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 변이한 폐 줄기세포가 일으킨다"

이형 줄기세포 다수 점하면 섬유증·과다 점액 등 증상 나타나
미 휴스턴대 연구진, 저널 '셀'에 논문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는 폐기종이나 만성기관지염 등으로 인해 호흡한 공기의 흐름이 막히는 병이다. 만성 기침, 호흡 장애, 짙은 가래 등의 증세를 보이다 악화하면 목숨을 잃는다.

 전 세계의 COPD 환자는 2억5천100만 명(2016년 현재)으로 보고돼 있다.

 현재 COPD로 사망하는 환자는 다른 어느 질병보다 많다. 하지만 그 원인은 별로 밝혀진 게 없고 효과적인 치료법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 휴스턴대 과학자들이 COPD 치료의 돌파구가 될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핵심은, 변이된 줄기세포가 폐에 너무 많이 생기면서 COPD의 주요 증상을 몰고온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COPD의 주요 특징적 증상을 가져오는 3개 유형의 변이 줄기세포를 단일 세포 복제 기술로 확인했다.

 휴스턴대 줄기세포 센터의 소장인 프랭크 맥키온 생물학·생화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최근 저널 '셀(Cell)'에 발표했다.

 21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COPD 환자는 혈액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허파꽈리가 제 기능을 상실해 치명적인 호흡곤란 등을 일으킨다.

 이번에 발견된 변종 줄기세포 가운데 첫째 유형은 다량의 점액을 생성해 소기도 폐쇄(small airway occlusion)를 유발했다. 또한 다른 두 개 유형은 섬유증과 염증을 몰고 와 폐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COPD 환자의 폐엔 정상적인 줄기세포가 많지 않았고, 이들 3개 유형의 변이 줄기세포가 다수를 차지했다.

 맥키온 교수는 지난 10년간 셴 와(Wa Xian) 연구 부교수와 한팀을 이뤄, 폐와 기도의 줄기세포 복제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2011년엔 H1N1형 독감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들을 연구해 폐 세포가 재생한다는 걸 입증했다.

 두 과학자는 기도의 부위에 따라 줄기세포가 다르다는 데 주목했다.

 맥키온 교수는 "말단 기도의 줄기세포는 기관과 허파꽈리에 새 세포를 공급해 폐의 자체 재생을 가능하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COPD 환자의 폐에서 많이 발견되는 '화생 병변(metaplastic lesion)'을, 폐의 변이된 줄기세포가 만든다는 걸 발견했다.

 화생(metaplasia)이란, 분화가 끝난 조직의 형태와 기능이 전혀 다른 조직의 성상으로 변하는 병적인 현상을 일컫는다.

 많은 과학자는 이런 화생 병변을 병리적으로 COPD와 연관 짓지 않고, 하나의 2차 효과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COPD 환자의 클론(복제 변이 줄기세포)을 면역결핍 동물 모델에 이식한 결과, 화생 병변뿐 아니라 C0PD의 주요 특징인 점액 과다분비, 섬유증, 만성 염증 등도 촉발했다.

 맥키온 교수는 "오랫동안 간과했던 COPD의 화생 병변은 단순한 부수적 결과가 아니고, 직접 병을 일으켰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COPD의 여러 증상을 가져오는 줄기세포의 정체를 알아냈다"라면서 "암 치료와 마찬가지로 특정한 약을 사용해 이런 줄기세포만 골라 죽임으로써 정상 줄기세포가 폐 조직을 온전히 재생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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