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간 2만원 들여 신약후보물질 발굴…AI, 바이오 '게임체인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AI로 신약 개발 가속
국내 업계는 AI 활용 한계…"방대한 의료 데이터 구축해야"

 오늘날 인공지능(AI)을 활용하지 않는 산업군은 찾아보기 어렵다.

 제약·바이오 업계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기업이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단백질 구조 예측, 임상 시험 최적화, 맞춤형 의약품 개발 등의 효율성 증진을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독성 예측, 약물 효능 및 안전성 예측, 약물 재창출 등 분야에서 AI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자리 잡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홍익대학교 정희진 바이오화학공학과 부교수 등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 게재한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의 인공지능 활용 동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AI 활용 사례를 분석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모더나는 AI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약물과 백신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3년에는 지질 나노입자 구조를 최적화하고 mRNA를 캡슐화하는 과정에 IBM의 AI 플랫폼 '몰포머'(MoLFormer)를 적용했다.

 mRNA가 신체 내에서 이동할 때 이를 캡슐화해 보호하는 지질 나노입자와, 질병과 싸우기 위해 세포에 안내 역할을 하는 mRNA를 최적화하는 데 몰포머를 사용한 것이다.

 몰포머는 11억개 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자의 입체구조 및 혈액 내 장벽 통과 기능 등의 물리적 특성을 예측한다.

 미국과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약 개발 스타트업 인실리코 메디슨은 중국 대형 위탁임상개발생산 기업 우시앱텍 등과 협력했다.

 이 회사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을 위해 약물의 화학적 구조와 생물학적 효과를 예측하는 머신러닝 및 딥러닝 기반 플랫폼 'GENTRL'을 구축했다.

 이후 바이오 기업 제넨텍의 의뢰를 받아 GENTRL을 활용, 섬유증 발병 원인 단백질 'DDR1'의 활성을 억제하는 저해제 후보 물질 6개를 후보군 3만 종류로부터 선별했다.

 이 과정은 불과 21일 만에 완료됐다. 소요 비용은 15달러(약 2만원)에 불과했다.

 앞서 제넨텍은 DDR1 저해제 개발에 8년을 쏟고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야 했다.

 리커전 파마슈티컬은 대규모의 생물학적 이미지, 유전자·화학적 데이터, 약물 작용 메커니즘, 독성 규명 등을 AI로 처리한다.

 이 회사는 뇌 해면체 기형을 치료하는 약물 'REC-994'를 발견했는데, 이때 AI를 활용해 혈관 기형과 관련된 유전자와 생리학적 패턴을 분석했다. 이후 기존 약물 데이터베이스(DB)와 실험 데이터 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치료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이는 AI가 신경계 질환과 같은 복잡한 뇌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아직 신약 개발에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국내 빅테크와 제약·바이오 업계의 AI 활용 방식이 신약 개발보다는 의료데이터 분석,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 등에 치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과 정부, 병원 등이 제약·바이오·의료 관련 데이터를 활발히 공유하고 표준화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KISTEP은 조언했다.

 조 부교수 등도 보고서에서 "AI 학습을 위해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현재 의약 분야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의료 데이터가 부족해 모델의 신뢰성과 예측 능력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를 도출한다"며 "대용량의 자료에 약물 관련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생물학적 기초연구 결과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체의 복잡함을 계산적으로 완벽히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다양하고 많은 수의 임상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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