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위기' 서울백병원 구하기…후손들 "K메디컬 허브로" SOS

백낙환 전 이사장 딸 백진경 교수 등, 서울시 부시장 만나 비전 설명
"폐원이 설립자 뜻 아닐 것…좋은 방향 모색"…오세훈 "방법론 찾아야"

 폐원 위기에 놓인 서울백병원을 살리기 위해 병원 설립자 백인제(1898∼미상) 선생의 후손들이 나섰다.

 후손 대표인 백진경 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는 3일 자료를 내고 "저희는 서울백병원의 역사를 전승하면서 글로벌 K메디컬 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뜻과 행동을 모았다"고 밝혔다.

 후손들은 "서울 근대화의 중요한 유산인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귀중한 역사의 손실"이라며 "도심 공동화를 촉진해 도시 발전에 지장을 주고 4곳의 형제 백병원과 인제대의 동반 침체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울백병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건강검진 등 K의료서비스 센터 구축에 최적의 장소"라며 "21세기 글로벌 K메디컬 서비스 허브 구축에도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강조했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2004년 이후 누적 적자가 1천745억원에 달하는 등의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달 인제학원 이사회에 의해 폐원 결정이 내려졌다.

 이사회가 부지·건물 처리 방안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시는 서울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쓸 수 있게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날 백 교수 등은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면담해 서울백병원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기자들과도 만났다.

 백 교수는 "백병원 성형외과가 유명할 때 외국인 관광객이 수술하고 근처 호텔에 머물다 갔는데, 그런 식으로 특화하든지 아니면 도심지 거주민을 위한 응급센터를 짓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전했다.

 강 부시장은 보다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면 논의할 여지가 있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책에 공공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에는 "대학병원은 사유재산으로 볼 수 없고 설립자의 의도를 보면 사유재산을 넘어 (사회에) 헌신하겠다는 의도가 묻어난다"고 답했다.

 함께한 조영규 교수협의회장은 "코로나 시국에 신당동 인근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제공한 바 있다"며 병원 생존을 위해 공공성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면 그 역할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8월로 예정된 인제대 총장 선거에 출마해 대학과 병원 위기 극복을 도모하는 한편, 국내외 기업, 투자자들과 함께 '백병원 거듭나기'를 위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폐원이) 백인제 박사와 백낙환 전 이사장의 뜻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후손으로서 좋은 방향을 모색해 해결책을 제안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재단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위기는 기회"라며 백병원 반경 3㎞ 안에 공공의료기관 5곳이 있는데 이들과 상호 보완하는 쪽으로 병원이 남을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위기 시에 기능하는 병원으로 남을 수 있는 방법론을 찾고 있다면서 "잘 협의해서 백병원이 서울시가 필요로 하는 의료기능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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