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는 대규모 불꽃놀이 축제가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농도를 크게 높여 잠재적인 건강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한양의대·아주의대 예방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2023년 서울과 부산에서 각기 개최된 불꽃놀이 축제 당시 주변 대기오염 물질의 시간적, 공간적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불꽃놀이 축제가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전후 1주일 동안 인근 측정소(서울 40개, 부산 31개)의 대기오염 농도 추이를 비교했다. 대기오염 농도 추이는 주요 인체 위해 물질인 초미세먼지(PM 2.5), 미세먼지(PM 10) 등의 시공간적 변화를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측정했다. 이 결과 서울의 경우 2023년 10월 7일 오후 7시 반께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좋음'(0∼15) 수준인 9∼12에 머물렀지만, 불꽃놀이 동안 계속 상승해 끝난 지 1시간 만 인 오후 9시 반께는 31∼36배 높은 320을 기록했다. 미세먼지도
'MBTI'가 가고 'HSP'가 왔다. 혈액형에 이어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가 우리 사회를 휩쓴 가운데, 이제는 HSP(Highly Sensitive Person) 테스트가 주목받고 있다. HSP는 2006년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 박사가 제시한 개념으로, 직역하면 '매우 예민한 사람' 혹은 '매우 민감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민감자'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외부 자극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자극적인 환경에 쉽게 압도당하는 민감한 신경 시스템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5~20%가 HSP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SP는 크게 ▲초감각 ▲초감정 ▲심미안의 세 가지 주요 특성을 가진다. 초감각은 작은 소리나 밝은 조명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특정 옷감의 질감에도 불편함 등을 느끼는 것이다. 초감정은 타인의 감정과 기분을 쉽게 감지하고 사회적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심미안은 자기 주관과 잣대가 강해서 미적 감각에 대해서도 확고한 취향을 가지는 경우다. 현재 온라인에는 HSP 테스트가 배포돼 있어 누구나 손쉽게 간이 HSP 검사를 해볼 수 있다. HSP 테스트에는 '다
20∼30대 남성 2명 중 1명은 비만이고, 30%가량은 당뇨 전 단계 또는 고혈압 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이러한 내용의 '2030 한국 성인의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의 유병률과 비만의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원광대산본병원 김승희 교수)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2019∼2021년) 자료를 토대로 19∼39세 젊은 성인 3천609명(남성 1천646명·여성 1천963명)의 비만율과 동반하는 대사질환의 유병률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남성 1천646명에서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비만 유병률은 45.4%에 달했고, 당뇨 전 단계는 29.2%, 고혈압 전 단계는 31.1%였다. 여성 1천963명에서 각각의 유병률은 비만 20.5%, 당뇨 전 단계 17.7%, 고혈압 전 단계 12.5%로 조사됐다. 국내 젊은 성인의 비만은 모두 낮은 수준의 교육, 고위험 스트레스와 관련 있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기혼, 낮은 소득 수준, 과거 흡연력, 음주가 비만에 영향을 끼쳤다. 여성은 무직 등 노동 상태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추려졌다. 연구팀은 비만과 비만 위험 요인의 인과 관계를 확인하는 데 일부 제한이
30대 여성 A씨는 갑작스러운 혈뇨에 혹시 암이 아닐지 덜컥 겁이 났다. 이내 여러 병원을 찾아 방광 내시경, 콩팥 조직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을 한 결과 다행히 암은 아니었다. 하지만 혈뇨 증상은 몇 년에 걸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고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그러다가 한 대학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호두까기증후군'(Nutcracker Syndrome)이라는 생소한 질환을 진단받았다. 호두까기증후군은 왼쪽 콩팥 정맥이 대동맥과 상장간동맥 사이에서 눌려 콩팥 안에 압력이 증가하면서 미세한 콩팥 조직과 혈관에 손상이 생기는 질환을 일컫는다. 증상으로는 왼쪽 콩팥 정맥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콩팥 속의 작은 정맥이 터져 혈뇨가 발생하거나 단백뇨, 옆구리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호두까기증후군이라는 질환명은 두 동맥이 콩팥 정맥을 누르는 모양새가 마치 호두까기 기계의 집게처럼 보이고, 콩팥 정맥이 호두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문제는 호두까기증후군이 아직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조차 생소한 질환이라 A씨의 사례처럼 증상이 나타나도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힘들다는 점이다. 국제적으로도 이제야 진단과 치료법 등에 대
잠잘 때 꿈 단계에 들어가는 데 오래 걸리는 급속 안구 운동(REM) 수면 지연 증상이 알츠하이머병 초기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웨 렁 교수와 중국 베이징대 단타오 펑 교수팀은 2일 알츠하이머병 협회 저널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and Dementia)에서 꿈 단계 수면에 들어가는 데 오래 걸리면 기억 통합 능력이 저하되고 감정 조절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수면의 질과 양이 알츠하이머병(AD) 및 관련 치매(ADRD)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밝혀졌다며 하지만 수면 구조, 특히 REM 수면과 알츠하이머병 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REM 수면은 점점 더 깊은 수면 단계로 들어가는 3단계의 비렘수면(non-REM sleep)에 이어서 진행된다. 4단계 수면에 들어가는 데는 연령에 따라 90분 이상이 소요되고 보통 하룻밤에 4~5회 정도 반복될 수 있으며, 고령자는 REM 수면에 도달하는 데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렁 교수는 REM 수면 동안 뇌는 기억, 특히 감정적 기억을 처리해 장기 저장에 기록한다며 "REM 수면이
