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이 종양 미세환경에서 '종양 관련 대식세포'(TAM)와 '간 성상세포' 간 상호 작용으로 일어나는 '세포독성 CD8+ T세포'의 증식 억제를 간암 발병의 원리로 제시했다고 9일 밝혔다.
간암은 암종별 사망 원인(2021년 기준)에서 폐암에 이어 2위로 많다.
현재 간암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관문억제제(체내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는 반응률이 낮아 효과적인 치료 표적이 요구되고 있다.
대식세포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지만 조건에 따라 오히려 암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 종양 관련 대식세포로 바뀌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 대식세포들이 활성화된 간 성상세포와 근접해있으며,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암세포 침투를 위한 신호 전달 분자인 'CX3CR1 케모카인'을 발현하는 종양 관련 대식세포가 암 주변 조직 내로 이동해 간 성상세포와 상호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활성화된 간 성상세포에서 분비되는 레티노익산이 종양 관련 대식세포의 '아르기나아제 1' 발현을 유도, 아르기닌 대사를 촉진함으로써 세포독성 CD8+ T세포의 증식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독성 CD8+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해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로, CD8+ T세포 증식에 필요한 아르기닌이 고갈되면 군집이 감소하면서 간암 발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정원일 교수는 "간암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세포와 간 성상세포의 상호작용 기전을 대사적 측면에서 처음 규명했다"며 "새로운 간암 치료 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민 박사와 최성은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간학'(Hepatology) 지난달 19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