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저출산에 잠재성장률 '발목'…"구조개혁 속도내야"

한·미 잠재성장률 '역전' 1년 빨라져…"선진국 못 따라잡는 '비수렴 함정' 우려"
尹정부, 혁신 생태계 강화·사회 이동성 제고 등 '역동경제' 드라이브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미국에 처음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국 경제의 역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동시장 기반을 흔드는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깎아내리는 위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뚜렷한 반전의 실마리는 '아직'이다.

 빠듯한 나라살림 탓에 당분간 재정이 총요소생산성(TFP) 혁신의 과감한 마중물 역할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현 정부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2020∼2022년 2.3∼2.4%를 기록한 점에 비춰보면 최근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은 2020∼2023년 잠재성장률이 1.9%에서 2.1%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에도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잠재성장률 통계가 산정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작년 한국을 추월한 데 이어 올해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OECD의 추정치와 비교하면 한국과 미국 잠재성장률 역전 시기는 1년 앞당겨졌다. 지난해 추정 때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1.7%)이 미국(1.9%)을 처음 밑돌 것으로 전망했지만 올해 추정 결과 작년 이미 '역전'이 시작됐다고 본 것이다.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모두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기초 체력'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계의 견해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우리나라가 소득 수준이 더 높은 미국보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22년 세계은행(WB)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5천990달러로 미국(7만6천370달러)의 47%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과 미국 간 잠재성장률의 역전은 앞으로 양국 간 소득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보통 캐치업(catch-up)을 하는 국가는 후발자로서 성장률이 높아야 한다"라며 "한국이 생산성 격차 등으로 프런티어 국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른바 '비수렴의 함정'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생산인구 감소에 발목…혁신 투자 마중물 '재정'도 부족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 발목을 잡는 주된 이유는 바로 저출산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2년 71.1%(3천674만명)에서 2072년 45.8%(1천658만명)로 급감할 전망이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의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7.4명에서 2072년 104.2명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홍콩(158.4명)과 푸에르토리코(119.3명)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고 미국은 계속 이민자가 유입되고 있다"라며 "인구가 줄면 성장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노동력 부족으로 힘이 빠진 성장 동력은 자본·기술 등 총요소 생산성 개선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총요소 생산성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기술 수준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통상 자본·노동 투입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가가치의 증가분으로 측정된다.

 하지만 가파른 고령화 탓에 성장 잠재력의 개선도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공급 자체가 줄면 자본 투입에 대한 생산성도 줄어들어 자본의 성장 기여도도 함께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올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연구들은 노동력 저하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을 극복하려면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인구가 줄고 인력이 고령화하는 시기에 총요소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40년 0.7%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 尹정부, 역동경제 로드맵 시동…구조개혁 가속

 재정 지원은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총요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의 필요 조건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역대급 세수 부족, 일관된 감세 기조로 당장 재정 여력이 많지 않은 점이 걸림돌이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전 세계적인 기술 보조금 경쟁에도 2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R&D 예산은  이런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내년 R&D 예산(29조7천억원)은 올해보다 11.8%나 늘지만 총량 기준으로 보면 2년 전인 지난해(29조3천억원)와 같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인구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대외 개방, 규제 합리화 등 경제 역동성 강화를 위한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 인력을 적극 수용하고 교육 개혁 등을 통해 인적 자본의 질을 높이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는 혁신 생태계 강화,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 이동성 제고 등 3개 축과 하위 10개 세부 과제로 구성된 역동경제 로드맵을 제시하고 구조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등 기업 밸류업 지원, 정년 이후 계속고용 로드맵,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교육 시스템 혁신 등이 대표적인 추진 과제들이다.

 정책 당국이 한국 사회의 기저에 깔린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은 그 자체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하준경 교수는 "한국과 미국 간 잠재성장률의 역전은 구조개혁이 속도를 내야 함에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자꾸 해결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필수·공공의료 협의체 출범…지역필수의료법 시행준비
보건복지부는 17개 시도,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참여해 지역필수의료현안을 논의하는 공식 협의기구인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출범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지역필수의료법이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지역필수의료 사업 기획, 하위법령 제정 등 준비해야 할 과제가 집중돼 있어 협의체를 통해 중앙과 지방 간 조율 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제1차 협의체 회의에는 17개 시도 보건국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공공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복지부 주관으로 월 1회 운영하고, 권역 단위 세부 조율을 위한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권역별 협의체도 이달 중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내년 3월 11일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함께 중앙 필수의료정책심의위원회, 5대 초광역권 협의회, 17개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각 시도가 자체 현황에 기반해 사업을 구상하고, 복지부가 제시하는 공통 기본 방향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게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로 했다. 참석한 지자체 보건국장들은 응급·분만·소아 등 분야별 의료 공백 실태와 지역 특성에 맞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식약처,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삼삼한 주간' 운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2회 '삼삼한 데이'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나트륨과 당류를 줄여서 먹는 건강한 식생활 문화가 일상에 정착될 수 있도록 '삼삼한 주간'을 운영한다. '삼삼한 데이'는 '음식 맛이 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담백하게 맛있다'는 의미의 '삼삼한(3·3·1)'에서 착안해 매년 3월 31일을 건강한 식생활 실천의 날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을 통해 나트륨·당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확산시켜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K-푸드와 올바른 식생활 실천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이다. 올해는 일상 속 삼삼하게 먹는 문화를 보다 널리 확산하기 위해 '삼삼한 주간'으로 확대 운영하고 해당 기간 업계·학계·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식약처는 24일 식약처장과 함께하는 '오유경 안심톡톡, 삼삼한 일주일, 평생을 가볍게!' 라이브 방송으로 나트륨·당류 줄이기 비결 등을 공유함으로써 '삼삼한 주간'의 시작을 알린다. 26일에는 나트륨, 당류 등 영양성분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는 우수 급식시설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28일에는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춘계 학술대회와 연계하며 29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대국민 참여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