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는 코로나19 감염 시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거나 중환자실에 입실해야 하는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유준상·김진권 교수,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김지현·송태진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뇌전증 유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후 환자의 경과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21만2천678명의 코로나19 PCR 검사자와 이 중 뇌전증을 동반한 3천919명을 대상으로 감염 후 중증 합병증 여부를 살폈다. 코로나19 감염 시의 중증 합병증은 진단 후 2개월 이내에 인 공호흡기와 같은 기계호흡 적용, 중환자실 입실, 사망 여부로 정의했다.
전체 검사자 중에서 확진자는 7천713명으로, 이 중 일반 확진자는 7천641명이고 뇌전증을 동반한 확진자는 72명이었다.
이들을 분석한 결과 뇌전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합병증 위험이 더 컸다.
일반 확진자는 7천641명 중 431명인 약 5.64%에서, 뇌전증을 동반한 확진자는 72명 중 13명인 약 18.06%에서 중증 합병증이 발생했다. 단 코로나19 감염 위험 자체는 뇌전증 유무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로 뇌전증이 코로나19 중증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유 교수는 "뇌전증이 코로나19 감염 확률을 높이지는 않으나 감염 시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뇌전증을 동반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더욱 주의 깊게 치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