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치료를 위한 남성호르몬 억제 요법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을지대병원에 따르면 을지대 비뇨의학과 박진성 교수와 성균관대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고신대 가정의학과 강지훈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립선암 환자의 치매 위험도를 분석했다. 2007∼2013년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5만1천252명과 암 병력 없는 20만9천659명을 대조해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치매 위험도는 전립선암 환자군과 대조군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적극적 추적관찰, 수술, 수술·호르몬 치료, 방사선 치료, 방사선·호르몬 치료, 호르몬 치료 등 1차 치료 방법에 따른 치매 위험도를 살핀 결과 수술만 받은 환자의 치매·알츠하이머 치매·혈관성 치매 위험도는 비교적 낮았다. 수술·호르몬 치료, 방사선 치료, 방사선·호르몬 치료 등을 받은 환자의 치매 위험도도 대조군과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호르몬 치료를 받은 환자는 치매·알츠하이머 치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립선암 환자한테 흔히 시행하는 호르몬 억제 요법이 남성호르몬 신경 보호 작용을 떨어뜨리고 동맥경화를 촉진해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에 감염할 때 세포 표면의 ACE2(앤지오텐신 전환효소2) 수용체와 결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끈끈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이 효소와 단단히 결합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세포 침입 경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력이 유난히 강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세포 내로 끌어들이는 ACE2 수용체가 여성보다 남성 혈액에 훨씬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 잘 걸리는 이유를 일부분이나마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CE2는 폐뿐 아니라 심장, 신장, 혈관 상피조직 등에도 존재하며, 특히 남성의 고환에서 높은 농도를 보인다. 이 연구를 수행한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메디컬센터의 아드리안 포르스 심장학 교수팀은 11일 관련 논문을 유럽심장학회 회보인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 11개국의 심부전 환자 3천720명(남 2천608명·여 1천112명)을 각각 실험군 2천22명(남 1천485명·여 537명)과 대조군 1천698명(남 1천123명·여 575명)으로 나눴다. 그런 다음 ACE2 수용체 농도에 영
우리 몸 안의 모든 세포는 지방을 주성분으로 하는 원형질막으로 싸여 있다. 세포막에는 또한 세포의 센서 역할을 하는 수많은 단백질이 있다. 세포 외막의 단백질이 어떤 분자와 만나면 내막에 신호를 일으켜 세포 내 반응이 조절된다. 다른 종의 세포막 단백질은 세포 내로의 물질 운반에 관여하기도 한다. 감마-세크레타아제는 세포막의 신호 생성 단백질 분비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효소다. 감마-세크레타아제는 세포막 단백질을 잘게 부숴 제거하는 '청소 전문가'이기도 하다. 뇌 신경세포(뉴런) 막에 존재하는 감마-세크레타아제(gamma-secretase)가 뇌세포의 지질 대사를 간접적으로 제어한다는 걸 독일 본 대학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감마-세크레타아제는 20년 가까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표적이 돼 왔지만,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이 그 과정에 개입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런데 마침내 감마-세크레타아제가 관여하는 지질 대사 기제의 오작동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규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요헨 발터 교수팀은 11일 '동료 심사' 공개 접근 저널 '생명과학 얼라이언스(Life Science Allianc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감마-세크레타아제가
조울증, 조현병 등에 사용되는 비정형 항정신병 제제인 올란자핀(olanzapine)이 진행성 암 환자의 항암 치료와 무관한 오심-구토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란자핀은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오심-구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종양 전문의 찰스 로프리니지 교수 연구팀은 올란자핀이 암세포가 전이된 진행성 암 환자의 항암 치료와 무관한 오심-구토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9일 보도했다. 최근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심한 오심-구토에 시달리고 있는 진행성 암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대조군 설정(randomized, placebo-controlled)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임상시험은 저용량(5mg) 올란자핀 또는 위약(placebo)을 매일 무작위로 투여하되 누구에게 진짜 또는 가짜 약이 투여되는지를 참가 환자와 임상의가 모두 모르게 하는 이중맹(double-blind)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매
