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사교육 경험이 아이의 언어·문제해결 능력은 물론 향후 학업 수행에도 긍정적 영향을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교육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영유아 사교육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에서 이러한 내용의 실증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김 위원이 연구책임을 맡은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과 발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사교육 경험은 단기적으로 언어능력이나 어휘력과 상관이 없고, 영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해결 능력과도 별 상관성이 없었다. 다만 예술 사교육에 참여한 아동은 예방책 능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교육 경험은 성실성, 자존감, 개방성, 타인 이해 등 정서·행동 특성과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학습 사교육에 참여한 경험이 많을수록 자존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유아기 사교육은 초등학교 진학 시 학업 수행 능력에도 별 효과를 내지 못했다. 자아 존중감이나 삶의 만족도와 관련해서도 유의미한 영향은 없었고, 오히려 일부 부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동의 지능지수와 가구 소득, 부모 학력 등 다양한 변수를 통제했음에도 사교육의 독립적 효과는 미미했다"며 "이는 사교
결혼 의향이 없거나 망설이는 이유로 미혼남성은 '결혼생활 비용 부담'을 여성은 '기대에 맞는 상대가 없어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남성은 여성보다 비용이나 소득에 대한 부담이 컸고, 여성은 가부장적 가족 문화나 커리어 저해 우려가 상대적으로 컸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최근 발표한 제2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국 20∼44세 2천명(미·기혼 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혼 남성의 41.5%, 미혼 여성의 55.4%는 결혼 의향이 없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남성은 '결혼생활 비용 부담'(25.4%), '독신생활이 좋음'(19.3%), '결혼보다는 일 우선'(12.9%), '기대에 맞는 상대 없음'(12.1%), '소득 부족(10.4%) 등을 꼽았다. 여성은 '기대에 맞는 상대 없음'(19.5%), '독신생활이 좋음'(17.0%), '결혼보다 일 우선'(15.5%), '가부장적 가족 문화·관계가 싫음'(12.3%), '결혼생활 비용 부담'(11.6%) 순으로 답했다. 남녀 간의 격차가 큰 응답을 보면 남성은 여성보다 결혼 비용 부담이나 소득 부족을 꼽은 응답률이 각각 13.8%포인트, 7.2%포인트 높
국민건강보험공단과 KT&G 등 담배회사 간의 '담배 소송' 항소심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손실 책임을 담배 회사에 물어야 한다는 건보공단과 흡연은 개인 선택이며 책임 소지가 없다는 담배회사 측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다음 달 마지막 변론을 앞두고 법원의 최종 판단에 눈길이 쏠린다. ◇ 1심 법원은 건보공단 패소…'개인 선택'에 무게 이 법적 분쟁은 2014년 4월 건보공단이 흡연으로 인해 추가 지급된 진료비를 배상하라며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건보공단은 흡연과 폐암 등 질병 발생 간의 인과관계가 명백하며, 담배회사들이 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을 은폐·축소하고 광고 등을 통해 흡연을 조장해 국민 건강에 막대한 피해는 물론 건보재정에 큰 부담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6년 가까이 진행된 1심에서 법원은 건보공단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2020년 11월 흡연과 폐암 등 질병 발병 사이의 역학적 인과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담배회사의 위법 행위나 제조물 책임법상 결함 등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
영국의 한 경제분석기관이 발표한 지난해 세계 민주주의 순위에서 한국의 순위가 급락하자 그 이유를 둘러싸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적이 있다. 한쪽에선 비상계엄 여파로 인해 민주주의 평가 점수가 떨어지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편에선 야당의 무리한 탄핵 남발로 인한 정국 혼란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대외 평가가 낮아진 이유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 분석기관의 보고서를 살펴봤다. ◇ 한국, EIU '민주주의 지수' 평가서 10계단 하락 논란의 보고서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 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다. 이 보고서는 지난 2월 말 발간된 것이기 때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은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EIU는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 ▲시민의 자유 부문에서 점수를 매기고 평균을 총점으로 산출한다. 총점이 10점 만점에 8점을 초과하면 '완전한 민주제', 6점 초과∼8점 이하면 '결함 있는 민주제', 4점 초과∼6점 이하면 '혼합 체제', 3점 이하면 '권위주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 편에서 분쟁 조정을 돕는 '환자 대변인' 서비스가 다음 달부터 제공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분쟁 조정을 법적·의학적으로 조력하는 사업의 시행을 앞두고 환자 대변인으로 활동할 전문가를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의료분쟁 조정 환자 대변인 사업은 의료사고 발생 시에 조정을 통한 분쟁 해결을 활성화하고 조정 과정에서 당사자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에서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한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는 의료사고를 소송이 아닌 화해나 합의로 해결하기 위한 의료분쟁 조정제도를 2012년부터 운영했는데, 의료인에 비해 전문성과 정보가 부족한 환자들은 조정 과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신설되는 환자 대변인은 사망이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등 중대한 의료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분쟁 조정을 희망할 경우 감정과 조정 전(全) 단계에 걸쳐 전문적인 조력을 제공하게 된다. 