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괴롭히는 우울증, 뇌의 리튬 분포와 상관있다

일반인 '회백질보다 백질에 많아' vs 우울증 환자 '차이 없어'
독일 뮌헨 공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 논문

 보통 우울증으로 통하는 '우울 장애(Depressive disorders)'는 세계적으로 봐도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다.

 우울증이 생기는 덴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발병 기전이 분명히 밝혀진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재충전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널리 알려진 리튬(lithium)이 뇌의 기능과 우울증 발병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걸 독일 과학자들이 밝혀졌다.

 우울증 환자는 뇌의 리튬 분포가 건강한 사람과 확연히 다르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독일 뮌헨 공대(TUM)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논문으로 실렸다.

 사람들은 매일 음용수를 통해 미량의 리튬을 섭취한다.

 음용수의 리튬 농도가 높을수록 주민의 극단적 선택 사례가 적다는 연구 결과도 몇 차례 나왔다.

 사실 고농축 리튬 염(lithium salts)은 오래전부터 조울증과 우울증 치료에 쓰였다.

 하지만 리튬이 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뇌의 리튬 분포와 우울증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처음 입증한 것이다.

 뇌의 리튬 분포를 확인하는 과정엔 TUM '리서치 뉴트론 소스 하인츠 마이어-라이프니츠((FRM II)' 프로그램의 중성자 전문가, 뮌헨대(LMU)의 법의학 전문가 등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극단적 선택을 기도한 어느 우울증 환자의 뇌를 검사해 우울 장애가 없는 일반인 2명의 뇌와 비교했다.

 감정 처리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부위를 포함해 뇌의 다양한 영역에서 모두 150개의 샘플을 채취했다.

 연구의 초점은 회백질(gray matter)과 백질(white matter)의 리튬 농도가 어떻게 다른지에 맞춰졌다.

 건강한 대조군의 경우 회백질보다 백질에 훨씬 더 많은 리튬이 존재했다. 이와 달리 우울증 환자 환자는 회백질과 백질의 리튬 농도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다른 약을 투여하지 않은 생리적 조건에서 뇌에 분포하는 미량의 리튬을 확인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이런 검사가 어려웠던 건 뇌에 존재하는 리튬이 워낙 극미량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뇌 조직 샘플에 중성자(neutrons)를 조사해 리튬의 농도를 확인했다. 특별히 중성자에 잘 반응하는 리튬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리튬이 중성자를 받으면 각각 한 개의 헬륨 원자와 트리튬(삼중수소) 원자가 나오는데 샘플의 앞뒤에서 검출기로 잡으면 뇌의 어느 부위에 리튬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했다.

 이렇게 중성자를 이용해 리튬을 검출하면 샘플이 조금도 파괴되지 않아 장기간 반복해 검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TUM 중앙기술연구소의 로만 게른호이저 박사는 "개인적 인생사가 알려진 환자를 추가로 연구하면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건강한 사람과 다른 뇌의 리튬 분포가 우울증의 원인인지 아니면 결과인지 답하는 것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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