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시대…새해 부동산 시장 좌우할 '4대 변수'는

탄핵 정국·조기 대선 가능성…정권 따라 정책 기조도 변화 뒤따를 듯
경기 침체에 금리 내리지만…트럼프 2기 출범·물가 상승에 속도 지체될 수도
공급 부족은 '상수'…시장 침체에 부실 PF 후폭풍 우려 여전

 새해 부동산 시장은 현재 국가 경제만큼이나 안갯속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까지 등장하면서다.

 공급 변수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는 이미 2∼3년 전 착공 물량의 결과로 달라질 것 없는 주택시장의 상수가 됐지만, 메가톤급의 정치적 변수는 부동산 정책 방향을 뒤엎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시장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

 올해 주택·부동산 시장의 향배를 가를 4대 주요 변수를 추려봤다.

 ◇ 변수 1 :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가능성…3년 만에 정책 기조 바뀌나

 올해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여부다.

 헌정 사장 3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시작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주택시장은 이미 지난해 9월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와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의 금융 규제로 인해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분위기다.

 거래가 감소하면 당장 사정이 급한 사람은 시세보다 싼 값에 집을 팔아야 해 실거래가가 떨어지고, 결국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미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41주 만에 상승세를 멈췄고, 수도권 아파트값은 2주 연속 하락했다.

 만약 탄핵이 기각되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탄핵이 인용되면 60일내 조기 대선이 불가피해지고, 차기 정부로 모든 공이 넘어간다.

 대선 결과가 정권 교체라면 부동산 정책은 3년 만에 기조 변화가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것이 보유세 감면과 다주택자 감세 정책이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종부세 부과 기준금액을 12억원(부부합산 18억원)으로 높이는 '투트랙' 전략으로 종부세 부담을 크게 낮췄다.

 그러나 현 정부가 추진하던 공시가격 현실화율 폐지가 물건너 갈 경우 내년부터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정도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도 불투명해졌다.

 윤석열 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규정을 올해 5월9일까지 유예했고, 내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집권하면 '다주택자 감세=부자 감세'로 보는 당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폐지는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현재 다주택자 중과 규정이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은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소위 '부촌' 4곳뿐이며, 심각한 세수 부족도 향후 증세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기 신도시를 포함한 재건축 사업은 속도조절이 예상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는 공염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의 집권해도 부동산 정책이 '문재인 정부 시즌2'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총선 직후 1주택자 종부세 감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익명을 원한 한 대학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내준 결정적 이유로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꼽히는 만큼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당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규제의 강도는 달리 적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변수 2 : 금리 내려도 물가가 변수…7월 대출 규제 더 강화

공급 대책이 중장기 대책이라면 금리와 대출 등 수요 규제는 부동산 시장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이미 올해는 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다.

 침체한 국내 경기 회복을 위해 한국은행이 지난 10월과 11월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까지 인하한 데 이어, 올해도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는 대출금 상환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당장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다.

 지난해까지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이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을 억제하고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금리를 4%대로 높였는데, 올해부터는 매매·전세대출도 다소 숨통을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저성장이 변수다.

 수출 부진 등으로 1%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출범 후 관세 인상이 본격화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물가도 부담이다.

 최근 고환율 추세로 수입 물가가 오르고 있는 데다 트럼프 정부의 통상 정책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면 국내 물가에 불똥이 튈 수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지만, 물가 관리 때문에 금리 인하 속도가 지체되고 인하폭이 제한될 수도 있는 셈이다.

 미국 역시 물가 재상승 우려 등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히면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은 최근 다소 진정 국면을 보였던 공사비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고분양가는 청약시장 부진과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다 올해 7월부터는 금융권의 모든 가계 대출에 가산금리를 부여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된다. 대출 한도가 줄고 전 금융권에 걸쳐 돈 빌리기 어려워진다.

 금융 환경만 봐도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혼란한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해 도입을 결정했다가 보류한 전세자금대출 DSR 적용을 올해 재도입할 것인지도 변수다.

 전세자금 DSR 적용은 전세자금대출 축소로 인한 임차인 주거 불안 증가와 함께 전세의 월세화를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 변수 3 : 입주 이어 신규 분양도 감소…지속되는 공급부족 이슈

 최근 2∼3년간 지속된 주택 인허가 물량 감소는 올해부터 향후 2∼3년간 입주 물량과 공급 부족을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23만7천582가구로 작년(30만4천213가구)보다 22% 감소한다.

 다만 서울은 3만1천334가구로 작년(2만3천507가구) 대비 33% 증가한다.

 문제는 공사비 급등과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을 축소한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부동산R114가 25개 민간 건설사를 대상으로 가집계한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은 15만가구 선에 그칠 전망이다.

 아직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건설사도 많아 실제 분양 물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 건설사들은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분양 물량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 신규 분양물량 감소는 장래의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전세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 회복도 관건이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신축 비아파트에 대해 주택 수 제외, 청약 무주택 간주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공사비가 발목을 잡고 있고, 탄핵 정국 속에 관련 법 개정도 녹록지 않을 분위기다.

 비아파트로 주택 수요가 분산되지 못하면 추후 아파트 시장의 매매·전세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변수 4 : 건설·부동산 PF 부실…후폭풍 이어지나

 올해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지난해 시작한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의  후폭풍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건설 시장은 2022년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정부 지원으로 가까스로 자금·신용 경색 위기를 넘긴 곳들이 많지만 현재까지도 건설·부동산 PF 대출 연체율과 고위험 대출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제2금융권은 여전히 위험 수위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지거나 정국 불안 등으로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 부실 PF 사업장은 늘어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미분양이 많은 지방과 투자수요가 급감한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시장 침체로 사업이 지연될 경우 건설사는 물론 부동산 신탁회사까지 동반 부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금 능력이 취약한 개발회사(시행사)나 지방 사업이 많은 중소 건설사는 사업장 한 곳이 위태로워지면 나머지 사업들도 동반 부실해질 수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건설사 폐업과 부도 업체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 건설사는 물론, 지난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일부 대형 건설사들도 잠재적 위기 대상"이라며 "건설 PF 부실 정리가 미풍에 그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겠지만, 경기 침체가 심화해 건설업계의 연쇄 부도로 이어질 경우에는 경제 전반에 파장을 미치고 결국 부동산 시장에도 악재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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