수는 "코로나19를 앓고 나면 항체 수치가 급속히 떨어진다는 연구 보고를 놓고, 면역력이 오래가지 않는
뇌의 신경 조직은 크게 봐서 신경세포(뉴런)와 신경 교세포로 구성된다. 신경세포가 본질적 기능을 담당하는 데 비해 신경교세포는 신경세포 지지 및 영양 공급, 노폐물 제거, 식세포 작용 등에 관여한다. 뇌에 존재하는 소교세포, 성상교세포, 희돌기교세포, 슈반세포, 위성세포 등은 모두 신경교세포에 속한다. 이 중 소교세포는 변성한 뉴런과 이물질을 잡아먹는 포식(phagocytosis) 작용, 노폐물의 운반 및 제거, 병원성 대사물질 청소 등을 맡는다. 모두 뇌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이다. 특히 소교세포가 치우는 노폐물 중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plaques)도 포함된다. 소교세포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포식하게 자극하는 유전자 발현 패턴을, 싱가포르의 '듀크-엔유에스 의대(Duke-NUS Medical School)'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또 소교세포의 포식 조절에 직접 관여하는 유전자도 확인했다. 이는 소교세포를 이용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줄이는 게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이나 진행 억제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호주 모내시대 과학자들과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21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인간 유전체를 구성하는 DNA의 99.9%는 세포핵에 들어 있다. 세포핵 DNA엔 우리 몸 안에서 여러 가지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생성 코드뿐 아니라 사람마다 자신만의 특징을 만드는 유전자 코드도 포함된다. 그런가 하면 인간의 세포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도 별도의 DNA를 갖고 있다. 전체 유전체의 0.1%를 차지하는 이 미토콘드리아 DNA(mtDNA)는 모계로만 유전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의 DNA 변이가 뇌근증, 간질, 만성 외안근 마비 등 난치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았다. 이런 질병은 따로 '미토콘드리아 질환(mitochondrial diseases)'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런데 mtDNA 변이가 2형 당뇨병 등 일반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자녀의 신장과 수명 등 개인적 특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논문으로 실렸다. 21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영국 바이오뱅크(UK Bi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추정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약칭 '아베타(Abeta)' 단백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뇌 조직에 침적되는지를 미국 매사추세츠 제너럴 호스피털(MGH)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아베타가 뇌 신경세포(뉴런)의 축삭돌기와 신경 말단에 쌓이면 뉴런 사이의 신호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지 기능의 심한 장애를 일으킨다. MGH 과학자들은 또 관련 분자 경로에서 아베타의 생성량 조절에 관여하는 특정 수용체도 찾아냈다. 알츠하이머병은 현재 근본적인 치료나 예방은 고사하고 진행 억제 치료도 하기 어려운 사실상의 불치병이다. 이번 연구는 아베타의 생성 메커니즘을 상세히 규명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버드 의대의 최대 수련병원인 MGH의 루돌프 탄지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8일(현지 시각) 저널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논문으로 실렸다. 탄지 박사는 하버드 의대의 신경학과 석좌교수이며, 유전학과 알츠하이머병, 노화 등의 연구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탄지 박사팀은 1986년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를 처음 발견했다. 아베타 전구체(APP)의 생성 코드를 가진 것으로 유전
고령자가 많이 걸리는 치매는 뇌 인지 기능의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가져온다. 이런 치매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신경 퇴행 질환이 바로 알츠하이머병이다.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알츠하이머병은 세계 보건 의료계의 주요 이슈로 부상한 지 오래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는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이 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증상을 호전하는 건 고사하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정도의 치료도 하기 어렵다. 사실상 불치병인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과 예방 치료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인성 치매가 발병하기 전에 혈중 수치가 비정상으로 변하는 단백질 수십 종을 미국 존스 홉킨스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르게는 5년 전부터 혈중 수치가 달라지는 이들 단백질의 치매 연관성은 대부분 이번에 새로이 밝혀진 것이다. 이들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예측 표지나 예방 치료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존스 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의 조지프 코레시(Josef Coresh) 전염병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이 수행했다. 논문은 온라인 저널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실렸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코레시 교수는 "과거의 어떤 연
우리 몸 안에는 열 발생을 조절하는 신경펩타이드 Y(NPY)가 존재한다. 이 펩타이드와 결합하는 Y1 수용체를 차단하면 지방 대사가 늘어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Y1 수용체는 체내 열 생성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했다. 지방조직에서 이 수용체를 차단하면 '에너지 축적' 지방이 '에너지 연소' 지방으로 바뀌면서 열 생성 스위치가 켜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NPY-Y1 경로는 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지방 조직에 작용한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만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뇌의 식욕 조절 중추에 직접 작용하는 기존의 비만 치료제는 부작용이 심해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호주의 기반 의학연구소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비만과 과체중은 세계 공중보건의 주요 이슈가 된 지 오래다. 호주만 해도 전체 성인 인구의 3분의 2가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비만은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암 등의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체중을 줄이려면 생활 방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나, 심한 경우엔 보조 치료로 약물을 쓰기도 한다.
인간의 면역세포는 주변 환경을 계속 살피면서 방어 기능을 조율한다. 이를 위해 면역세포는 병원성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침입자에 맞서 어떤 유전자를 켤지를 세포핵에 알린다. 여기에 단어처럼 쓰이는 게 바로 면역세포의 '신호 코돈(signaling codons)'이다. 코돈은 유전정보의 최소 단위를 말한다. 각각의 신호 코돈은 DNA 결합 단백질의 연속 작용으로 구성되고, 이 단백질은 DNA와 짝을 지어 적절한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이 과정은 전화선을 통해 연속해 전달되는 전기 신호가 합쳐져 대화를 구성하는 단어로 바뀌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과학자들이, 인간 면역계의 대식세포가 면역 반응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데 사용하는 6개의 '단어', 즉 '신호 코돈'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들 단어 중 2개가 잘못 사용되면서 엉뚱한 유전자가 활성화해 '셰그렌 증후군(Sjogren's syndrome)'이 생긴다는 것도 밝혀냈다. 셰그렌 증후군은 상시적인 안구 건조와 각막 궤양 등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인데 지금까진 만성 염증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됐다. UCLA의 알렉산더 호프만 미생물학 석좌교수 연구팀은 11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