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장균 가진 생쥐, 새끼한테 젖 안 먹인다

동물의 행동 조절에 관여하는 대장균 첫 발견
세로토닌 수위 연관성도 주목…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논문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와 소화관이 여러 경로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다고 믿는다.

 예컨대 신경이 곤두서면 위장에 통증이 생기고, 속이 비면 짜증이 나는 식이다.

 이처럼 장과 뇌를 연결하는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장의 미생물이 숙주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계속 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이 정신 건강과 신경 질환 등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구하는 과학자도 급증세를 보인다.

 그런데 '장뇌 축'의 위력을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쥐 암컷이 새끼를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행동을 하는 데 특정 대장균이 관여한다는 것이다.

 미국 소크 연구소 과학자들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자넬 에어스 교수는 "장의 미생물이 어미 생쥐의 건강한 행동을 유도하고, 어미와 새끼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라면서 "우리가 알기론 동물 모델에서 이런 사실이 입증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장 미생물 총(叢)의 유익균 및 유해균 구성은 우울증, 불안증, 자폐증 등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처럼 개별 세균의 특정 균주(strain)가 동물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기는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다.

 에어스 교수 연구팀은 각각 다른 대장균 균주(strain)를 하나씩 가진 여러 생쥐 그룹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를 통해 특정 균주(O16:H48 MG1655)를 가진 생쥐의 새끼들이 성장을 멈췄다는 게 드러났다.

왜소 성장의 원인은 영양 섭취 부족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어미 젖을 빨려고 하는 새끼의 행동이나 어미 젖의 영양 성분 구성 및 생성량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문제를 일으키는 건 이 대장균 균주였다.

 이 대장균이 새끼를 잘 돌보지 않게 어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로 잘 돌보는 어미 생쥐에게 옮겨 주거나, 따로 성장 인자(IGH-1)를 투여하면 성장이 멈췄던 새끼가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에어스 교수팀은 다음 단계로 이 대장균 균주가 어떻게 생쥐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는지 그 작용 기제를 연구할 계획이다.

대장균의 요도 감염을 막는 유로모듈린 이미지

 이 대장균 균주는 인간의 장에서도 발견된다. 장과 뇌를 연결하는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장의 미생물이 숙주의 행동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정신 건강과 신경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주목받는 연구 영역으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확인된 건 없다.

 다만, 대장균이 세로토닌 수위의 변화와 연관돼 있다는 건 이미 학계에 보고됐다.

 세로토닌이 식중독균으로 유명한 '대장균 0157'의 감염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SW)의 버네사 스페란디오 미생물학 교수팀은 지난해 6월 국제학술지 '세포 숙주와 미생물'(Cell Host & Microb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세로토닌은 감정적 행동, 기분, 수면 등의 조절에 관여하는 모노아민계 신경전달 물질이다.

 세로토닌의 90%는 위장관의 장 크롬 친화성 세포에서 만들어지는데 세로토닌이 잘 활성화하지 않으면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에어스 교수는 "인간의 장 미생물은 (확인된 것만) 수백 종에 달해 같은 연구를 하기가 매우 어렵다"라면서 "동물 모델의 메커니즘을 더 많이 이해하면 이 대장균 균주가 인간에게도 동일한 작용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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