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해도 112 출동만 기다려"…구급대원들 "폭력 대응책 미흡"

강원서 올해 한 달에 한 번꼴로 폭력 발생…대부분이 주취자
"보디캠 등 영상 채증·폭력 이후 심리 치료 등 사후 조치뿐" 토로

 소방대원들을 상대로 한 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관련 대책이 증거 수집을 위한 CCTV 설치, 심리치료 등 대부분 사후 조치에 집중돼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강원지역에서 구급대원을 상대로 폭행 8건, 폭언 4건 등 총 12건의 폭력 관련 범죄가 발생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폭력이 일어난 셈이다.

 가해자 중 11명은 주취자였으며, 1명은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소방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최근 항소심 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소방대원들은 폭력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는 데 비해 예방 조치나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현재 각 소방서에서 119구급차량 정면과 좌·우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고, 폭행 장면 채증을 위한 개인용 웨어러블 캠·보디캠 등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 역시 사후 조치 방안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구급차에 경고 방송을 내보내는 자동장치와 112 상황실에 119구급차의 위치가 신고되는 자동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이외에 구급대원 스스로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도구나 안전도구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강원 지역 소방대원 A씨는 "흉기를 휘두르는 급박한 상황에서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데도 구급대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112 자동 신고 장치를 누른 뒤 빨리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보디캠 등 영상 촬영은 단지 채증을 위해 쓰일 뿐 긴급 상황에서 소방대원의 안전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폭력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 도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소방대원 B씨도 "폭력 피해를 본 구급대원들은 심리상담이나 힐링캠프 등 회복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폭력 이후 발생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치료를 위한 조치일 뿐"이라며 "소방 활동을 방해해 응급환자 이송이 지연되는 등 출동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급대원 폭행은 소방기본법과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2022년부터 구조구급 활동 방해에 대한 형법상 감경 규정에 관한 특례가 시행됨에 따라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폭행이더라도 감경 없이 처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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