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의자처럼 생긴 '마인드 체어'에 앉아 머리에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쓰자 4개의 동그라미가 눈앞 화면에 나타났다. 각각 심장박동수와 심박변이도, 뇌파, 근긴장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불안하거나 긴장되면 동그라미 속 화살표가 아래쪽을 향하고 상태가 개선되면 위쪽을 향한다. 실제로 숲속 산책로를 걷고 흘러가는 계곡물 영상을 바라보며 안내 음성에 따라 크게 심호흡을 하자 아래쪽을 향해 있던 화살표가 순간순간 위쪽 방향으로 바뀌었다. 메디트릭스를 설립한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 위치한 'C랩 전시관'에서 기자와 만나 "불면증이나 우울증 환자와 상담도 하고 약을 쓰지만 스스로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하다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상현실(VR)을 기반으로 실시간 바이오 피드백을 통해 불면증이나 우울증 치료 설루션을 제공하는 식이다. 메디트릭스는 VR 영상에 맞춰 조금씩 의자가 움직이도록 해 '사이버 멀미'를 최소화했다. 10분간 측정하면 체험 전후를 비교해 자율신경계가 얼마나 안정됐는지 결과지도 받아볼 수 있다. 전 교수는 "하다보면 내 자신의 마
토양, 암석, 물 등에 들어있는 라듐이 방사성 붕괴를 일으킬 때 나오는 라돈(Rn) 가스에 임신부가 노출되면 임신성 당뇨병(GD) 위험이 37%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어빙 메디컬 센터 카 카헤 교수팀은 11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실내 라돈 측정치와 이에 노출된 임신부의 임신성 당뇨병 위험 간 관계 분석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라돈은 토양, 암석, 물에서 발견되는 라듐-226이 방사성 붕괴를 일으킬 때 만들어지는 기체다. 라돈 가스는 고체 라돈 붕괴 생성물(RDP)로 붕괴해 건물 균열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고 다양한 장기와 조직으로 흡입, 순환될 수 있다. 연구팀은 라돈 붕괴 생성물은 주변 미세먼지에 부착돼 방사성 입자를 형성할 수 있고 이런 라돈에 노출되면 폐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다른 잠재적 건강 위험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가 측정한 카운티별 실내 라돈 측정치를 이용해 2010년 10월~2013년 9월 8개 임상 센터에서 실시된 산전 임신부 모니터링 프로그램 참가자 9천107명을 대상
수면이 부족하면 기억 검색을 제한하는 뇌 기능이 떨어져 원치 않는 불쾌한 경험에 대한 기억이나 생각을 억제하지 못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요크대 스콧 케어니 교수팀은 과학 저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면 부족에 따른 기억 검색 능력과 뇌 활성 영역 차이 등을 조사하는 실험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수면 부족과 정신 질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지·신경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며 정신질환에 대한 새 치료법과 예방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 문제와 고통스럽고 불쾌한 기억 등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관입 기억(intrusive memory)은 정신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신경·인지 메커니즘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케어니 교수는 이와 관련해 기억 검색 제한을 통한 억제는 기억의 모든 흔적이 연결되는 것을 약화함으로써 외부 자극이 있을 때 원치 않는 내용까지 모두 떠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뇌의 매우 영리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건강한 성인 85명을 대상으로 절반은 잠을 잘 자게
매일 우유 한잔을 마시면 대장암(bowel cancer) 발병 위험을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연구논문에서 약 293㎖의 우유에 들어있는 300㎎의 칼슘이 대장암 위험을 17% 줄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두유와 같은 비유제품에 들어 있는 칼슘도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언급했다. 반면 와인 1잔 정도에 해당하는 알코올 20g을 매일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15% 증가한다는 사실도 함께 발견했다고 연구팀은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50대 이상 여성 건강 자료 분석 연구인 '백만 여성 건강 연구'(Million Women Study)에 참여한 54만2천77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97가지 식이 요인이 대장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데 따른 것이다. 연구팀은 약 17년에 걸친 추적관찰 결과, 1만2천251명이 대장암에 걸렸으며 분석 대상이 된 식이 요인 중에서 칼슘과 알코올이 대장암 위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숲 태교가 임신부의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건강출산 행복가정 사업'을 추진한 결과 산림 치유 프로그램인 숲 태교가 임신부와 배우자(예비 아빠)의 태아와의 애착 관계, 임신의 두려움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림복지연구개발센터가 연구에 참여한 임신부 12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임신부·태아 애착 관계 점수는 72.89점에서 76.90점으로 4.01점 오른 반면, 임신부 스트레스는 32.09점에서 23.78점으로 8.31점 떨어졌다. 연구에 참여한 예비 아빠 81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빠와 태아의 애착 관계 점수는 87.58에서 94.04점으로 6.46점 올랐다. 