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으로 방광암 조기 진단…두 차례 융합 통해 창업 도전

KIST 정영도·기계연 이동진 박사팀, '민감도 88%' 진단키트 개발
NST·KST 창업 프로그램 잇따라 선정…"경쟁형이 연구자 창업에 도움"

 "민감도 20%에 불과했던 기존 시장의 소변 방광암 진단키트와 달리 새로운 방식의 진단키트로 이중맹검 임상 시험에서 민감도 88%를 확보했습니다."

 정영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과 이동진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이런 임상 결과를 소개하며 "내년 플로트바이오사이언스를 창업해 시장 진입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트바이오사이언스는 정 책임연구원과 이 박사, 고려대 의대 강석호 교수 등이 내년 창업을 목표로 운영 중인 예비창업팀으로 연구실 진단 방식이 아닌 소변으로 현장 진단이 가능한 조기 방광암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방광암은 암세포의 방광 근육 침투 여부에 따라 조기와 후기로 나뉘는데, 후기에 접어들면 방광을 절제하는 수밖에 없어 소변 주머니를 차는 등 불편함이 커진다.

 플로트바이오사이언스는 방광암 세포가 근육에 파고들 때 세포외골격(ECM)을 부수는 효소를 내는 데 착안해 ECM으로 젤을 만들고 그 안에 표시자를 넣어 효소를 찾아내는 키트를 개발했다.

 키트는 젤과 물이 있고 위에 기름이 떠 있는 구조로, 젤이 부서지면 표시자가 부력에 의해 뜨면서 기름층을 만나 색을 낸다.

 이 색을 분석하는 것으로 방광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며, 휴대폰으로도 색을 분석하면 진단이 가능할 정도로 간편하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정 책임연구원이 확보한 이런 진단 원천기술이 응용처를 찾고 창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두 차례 주요한 만남이 있었다.

 우선 KIST와 고려대 의대 간 임상중개 프로그램을 통해 강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 이를 방광암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창업 프로그램에서 여러 연구자를 무작위로 섞는 미팅 과정 중 이동진 기계연 박사를 만나면서 젤을 대량생산 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 박사는 "연구하면서도 실생활에 응용해 보고 싶은 게 연구자들의 꿈"이라며 "융합창업을 통해 사용처와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하면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플로트바이오사이언스팀은 각종 경쟁에서도 승승장구하며 창업의 꿈을 키우게 됐다.

 NST 예비융합창업팀으로 최종 선정돼 현물 1억원을 지원받게 됐고, 국내 17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출자로 만들어진 한국과학기술지주(KST) 딥테크(기술기반 창업) 기획창업 챌린지 프로그램 1기에도 선정됐다.

 현재는 NST와 KST 프로그램이 합쳐져  지원받고 있으며, 이 박사는 아예 기계연을 그만두고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하기로 하는 등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연구자들이 이런 경쟁형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해준 덕분에 연구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에서 다른 팀의 좋은 발표나 사업적 관점을 보며 배우는 게 많았다"며 "연구에 머물렀던 관점이 작은 경쟁에서나마 나름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을 때 궁금한 걸 더 깊게 팔 수 있지만 창업은 경쟁을 미리 훈련받는 것이 유리한 것 같다"며 연구자들 간 경쟁 같은 중간 단계가 연구자 창업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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