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냉장고 냉매를 온실효과를 덜 일으키는 물질로 바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수소불화탄소(HFCs) 관리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수소불화탄소는 에어컨과 냉장고의 냉매, 폴리우레탄 단열재용 발포제, 소화기에 들어가는 소화약제 등으로 사용된다.
수소불화탄소는 1989년 발효된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오존층 파괴물질인 수소염화불화탄소(HCFC)와 염화불화탄소(CFCs)를 대체하고자 개발된 합성물질이다. HCFC와 CFC는 흔히 말하는 프레온가스다.
예컨대 가정용 냉장고에 사용되는 'R-134a'이라는 수소불화탄소 물질은 지구온난화지수(GWP)가 1천300이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1천300배 강력하다는 의미다.
제품에서 서서히 누출되는 특성상 일단 2034년까지는 수소불화탄소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올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지침이 바뀌면서 수소불화탄소가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졌다.
현재 오존층보호법과 대기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등에 따라 부분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수소불화탄소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全) 주기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는 않다.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수소불화탄소 관리제도 개선방안은 지구온난화지수가 높은 물질을 지수가 낮은 물질로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저(低) 온난화 지수 수소불화탄소 대체 물질 또는 관련 부품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대상 기업에 저 온난화 지수 전환 설비 지원 등 국고보조사업을 추진한다.
저 온난화 지수 물질을 사용한 제품이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되도록 관련 인증제도 개선한다.
아울러 냉장고와 에어컨 등에 어떤 수소불화탄소를 사용했는지, 해당 수소불화탄소 온난화 지수가 몇인지 표시하는 제도를 2027년 도입한다.
정부는 제품 제작 시 사용되는 냉매 등을 온난화 지수가 낮은 물질로 대체하기 위해 업계와 협의해 일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물질 대체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가정용 냉장고는 2027년 온난화 지수가 150 이상인 냉매를 지수가 낮은 물질로 바꾸고 가게에서 사용하는 냉장 설비는 대체 시기를 2030년으로 하는 식이다.
냉매와 관련해서는 제조·수입업자에 더해 냉매 사용기기 제조업체와 유지관리업체에도 냉매 사용량 신고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또한 냉매 사용 기기에서 냉매 유출을 방지하는 관리기준 적용 대상도 '1일 냉동능력이 20t 이상'에서 '1일 냉동능력 10t 이상'으로 낮춘다.
재충전 냉매 보관 용기 사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폐냉매를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재활용 기반을 구축하고 시범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기관에는 냉매 사용기기를 교체·폐기할 때 잔류 냉매 회수를 의무화하고 일정량 이상 냉매를 사용하는 업체는 재생 냉매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수소불화탄소 관리제도 개선방안으로 2035년 예상되는 수소불화탄소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6천100만t)을 2천만t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