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 탈출해 염증 일으키는 세균, 이젠 미리 알 수 있다

IgG 반응 검사법 개발…염증 질환 치료에 유력한 표적 될 듯
미국 시더스-시나이 병원 연구진, '사이언스 중개 의학'에 논문

 장(腸)에 사는 세균은 종종 장의 벽(gut barrier)을 넘어서 다른 기관을 침범하기도 한다.

 이런 장 세균이 면역계를 자극하면 해당 기관에 심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염증 질환에서 이런 현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장의 미생물 총에서 어떤 세균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밝혀내고자 했다.

 이런 세균을 정확히 확인해 제거하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시더스-시나이(Cedars-Sinai) 메디컬 센터 과학자들이 획기적인 항체 반응 검사법을 개발했다.

 혈액의 면역 단백질을 이용해 염증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큰 장 세균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경로를 통해 생길 수 있는 염증 질환은 비만, 간 질환, 염증성 장 질환, 암, 일부 신경 질환 등이 있다.

 이반 부이코비츠-츠비인(Ivan Vujkovic-Cvijin) 생의학 조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7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논문으로 실렸다.

 오래전부터 장 세균은 면역 과민 반응으로 어떤 질환이 생길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거로 추정됐다.

 주목할 부분은, 이런 질환 가운데 다수가 장 이외의 기관에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장의 벽을 넘어서 위장관 밖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장 세균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진 이런 세균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시더스-시나이 연구팀은 더 정교하고 확실한 검사법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AID) 과학자들과 손을 잡았다.

 장 세균에 대한 면역 반응 규모를 확인하는 덴 혈장 테스트를 이용했다.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다. 당연히 모든 항체는 혈장에 들어 있다.

 연구원들은 첨단 시퀀싱(염기서열분석) 기술로 IgG(면역글로불린 G) 수치를 측정했다.

 이를 통해 염증 질환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장 세균 전체와 세균 종별 항체 반응 규모를 알아냈다.

 IgG는 혈액과 세포 밖 수액에 존재하는 주요 항체로서 많은 병원체 감염을 차단한다.

 IgG가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둘러싸면 이를 인지한 포식성 면역 세포가 병원체를 집어삼킨다.

 또 IgG가 어떤 병원체와 결합하면 병원체의 이동 능력이 떨어지면서 서로 달라붙는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수전 데브코타 소화기내과 부교수는 "장의 박테리아가 바깥의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면 다면발현 효과(pleiotropic effect)가 나타나는데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라면서 "따라서 검사 장비를 몸 안에 넣지 않고도 박테리아의 이동을 확인하는 검사법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에 이 검사법을 적용해, 환자의 면역계가 비피두스균(Bifidobacterium) 등 특정 장 박테리아를 표적화한다는 걸 확인했다.

 건강한 피험자의 면역계는 전혀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 장 세균은 그동안 염증성 질환을 유발할 거로 의심받지 않던 것들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염증성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연관됐을 개연성이 큰 장 세균이 새로이 확인된 것이다.

 물론 이들 장 세균은 잠정적으로 중요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다.

 시더스-시나이 과학자들은 이들 세균의 발병 메커니즘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후속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중증 모자의료센터'로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선정
최중증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진료할 '중증 모자의료센터'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선정됐다고 보건복지부가 1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중증 모자의료센터는 최종 전원기관으로서 모자의료 전달체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간 정부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진료를 위해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지정해 운영해왔는데, 센터간 역량 차이와 지역별 인프라 연계 부족 등으로 중증 환자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중증도에 따라 진료가 이뤄지도록 중증 모자의료센터와 권역 모자의료센터, 지역 모자의료센터 등으로 모자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했다. 이번에 선정된 2곳은 산과, 신생아과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세부 분과 및 소아 협진진료과 진료역량도 갖춰 고위험 산모·신생아와 다학제적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에게 전국 최고 수준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이들 의료기관은 24시간 진료체계 유지와 예비병상 운영 등을 통해 다른 병원들에서 응급환자 치료가 어려운 경우 최대한 환자를 수용·치료하게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두 병원에 시설·장비비 10억원과 운영비 12억원을 지원한다. 정통령 복지부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