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17일 가톨릭대학교 조용연 교수 연구팀이 흑색종 발병에 관여하는 'STAT2' 단백질의 작용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피부암의 한 종류인 흑색종은 다른 부위로 전이가 잘 돼 다른 피부암보다 사망률이 높다. 자외선에 의한 유전자 손상이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STAT2'라는 단백질이 많아질수록 흑색종 세포주 증식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어 유전자원 스크리닝을 통해 'FBXW7'이라는 단백질이 STAT2의 안정성을 조절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자외선을 실제 흑색종 세포에 쪼인 결과 FBXW7이 줄어들면서 STAT2가 현격히 증가했다. 그동안 FBXW7가 세포 내 분해할 단백질을 선별하는 역할을 한다고만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흑색종 발생 과정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팀은 실제 70여명의 피부암 조직에서 단백질 FBXW7이 감소하고 STAT2가 증가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조용연 교수는 "흑색종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 '피엔에이에스'(PNAS)에 이날 자로 실렸다.
우울증 부모를 둔 10대 자녀는 다른 아이들보다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이 있는 부모의 자녀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뇌의 구조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의대 정신의학과의 데이비드 팔리아치오 임상 신경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우울증 부모를 둔 아이는 쾌락(pleasure)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우측 조가비핵(right putamen)의 크기가 작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4일 보도했다. 부모 중 우울증 환자가 있어 자신도 우울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은 아이들을 포함, 7천여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뇌 조영 비교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뇌의 우측 조가비핵은 보상, 동기, 쾌감을 담당하는 부위로 이 부위의 용적이 작으면 쾌감을 느끼는 기능 저하로 우울증, 약물 남용, 정신질환, 자살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우측 조가비핵이 작다는 것은 폭넓은 정신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초진단적 위험요인(transdiagnostic risk factor)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10년에
시신경이나 척수에 염증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고 사지가 마비되는 희귀질환인 '시신경척수염' 환자가 국내에서 매년 2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병원(김성민)·서울의료원(김지은)·삼성서울병원(신동욱) 공동 연구팀은 2010∼2016년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신경척수염 환자가 2010년 375명에서 2016년 1천365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로는 2010년 0.75명에서 2016년 2.56명으로, 매년 18.5%씩 증가했다. 시신경척수염은 시신경이나 척수에 자가면역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눈 뒤쪽의 시신경에 염증이 시작되면 시력이 저하되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통증이 나타난다. 염증이 척수에 발생하면 사지 마비나 호흡곤란 등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아시아인에게 유병률이 높은데, 여성 환자가 70∼90%로 대부분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는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시신경척수염에 취약한 유전적, 환경적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여기에 그동안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던 환자들이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조기진단이 가능해져 환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
폐경과 함께 여성 호르몬이 끊어지면서 겪게 되는 갱년기 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여성 호르몬제제를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HRT: hormone replacement therapy)이 흔히 사용된다. HRT에는 주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이 혼합된 경구용 호르몬제제가 사용된다. 에스트로겐만 투여하면 자궁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궁을 절제한 여성은 에스트로겐을 단독 투여할 수 있다. HRT는 그러나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단기 투여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그런데 혼합 HRT는 끊어도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그 반대로 유방암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메디컬센터의 로원 츨레보우스키 박사 연구팀은 '2019 샌앤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AP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여성건강계획(WHI: Women's Health Initiative) 참가 폐경 여성 1만6천여 명(50~70세)을 대상으로 1990년대에 시작된 대규모 임상시험의 후속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 임