남태헌 산림복지진흥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임신부와 태아와의 애착 관계 향상과 임신부의 스트레스 감소 등의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올해 임신부 등을 대상으로 한 산림치유사업을 확대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거나 온종일 마시는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CVD) 사망 위험이 31% 감소하는 등 모든 원인으로 인한 전반적인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툴레인대 루 치 교수팀은 8일 유럽심장학회(ESC)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서 커피 마시는 시간 및 양과 심혈관 질환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간 관계를 추적 관찰한 결과 모닝커피의 심장 보호 효과가 온종일 마시는 커피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치 교수는 "이 연구는 커피 마시는 시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 조사한 연구"라며 "이 결과는 커피를 마시는지 또는 얼마나 마시는지보다 커피를 하루 중 언제 마시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커피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 제2형 당뇨병 같은 일부 만성 질환 위험은 낮춘다는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치 교수는 카페인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하루 중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심장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1999~2018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질병 중 하나다. 몸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 그 자체를 질병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비만을 질병으로 간주하면서도 그동안 당뇨병이나 심장병 등의 질병과 달리 비만에 '병'(病)이라는 단어를 함께 쓰지는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만으로 인한 질병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도 비만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지난해 대한비만학회는 비만이라는 명칭을 '비만병'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내놨다. '비만이 곧 질환'이란 인식 확대를 꾀하자는 게 학회의 의도다. 대한비만학회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국내 성인 인구의 비만율은 10명 중 4명꼴인 38.4%에 달한다. 체질량지수 기준 1단계 비만(25∼29.9㎏/㎡)의 경우 남성은 20대부터 유병률이 증가 추이를 보이다가 35∼39세에 53.4%로 정점을 찍는다. 30대 중후반 남성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비만에 해당하는 셈이다. 반면 여성은 20∼30대에서 비교적 낮은 20% 전후의 비만 유병률을 보이다가 40대 이후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70∼74세 때 44.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단계 비만(30∼34.9㎏/㎡)은 남성이
탄산음료와 과일음료 등 설탕이 첨가된 음료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매년(2020년 기준) 새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T2D)과 심혈관 질환(CVD)이 각각 220만건과 120만건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로라 라라-캐스터 교수와 터프츠대 다리쉬 모자파리안 교수팀은 7일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세계 184개국에 대해 설탕 첨가 음료로 인한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부담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새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 10건 중 약 1건, 심혈관 질환 30건 중 1건이 설탕 첨가 음료 때문에 발생한다는 의미라며 전 세계적으로 설탕 첨가 음료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탄산음료나 과일 음료, 에너지 음료, 레모네이드 등 설탕이 첨가된 음료의 소비는 경제발전과 함께 세계적으로,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단 음료는 빠르게 소화돼 영양가는 거의 없이 혈당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키고 장기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여러 가지 대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설탕 첨가 음료가
'1급 발암물질'인 담배를 끊고 건강을 되찾겠다는 다짐은 새해 단골 결심 중 하나다. 그러나 흡연자 중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이 매년 줄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의 '202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19세 이상 성인 흡연자 가운데 향후 1개월 이내에 금연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률은 13.1%였다. 흡연자 7∼8명 중 1명만 조만간 금연을 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금연을 계획하는 비율도 낮았다. 19∼29세 흡연자 중에선 9.2%만 금연을 계획한다고 답했고, 30대는 13.5%, 40대 12.7%, 50대 12.4%, 60대 17.9%, 70대 이상에선 17.8%였다. 흡연자들의 금연 계획률은 최근 들어 낮아지는 추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이 문항이 처음 포함됐을 때인 2001년엔 7.1%, 그다음 조사인 2005년 11.0%에 그쳤다가 연례 조사로 바뀐 2007년부터는 대체로 20% 안팎에서 오르내렸다. 구체적으로 2007년 19.8%, 2008년 18.1%, 2009년 18.7%, 2010년 21.0%, 2011년 19.7%, 2012년 19.8%, 2013년 20.0%, 2014년 24.7%,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