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혈뇌 장벽' 지키는 성상세포, 수면 조절도 관여한다

칼슘 신호로 뉴런과 별도로 작용…"더 직접 개입할 수도"
미 워싱턴 의대 연구진,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논문

 교세포(glia)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신경 조직의 항상성 유지, 수초(myelin) 생성, 신경세포 지지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중추신경계 교세포 가운데 가장 수가 많은 게 성상세포다. 별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한 성상세포(astrocyte)는 대략 뉴런(신경세포)의 5배에 달할 거로 추정된다.

 성상세포의 주기능은, 혈액 내 이물질(병원체 포함)이 뇌의 실질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혈-뇌 장벽(BBB)'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성상세포는 또한 세포 외 이온 환경 유지와 시냅스 전달, 신경전달물질 재활용 등에도 관여한다.

 성상세포는 이런 작용을 하는 데 뉴런의 전기 신호 대신 칼슘 신호를 이용했다.

 성상세포는 틈새 이음(gap junction)으로 다른 성상세포와 연결돼 있다. 성상세포 내 저장고에서 칼슘이 세포질로 빠져나오면 다른 성상세포로 신호가 전달된다.

 이 연구는 미국 워싱턴 의대의 마커스 프랭크 의생명과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고, 논문은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최근 실렸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머리 착용식(head-mounted) 소형 현미경과 형광 칼슘 지표를 이용해, 생쥐가 깨어 움직일 때와 잠잘 때 뇌에서 성상세포의 칼슘 신호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전두 피질 성상세포의 칼슘 활성도가 올라갔다. 하지만 잠을 보충하면 칼슘 활성도가 떨어지면서 신호량도 줄었다.

 유전적으로 성상세포의 칼슘 활성도를 조작하면 수면 욕구의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로 유전자 조작으로 성상세포의 칼슘이 결핍된 생쥐는,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정상 생쥐만큼 오래 잠자지 않았고. 졸려 하는 듯한 반응도 덜 보였다.

 성상세포의 칼슘 신호가 작동하는 방식은 뉴런의 그것과 전혀 달랐다.

 뉴런의 전기 신호는 비렘(non-REM)수면 단계와 수면 부족 상태에서 더 동조화됐지만, 반대로 성상세포의 칼슘 신호는 같은 조건에서 동조화 정도가 약해졌다.

 이는 성상세포가 뉴런이 하는 대로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수면 조절에 더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프랭크 교수는 "지난 100여년간 수면 연구에서 엉뚱한 곳(뉴런)을 뒤졌을 수도 있다"라면서 "수면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면 장애 환자를 도울 만한 치료법을 찾으려면 성상세포를 연구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의정갈등 터널 끝 보일까…李 '해답찾기' 주문 속 의료계도 화답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과 관련해 '신뢰 회복'과 '대화'의 메시지를 내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곧바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의료대란의 해법 찾기를 주문한 가운데, 의료계도 장기화한 사태 해결의 바람을 담아 화답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 해법에 대한 질문에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충분히 하고, 또 적절하게 필요한 영역에서 타협해 나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의대생이) 2학기에 가능하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 많이 만들어내야 하겠다"며 "빠른 시간 내에 대화하고, 이것도 역시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의정 갈등과 관련한 첫 공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선 "제가 가장 어려운 의제로 생각했던 의료대란 문제와 관련, 해답이 있을지 가능하면 찾아봐 달라"며 "의사단체 및 관련 의료단체와의 대화도 치밀하고 섬세하게, 충분하게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해법까지 제시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성별·연령별 정상 혀 색깔은…" 한의학연, 국가참조표준 개발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계 최초로 혀 색상을 통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국가참조표준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국가참조표준은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과학적으로 검증·공인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용하게 하는 제도다. 한의건강검진 연구에서 표준화된 측정 방법으로 수집한 한국 정상인의 설 영상 데이터 967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설진(舌診·혀의 색깔과 형태를 통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한의학 진찰 방법) 측정 기기를 통해 측정한 성별·연령별 한국인 정상인의 설질과 설태 색상 데이터가 포함됐다. 설질은 혀의 조직 표면으로 면역 세포의 침윤에 의한 갈라짐, 타액 양에 따른 건조 정도를 관찰할 수 있다. 설태는 설질 위에 깔린 이끼 형태의 물질로, 설질 상피의 각질화 속도 등을 파악해 한의학적으로는 위장관 질환을 예측하는 데 쓰인다. 육안을 이용한 전통적인 설진 측정 방식은 높은 불확도(측정값의 오차범위)로 인해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국내에 현존하는 설진 측정 기기를 포괄해 측정 방법을 표준화하고, 불확도를 계산해 한국 정상인의 혀 색상 참조표준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성별·연령별 정상 혀의 설질과 설태 색상을 획득하

메디칼산업

더보기
동아ST, 입센코리아와 성조숙증·전립선암 치료제 공동 판매
동아에스티는 입센코리아와 성조숙증 및 전립선암 치료제 '디페렐린(성분명 트립토렐린)' 공동판매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디페렐린은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 입센이 개발한 GnRH(생식샘 자극 방출 호르몬) 작용제로, 중추성 성조숙증 및 전립선암에 쓰이는 치료제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지난 1일부터 디페렐린의 국내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종합병원 대상 영업은 양사가 함께 협력하고, 병의원 대상 영업은 동아에스티가 전담한다. 양사는 축적된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디페렐린의 국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입센코리아 양미선 대표는 "디페렐린은 조기 사춘기로 고민하는 성조숙증 어린이들과 남성성, 암 치료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전립선암 환자들을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약제"라며 "입센의 과학적 접근 및 동아에스티의 국내 시장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환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정재훈 사장은 "입센코리아와의 협력은 디페렐린의 국내 공급 확대와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사의 역량과 전문성이 결합돼 국내 환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성조숙증 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