정부가 의료사고 분야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변호사 중 50명 내외를 선발한 후 활동 시에 건별로 수당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국비 3억원이 투입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변호사는 오는 30일까지 한국의료분쟁조정원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신청했지만 등급 판정을 받기도 전에 사망하는 노인이 해마다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요양 인정 신청 후 등급 판정을 받기 전 사망한 노인은 총 3천774명이었다. 지난해를 포함해 최근 5년간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신청 후 등급 판정 이전 사망자는 한 해 평균 5천236명이었다. 특히 2022년에는 7천694명이 등급을 받기 전에 사망했다. 이들은 그해 신청 인원의 1% 안팎에 불과하지만, 일상을 혼자 보내기 힘든 수천명의 노인들이 돌봄 혜택을 받기도 전에 사망하는 셈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 또는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혼자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활동이나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보험 제도다. 65세 이상 노인 또는 치매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65세 미만이 장기요양 인정을 신청하면 등급판정위원회가 1∼5등급과 인지지원등급 중에서 등급을 결정한다. 1등급은 장기요양인정 점수 95점 이상으로, 일상생활에서 전적으로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다. 인지지원등급은 치매 환자로 점수 45점 미
가스레인지에 삼발이 커버를 부착해 사용하면 불완전연소에 따른 일산화탄소(CO) 중독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발이 커버는 가스레인지의 화력 조절, 바람막이 등을 목적으로 판매하는 보조 장치이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온라인에서 삼발이 커버 5종을 구매해 연소 시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불을 켠 지 약 3분 만에 4종에서 두통과 판단력을 상실할 수 있는 200ppm 이상 일산화탄소 농도가 측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특히 200ppm이 넘은 4종 가운데 1종은 3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농도인 1만2천800ppm까지 도달했다. 삼발이 커버는 가스레인지와 조리도구 사이 연소용 산소에 영향을 미쳐 불완전연소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실증 실험은 밀폐된 공간에서 조리도구 위에 포집기를 설치해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다. 이 때문에 환기가 양호한 환경에서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미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앞서 2023년 12월 가스레인지에 삼발이 커버를 장착해 사골을 끓이던 중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으로 사망했다. 작년 9월에도 가스레인지에 삼발이 커버를 장착해 한약재를 끓이던
선행 차량 급정지 등의 돌발 상황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반응시간이 비고령자보다 최대 1초 이상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고령·비고령 운전자 34명을 대상으로 시내 도로 주행 시뮬레이션 시험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앞서가는 차량이 급정거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비고령 운전자는 3.09초가 걸렸으나 고령자는 3.56초가 소요돼 0.47초 늦었다. 또 불법주차 차량으로 시야가 제한된 상태에서 횡단보도에 갑자기 어린이가 나타났을 때는 고령자(2.28초)가 비고령자(1.20초)보다 1.08초나 늦게 반응했다. 통상 시속 50㎞로 주행하는 차량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1초 늦게 밟으면 약 14m를 더 가게 된다. 그만큼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고령 운전자 자신도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소비자원이 고령 운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182명(60.7%)은 비고령자보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답했다. 그 이유(중복응답)로는 '판단력이나 반응속도 저하'를 꼽은 응답(174명·95.6%)이 가장 많았고 '시력 저하'(132명·72.5%), '운동
이달 초까지 의대생 전원이 복학했지만, 일부가 집단 수업거부에 나서면서 의대교육이 다시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은 복학하고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을 유급 처분할 계획이어서 정부·대학과 학생 간 갈등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고려대·경희대 의대생과 아주대 신입생은 수업거부 방식을 통해 '등록(복학) 후 투쟁'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고려대 의대 학생대표는 지난 9일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아직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답변하겠다는 약속조차 듣지 못했다"며 "투쟁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경희대 의대 학생회는 최근 투쟁지속의사 투표를 거쳐 투쟁 방향을 '수강신청 보류'에서 '수업거부'로 전환했다. 아주대 25학번은 9일 '수강신청을 포기하고 수업 일체를 거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의대생들의 집단 수업거부 움직임에 학교 측은 학칙대로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 당국도 작년과 같은 학사유연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고려대는 지난 10일 본과 3·4학년 110여명에 대한 유급 처분을 결정했고, 연세대도 오는 15일 유급예정통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