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약식기소 합쳐 매년 50건 미만

정부 연구용역 결과…'비필수과' 정형·성형외과 기소가 다수
"기소까지 안 가도 조사 과정에서 의료진 부담…리스크 완화해야"

 의료사고로 의사가 기소돼 1심 판결이 나온 사건이 최근 5년간 연평균 34건으로 집계됐다.

 약식기소를 합쳐도 연간 기소 건수가 50건 미만으로 추정된다.

 의료·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의료사고 형사판결 분석' 연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지난 24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원회에서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돼 2019∼2023년 1심 판결이 내려진 사건은 총 172건이었다.

 한해 평균 34건이다. 피고인은 192명으로, 이 중 의사는 170명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연간 의료사고 의사 기소 건수는 약식기소를 합쳐도 50건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는 그간의 의료계 주장과 상당히 차이가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22년 발간한 '의료행위의 형벌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근거해 "2013∼2018년 우리나라에서 검사가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한 건수는 연평균 754.8건이며 영국의 800∼900배"라는 등의 주장을 펼쳐 왔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기소' 건수가 아니라 '입건'된 피의자 수라는 반박이 나오자 의협은 지난해 10월 관련 포럼에서 산식을 바꿔 700명이 넘는 '피의자 수' 대신 '피의자 수에 연평균 기소율을 곱한 값'을 내세워 기소 인원이 연평균 약 323명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정부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기소된 의료진의 진료 과목 중엔 비필수 과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피고인 190명 중 정형외과가 30명, 성형외과가 29명으로 각각 15%가량을 차지했고, 필수과인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각각 3∼6%였다.

 172건의 1심 판결 중 유죄는 123건(71.5%), 무죄는 48건(27.9%), 공소 기각은 1건이었다. 피고인들이 받은 형 중에서는 벌금형이 30%가 넘었다.

 다만 송치나 기소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고소·고발로 인해 의료진이 수사를 받으면서 받는 부담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위원은 "의료진이 수사를 받게 되면 진료가 끊기기도 하고, 심리적인 압박을 굉장히 강하게 받는다.

 또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 보면 다른 유형의 사건보다 조사의 강도가 세고 시간도 긴 경우가 많았다"며 "판결 확정 건수만 가지고 이러한 수사 리스크를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의개특위도 이러한 부담을 해소하자는 논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또 "판결의 배경이나 구체적인 사례가 적시되지 않았다"며 해당 연구에 이러한 부분을 추가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소와 별개로 경찰서에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돼 겪는 수사 부담은 완화돼야 하고, 무죄 사례를 분석해 이러한 경우 기소 전 미리 걸러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차제에 의료사고 관련 입법이 진행되면 추가 연구를 통해 의료진 사법 부담을 더 깊이 있게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연구 보고서 보완을 거쳐 5월에 해당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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