3가지 항바이러스제를 함께 투여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회복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대학의 웬콕윙 미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인터페론 베타-1b ▲에이즈 치료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C형 간염 치료제 리바비린 등 3가지 항바이러스제를 함께 투여하면 경증 내지 중등도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일주일 정도 앞당길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홍콩의 8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환자 127명(평균연령 52세, 남성 54%)을 대상으로 2월 10일부터 3월 20일 사이에 진행한 2상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86명에겐 로피나비르(400mg)-리토나비르(100mg)와 리바비린(400mg)을 12시간마다, 인터페론 베타-1b(800만IU)를 하루걸러 3회씩 투여했다. 나머지 41명은 대조군으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만 투여했다. 증상(대부분 고열과 기침)이 나타난 날과 치료가 시작된 날사이의 시간 간격은 평균 5일이었다. 전체적으로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기까지 소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위중한 환자 가운데 일부는 일명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생명을 잃는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과잉 면역 반응으로 고열, 장기 부전 등 위급한 증상이 나타나는 걸 말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했을 때 면역계 세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이 대학 연구진은 관련 논문을 8일 '임상연구 저널 통찰(JCI Insight)'에 발표했다. 이 저널은 미국 임상연구학회가 발행하는 '동료 심사' 국제학술지다. 연구팀이 중점적으로 살펴본 건 희소 림프계 질환인 캐슬맨병(Castleman Disease)이다. 캐슬맨병은 림프계 세포의 과다 증식으로 거대 림프절 등이 생기는 병인데 세포 증식 장애, 림프종, 카포시 육종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위험한 유형인 '다중심 캐슬맨병((iMCD)'은 자가면역질환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 환자의 약 35%가 간, 심장, 신장, 폐 등의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5년 이내에 사망한다. 미국에선 모든 연령대에 걸쳐 한해 약 5천명이 캐슬맨병 진단을 받는데, 이는 루게릭병(ALS·근위축성 측색경화증)과 비슷한 숫자다. 연구팀은 아
인간 뇌의 신경 줄기세포는 평생 활성 상태를 유지한다. 이런 신경 줄기세포가 끊임없이 새로운 신경세포(뉴런)를 만들어내는 덕분에 뇌는 손상된 조직의 복구에 필요한 신경세포를 수시로 확충할 수 있다. 문제는 불시에 나타나는 돌연변이가 뇌 신경 줄기세포의 분열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신경 줄기세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뇌의 학습과 기억 능력이 감퇴한다. 이런 뇌 신경 손상이 어떤 생리적 경로를 거쳐 발생하는지는 지금까지 거의 밝혀진 게 없다. 그런데 스위스 취리히대 과학자들이 뇌의 신경 발달을 제어하는 지질 대사 효소를 발견했다. 다시 말해 뇌의 신경 줄기세포 분열을 치료적 목적으로 조절하는 실마리를 찾아낸 것이다. 특정 지질 대사 효소가 이처럼 뇌의 줄기세포 활동을 평생 제어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처음이다. 취리히대(UZH) 뇌 연구소의 제바스티안 예스베르거 교수팀은 이런 요지의 논문을 8일 저널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발표했다. FASN(지방산 합성효소)은 말 그대로 지방산의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다. 하지만 이 효소를 생성하는 특정 유전자 코드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뇌 인지 기능의 결함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과 인간
엎드려 누운 자세인 복와위(伏臥位: prone position)가 코로나19 환자의 저산소증(hypoxia)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시립병원 링컨 의료-정신보건 센터(Lincoln Medical and Mental Health Center)의 응급의학 전문의 니콜라스 카푸타 교수 연구팀은 저산소증을 보이는 코로나19 환자를 엎드려 눕게 하면 혈중 산소 포화도(sat: oxygen saturation)를 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7일 보도했다. 엎드려 누운 자세로 바꾸면 똑바로 누웠을 때 눌렸던 폐의 용적이 늘어나 산소 포화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해부학적으로 이해가 가는 얘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산소 포화도(정상 95~100%)가 90% 이하로 낮은 코로나19 성인 환자 50명에게 스스로 엎드려 누운 자세로 바꾸도록 했다. 이들은 80%가 산소 포화도 저하로 비정상적으로 빠르고 얕은 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중 40%는 응급실로 오기 전 이미 산소 보충을 받았다. 산소 보충을 받지 않았던 환자에게는 산소 보충을 해 주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다양한 가능성이 모색되는 가운데, 한 미국 연구팀이 감염 초기에 후천적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게 잠재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7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소속 숀 두 등 연구진은 학술지 바이러스학저널에 '선천적·후천적 면역반응 간 상호작용에 대한 수학적 모형' 논문을 발표했다. 선천적 면역은 병원균이 무엇인지 관계없이 체내에서 탐지되자마자 신속히 작동하는 일차적인 면역반응이다. 반면 후천적 면역은 감염 후 며칠이 지나 특정 병원균에 대해 작동한다. 두 면역반응의 상호작용이 코로나19 환자의 위중함과 치사율을 높이는 잠재적 원인이라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잠복기가 긴 코로나19의 경우 체내에서 바이러스 양이 정점에 이르기 전 후천성 면역이 작동하는데, 이게 선천적 면역반응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후천적인 면역반응을 잠시 억제해 선천적 면역반응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면, 선천적 면역반응이 더 효율적으로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문 공동저자 숀 두는 "감염 초기 면역억제제를 단기 처방하는 게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