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돌파 감염', 10배 이상 강한 '슈퍼 면역' 만든다

자연 감염·백신 접종 결합한 '하이브리드 면역' 효과 확인
감염 병력자 나중에 백신 맞아도 증강 효과 '대동소이'
미국 오리건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면역학'에 논문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가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백신 접종자의 '돌파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으론 오미크론 변이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학계에 보고됐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과 백신 접종이 결합하면 초강력 '하이브리드 면역'(hybrid immunity)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가지가 한데 묶이면 단순히 백신만 맞았을 때보다 훨씬 강한 '슈퍼 면역(super immunity)' 효과가 난다는 게 요지다.

 이런 면역력 증강 효과는 백신 접종과 감염의 순서가 뒤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맞은 다음에 돌파 감염이 일어나든, 감염 병력이 있는 사람이 백신을 맞든 효과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기 전에 이뤄졌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돌파 감염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OHSU)의 피카두 타페스(Fikadu Tafesse) 분자 미생물학 면역학 조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5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 온라인판에 논문으로 실렸다.

 타페스 교수팀은 작년 12월에도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돌파 감염 후에 극적으로 높은 수위의 면역 반응이 나타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연구팀은 돌파 감염자의 혈장을 채취해, 오미크론 전에 나타난 여러 유형의 신종 코로나 변이를 놓고 '교차 중화'(cross-neutralization) 효능을 시험했다.

 이번 연구에선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이 백신을 맞아도 비슷한 면역 증강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새로이 확인됐다.

 이런 '하이브리드 면역'이 형성되면 항체의 중화 효능이 백신만 썼을 때보다 10배 이상 강해지고, 항체도 훨씬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화이자의 mRNA 백신을 맞은 OHSU 근무자 104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면역 반응을 검사했다.

 이들은 감염 전력이 없는 백신 접종자 42명, 감염 전력이 있는 백신 접종자 31명, 돌파 감염이 생긴 백신 접종자 31명으로 구성됐다.

 과학자들은 이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생물안전 3등급(Biosafety Level 3) 실험실에서 신종 코로나 변이 3종에 노출했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타페스 교수는 "감염됐다가 백신을 맞든, 백신을 맞은 상태에서 돌파 감염되든 별 차이 없이, 깜짝 놀랄 만큼 강한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기 전에 진행됐다.

 하지만 오미크론에 의한 돌파 감염에서도 비슷한 면역 증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했다.

 공동 수석저자를 맡은 같은 과(科)의 빌 메서(Bill Messer) 조교수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많은 백신 접종자가 결국 돌파 감염을 겪을 거로 예상한다"라면서 "이는 강력한 하이브리드 면역이 생기는 하나의 형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선 또 신종 코로나에 여러 차례 감염된 사례를 시험하지 않았다.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상당수에 달하는 걸 고려하면 이 범주에 드는 사람도 적지 않게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면역 풀'(pool of human immunity)이 계속 커질 거라는 뜻이다.

 하지만 자연 감염으로 생기는 면역력은 개인별로 차이가 크다고 한다.

 메서 교수는 "자연 감염을 겪은 사람 중 어떤 이는 백신을 맞은 것에 버금가는 면역력이 생기기도 한다"라면서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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