긴 설 연휴를 마친 뒤 오히려 더 큰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휴 내내 이어진 늦잠과 같은 불규칙한 생활, 과식과 음주 등이 생체 리듬을 깨뜨리면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때 피로를 빨리 떨쳐내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1일 "연휴 후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연휴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통해 생체 리듬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몸을 단계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평상시와 같이 조정하고, 야식을 피하고 수면 환경을 안정시키는 게 좋다. 아침에 일정 시간 햇볕을 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 연휴에 이어 이번 주말까지 쉰다면 마지막 날을 일상 복귀를 위한 일종의 '완충 기간'으로 두고 일상적인 수면과 식사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또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으로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도 좋다. 피로에 대한 보상 심리로 과한 수면을 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조 교수는 "피곤하다면서 무리하게 잠을 많이 자려는 사람이 있는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국민들이 병원을 자주 찾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한국의 병원 외래진료 이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통계를 보면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17.5회로 OECD 회원국 평균(6.3회)의 2.8배에 가깝다. 최근 몇 년 새 1년에 100회 이상 외래진료를 받은 사람이 50만명을 넘었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가 나올 정도로 병원 진료를 받는 사람은 갈수록 늘고 있다. 무분별한 의료서비스 이용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의료 이용 행태를 '건강 문해력'(Health Literacy)이란 개념을 이용해 분석한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끈다. 건강 문해력은 아직 개념적 정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통상 올바른 건강 관련 결정을 내리기 위해 건강 정보와 서비스를 얻고 처리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행하는 '보건사회연구' 12월호에 실린 '건강 문해력의 영향 요인 파악 및 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에 따르면 소득·교육 수준이 낮고 연령이 높을수록 건강 문해력이 낮고, 건강 문해력이 낮을수록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많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요즘 같은 건강정보 과잉
어린이가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에 지나치게 빠져들지 않도록 하려면 부모가 자녀 말을 경청하고 자율성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양육하는 게 좋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박사과정 김은 씨와 같은 학부 최윤정 교수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학술지 '언론정보연구' 최신 호에 실린 논문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아동의 영상미디어 이용조절능력과 시청시간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러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논문은 자녀 양육 태도를 '온정성'과 '통제성'이라는 특성으로 구분해 아동의 영상 미디어 이용 조절 능력이나 영상 시청 시간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아이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고 존중하며, 칭찬을 자주 하고, 부모가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등 활발하게 상호 작용하는 온정적 양육 방식을 취할 경우 아동의 영상 미디어 조절 능력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영상 시청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논문은 부모가 아이를 어느 정도 통제 혹은 규율하는 것이 좋은지에 관해서도 검토했다. 통제하는 정도에 따라 ▲ 훈육 중시 방식 ▲ 한계 설정 방식 ▲ 자율성 지지 방식 등 3가지 양육 스타일이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만성질환이다. 방치하면 심뇌혈관질환, 신장질환, 신경병증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과 통계청 집계를 종합하면 국내 당뇨병은 유병률이 만 30세 이상에서 11.3%에 달하고, 사망 원인으로는 7위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당뇨병의 원인으로 흔히 거론되는 게 서구형 식습관에 따른 과체중과 비만이다. 고열량·고지방 식단과 운동 부족 등에 따른 과체중·비만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결국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당뇨병을 얘기할 때 비만에 대한 주의를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과체중·비만이 아닌 사람에게도 당뇨병은 발병한다. 흔히 '마른 당뇨병'으로 불리는 정상체중 이하의 당뇨병이다. 특히 서구보다 비만율이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많은 수의 마른 당뇨병이 발병하고 있어 경각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3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 충남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공동연구팀은 2001∼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8만9천72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마른 당뇨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