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http://www.hmj2k.com/data/photos/20250206/art_17390803540099_000928.jpg)
분명 1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었는데 보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무심코 몇 시간씩 스크롤을 하고 나면 공허한 기분이 드는데요. 바로 이것을 '뇌 썩음'이라고 합니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지난해 12월 과도한 온라인 콘텐츠 소비로 뇌가 멍해지는 상태인 '뇌 썩음'을 2024년 '올해의 단어'로 발표했습니다.
특히 20대 이하에서는 약 85%가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숏폼 영상 시청률이 높았습니다.
이렇게 짧고 흥미진진한 영상들이 정말 우리 뇌를 썩게 할까요?
이인아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숏폼 콘텐츠가 뇌 썩음을 일으킨다기보다는 인지 기능의 저하를 가져온다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면서 "짧은 집중만을 하는 훈련을 받으면 뇌는 환경이 그걸 요구한다고 착각하고 그렇게 변한다. 더 이상 긴 집중력을 가져야 하는 그런 콘텐츠는 다루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3년 실시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숏폼 서비스 이용자 중 23%가 이용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인간의 뇌가 보상이 빨리 주어질수록 그 행동을 반복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짧고 강한 자극을 주는 숏폼 영상을 놓을 수 없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동 스크롤을 통해 SNS를 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즉, '시간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SNS를 이용하는 정확한 시간을 파악하고, 중요한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 몸과 떨어뜨리는 훈련을 한다던가, 이용 시간 한계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콘텐츠의 홍수'라 불릴 만큼 숏폼 영상이 넘쳐나는 지금, 뇌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극적인 콘텐츠들에 피로감을 느껴 자발적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일정 시간 동안 이용하지 못하도록 잠그는 '금욕 상자'를 구매하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 책방 등에 방문하기도 합니다.
김문 '소수책방' 책방지기는 "처음에는 디지털 디톡스를 하고 나서 어색해하고 놀라워도 하고 재미있어하는 분들도 있는데, 나중에는 핸드폰을 잊어버릴 정도로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포브스는 최근 '뇌 썩음'을 조명하면서 건강한 두뇌를 만드는 습관을 소개했는데요.
오메가3,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 섭취, 유산소 운동과 걷기, 의식적인 심호흡과 명상, '멀티 태스킹' 하지 않기 등을 실천하라고 했습니다.
이인아 교수는 "숏폼을 안 보면 계속 그걸 보는 것보단 낫겠지만 안 볼 때 뭘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숏폼에서 멀어질 수 있는 자기만의 강력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