자가면역 질환은, 과민해진 면역세포가 자기 세포나 기관을 공격해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건선, 크론병 등이 대표적인 예인데, 현재 미국에는 자가면역 질환 환자가 수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TNF 억제제(TNF inhibitor)'로 통하는 몇 가지 종류의 자가면역 질환 치료 생물제제가 개발돼 있다. 하지만 심각한 염증과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실제로 사용하는 건 제한적이다. 미국 미시간대 의대 연구진이 TNF 억제제에 이런 부작용이 따르는 이유를 알아냈다. 아울러 수상돌기 세포(dendritic cells)가 다른 면역세포의 작용을 총괄 제어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관련 논문은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12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수상돌기 세포는 인체의 제1 선에서 외부 위험요인을 막는 '내재 면역계(innate immune system)'에 속한다. 연구팀은 수상돌기 세포가 '적응 면역계(adaptive immune system)'에 속하는 T세포를 도와,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에 적절히 대응하
아동 비만이 청소년까지 이어진다는 국내 코호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와 강북삼성병원은 13일 강북삼성병원 신관 대회의실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2005년부터 시행한 소아·청소년 비만 및 대사증후군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코호트는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 식습관, 영양섭취상태 등이 무엇인지 장기적으로 조사·관찰한 연구다. 연구 대상자는 소아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 들어섰으며, 15년간 참여한 인원이 4천여명에 달한다. 주요 연구내용을 보면, 1998년생 2천540명을 대상으로 12년간 신체성장 지표를 매년 측정한 결과 아동기 비만이 청년기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때 비만한 경우 청소년기에도 지속해서 비만했고, 정상체중 아이와의 체중 차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벌어졌다. 또 초등학교 때 비만한 아이는 정상체중의 아이보다 키가 더 컸지만, 중학교 이후에는 정상체중 아이와 키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만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는 부모의 식습관, 패스트푸드 과잉섭취, 탄산음료 섭취, 과도한 스크린 시청 시간 등이 지목됐다. 대사증후군이 없는 6∼15세 소아·청소년 1천30
중년이나 노년의 성인이 낮잠을 너무 오래 자면 나중에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보통 사람보다 낮잠과 밤잠을 모두 오래 자면, 뇌졸중 위험이 거의 두 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 소재 화중과기대(華中科技大) 연구진이 중국인 3만1천750명(평균 62세)을 평균 6년간 추적 관찰한 분석 결과다. 관련 논문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신경학회(ANN)가 발행하는 저널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미국 신경학회는 3만6천여 명의 회원을 가진, 세계 최대 규모의 신경학자 및 신경과학 전문가 단체다. AAN이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연구진은 한 중국 기업의 퇴직자들로 코호트(실험군)를 구성했다. 그리고 밤잠과 낮잠을 각각 얼마나 오래 자는지, 수면의 질은 어떤지 등을 조사한 뒤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 다른 위험 요인을 반영해 향후 뇌졸중 발병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조사를 시작할 땐 뇌졸중 등 특별한 건강 문제가 없었는데, 전체 피험자의 4.9%인 1천557명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실제로 뇌졸중을 일으켰다고 한다. 분석 결과,
패혈증 전에 나타나는 증상인 '균혈증'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감염내과 송영구·이경화 교수, 가정의학과 동재준 교수 연구팀과 인공지능 전문기업 '셀바스 AI'가 조기에 균혈증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균혈증으로 진단된 환자 1만3천402명의 혈액을 배양하고 이 가운데 유의미하게 균혈증을 보인 데이터 1천260개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이후 인공지능의 균혈증 예측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 분석에 사용된 임상변수 중 혈청 내 알칼라인 포스파타제 효소 수치를 비롯한 10개 변수를 사용했을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영구 교수는 "예측정확도가 높은 10개 임상변수를 적용해 조기에 균혈증을 발견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며 "새로운 모델은 환자의 체온, 혈압 등의 활력징후, 혈액검사 등 실제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기에 패혈증을 더 빠르게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Journal of Clinical Medicine) 10월호에 게재됐
암 재발에 대한 불안감이 낮을수록 사망 위험도 줄어든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조주희, 혈액종양내과 김석진,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2012년 2월부터 2017년 3월 사이 악성 림프종 환자 467명을 대상으로 암 재발에 대한 두려움 정도와 실제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암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종양학회지'(Psycho-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암환자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재발에 대한 두려움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53세였고, B세포 림프종 환자가 전체의 75.8%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의 84%가 어느 정도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답했고, 16%는 매우 심하다고 호소했다. 재발에 관한 두려움은 예후가 좋은 저위험군 림프종 환자와 공격형 림프종 환자 간 차이가 없었다. 추적 관찰기간(평균 3.1년) 연구 참여 환자 중 37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89.2%가 림프종이 직접적 사인이었고, 나머지 10.8%는 폐렴 등 다른 질환 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