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 처방…불면증 치료 '솜즈'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 정식 처방…"맞춤형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환자가 '수면일기' 작성하면 의사가 주간단위 처방, 앱은 실시간 '피드백'
"매주 병원 방문 번거로움 없고, 비용도 기존 치료 절반 수준"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환자에게 정식으로 처방된 첫 사례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10일 만성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Somzz)'의 정식 처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디지털 치료기기가 임상연구 등에서 환자에게 사용된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처방된 것은 처음이다.

 솜즈는 에임메드㈜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의 협력으로 개발한 디지털 치료기기다.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승인을 받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의미한다.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현재까지 솜즈 외에 웰트가 개발한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WELT-I'가 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솜즈는 2022년 시행된 임상시험(연구책임자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서 불면증의 심각도를 효과적으로 낮추고, 수면 효율을 높이는 안전한 치료임이 확인됐다.

 첫 처방을 받은 사람은 40대 직장인 A씨로, 5년 전부터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가족 상황 악화로 불면 증상이 더 심해지며 가끔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고 있다.

솜즈 CBT-I 치료절차 모식도

 A씨 등 솜즈 처방을 받는 환자는 6~9주간 피드백, 행동 중재, 수면습관 교육 등을 통해 맞춤형 비약물적 치료를 받는다. 환자는 매일 솜즈 앱에 '수면일기'를 기록하며, 주간 단위로 자신에 맞는 수면시간(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을 의사로부터 처방받는다.

 앱은 실시간으로 수면 습관을 교육하고, 행동 개선과 수면에 대한 잘못된 생각 교정 등을 돕도록 피드백을 제공한다.

 솜즈는 건강보험 체계에는 편입되지 않아 비급여로 이용할 수 있다.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20~25만원으로, 비급여 검사비를 포함해 50~60만원 수준인 기존 인지행동치료 비용의 절반 수준이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교수는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지만, 환자가 매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등 접근성에 문제가 있어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어려웠다"며 "디지털 기술이 접근성을 높여 불면증에 대한 비약물적 치료를 더 쉽게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솜즈는 조만간 행정절차를 거쳐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 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에서도 처방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은 "개인 맞춤형 치료와 디지털 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치료기기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35억3천700만 달러(4조6천547억원)에서 연평균 20.6% 성장해 2030년 235억6천900만 달러(31조16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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