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헥토리아 빙하 두달새 8㎞ 후퇴…기존 최고속도의 10배"

美 연구팀 "평탄 지반 위 빙하 말단부, 부력에 떠올라 붕괴하며 속도 빨라져"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두 달 사이에 8㎞나 후퇴하는 등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 나오미 오크와트 박사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서 2022~2023년 헥토리아 빙하 상공에서 촬영된 위성 및 항공 영상과 고도 측정 자료를 분석,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2년 11~12월 두 달간 총 8.2㎞나 후퇴했고 이는 기존에 보고된 가장 빠른 빙하 후퇴 속도보다 거의 10배 빠른 것이라며 이런 기록적인 후퇴는 지금까지 거의 연구되지 않은 빙하 불안정화(glacier destabilisation)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빙하의 후퇴는 얼음이 녹는 것과 동시에 해수면 상승을 일으킬 수 있어 극지 빙하가 얼마나 빠르게 후퇴할 수 있는지, 어떤 요인이 빙하 후퇴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2022년 2월~2023년 8월 헥토리아 빙하를 촬영한 인공위성(Landsat 8·9, Sentinel-2, WorldView-2, PlanetScope) 및 항공 영상과 고도 측정(ICESat-2) 자료를 분석했다.

 인공위성 영상 분석 결과 2022년 11월부터 12월 사이에 헥토리아 빙하 후퇴 속도가 하루 약 800m로 정점을 찍었고, 이 두 달 동안 빙하 끝부분 경계가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총 8.2㎞나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 지역에서 관측된 6차례의 빙하 지진 지진파 형태를 토대로 발생 과정을 역모델링한 결과,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분리 빙하(calving.빙산)가 뒤집히면서 발생한 부력에 의해 생긴 힘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또 항공 레이더·위성고도 자료 분석에서는 헥토리아 빙하 하부가 평탄한 해저 암반(flat bedrock)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연구팀은 헥토리아 빙하의 극단적인 후퇴 속도는 빙하가 지반에서 바다 위로 떠오르는 부분에 있는 평탄한 암반지대인 아이스 플레인(ice plain)으로 후퇴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빙하가 점점 얇아지면서 아이스 플레인 전체가 바닷물의 부력에 노출되고 그 결과 빙하가 떠오르기 시작해 추가로 더 큰 규모의 빙산 붕괴가 일어나면서 빙하 후퇴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아이스 플레인은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며 그린란드와 남극 주변 빙하 아래 지형을 정밀하게 지도화하는 것이 앞으로 이런 급격한 빙하 불안정화가 발생할 가능성과 그로 인한 해수면 상승 영향 평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헥토리아 빙하는 면적이 약 300㎢로 남극 기준으로는 작은 규모지만 이런 급속한 후퇴가 더 큰 빙하에서 발생할 경우 전 지구적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출처 : Nature, Naomi Ochwat et al., 'Record grounded glacier retreat caused by an ice plain calving proces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25-018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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