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성형·피부미용을 비염·도수치료로 청구"…줄줄 새는 실손

실손 청구했는데 건보는 미청구된 사례 부지기수…"보험 사기 의심"
실손 안되는 장애로 보험금 받고 병원은 다른 병명으로 급여 신청도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주범으로 꼽히는 실손보험의 허위·과다 청구 의심 사례들이 감사원 감사로 대거 적발됐다.

 감사원은 15일 2018년∼2022년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의 청구·지급 전수 자료 약 10억건을 분석한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 보험서비스 이용 실태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환자가 실손보험금(비급여+급여본인부담금) 2조3천714억원을 청구해 지급됐는데, 건강보험금(급여공단부담금) 2조2천473억원은 의료기관(병원)이 청구하지 않아 지급되지 않은 것이다.

 감사원은 실손보험 청구 건 대비 건강보험 미청구 비율이 높은 의료기관 7천71곳 가운데 1천123곳을 표본 추출한 결과 "보험 사기로 의심되는 다양한 유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환자 42명은 성형외과 3곳에서 코 성형 후 비염 치료 명목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했다.

 환자가 미용 목적의 '비밸브 재건술'을 받고 비염 치료를 한 것처럼 실손보험을 청구했지만, 병원이 건강보험을 청구하지 않은, 보험 사기로 의심되는 전형적 사례다.

 또 성형외과와 일반의원 5곳에서 환자 30명이 도수 치료 등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했으나 건강보험을 청구하지 않아 피부미용 시술 후 보험금 청구가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 밖에 환자 30명은 일반의원 3곳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실손보험을 통해 치료비를 청구했다.

 이들은 입원해서 다수의 항암 시술 및 주사제를 진료받은 것으로 기록돼있으나 정작 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공단부담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의료기관이 입원비를 환자로부터 수령했으나 건보공단에 공단 부담금을 청구하지 않은 경우 정상적인 입원 치료로 보기 어렵다는 2006년 대법원 판결도 있다"고 설명했다.

 ◇ 실손보험 제외되는 장애로 보험금 청구…상병코드는 절반만 일치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으면 의료기관은 건강보험공단에 (급여)공단부담금을 청구하고, 환자는 실손보험사에 (급여)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비용을 청구한다.

 그런데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두 보험의 청구정보 중 상병 코드가 완전히 일치한 경우는 전체의 53.5%에 그쳤다.

 최대 5개까지 입력할 수 있는 상병 코드가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31.9%에 달했다.

 환자가 보험사에 '본태성 고혈압'으로 실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병원이 건보공단에 '심장 판막 질환'으로 급여 진료비를 청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모 씨는 실손보험 가입 전 10대 병력에 해당하는 고혈압 진단을 받았으나 보험사에 고지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채 실손보험에 가입했다.

 김씨는 보험사에 상병 코드 '결장의 플립'(K63)으로 실손보험금을, 병원은 건보공단에 '고혈압'(I10)으로 급여 진료비를 각각 청구했다.

 강모 씨는 실손보험 약관상 보상에서 제외되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으나 보험사에 '발달 지연'으로 보험금을 청구하고, 병원은 건보공단에 '소아기 자폐증'(영구적 발달장애)로 급여 진료비를 신청했다.

 권모 씨는 실손보험이 자궁 근종 환자에게만 보상하는 고강도초음파집속술(HIFU)을 받은 뒤 실손보험을 통해 '자궁의 평활근종'(근육성 종양)으로 1천229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병원은 건보공단에 '자궁체부의 폴립(점막에서 증식해 혹처럼 돌출한 것)'으로 급여 진료비를 청구했다.

 이처럼 조사 대상 중 상병 코드가 일치하지 않는데도 지급된 보험금 규모는 총 10조6천억원에 달했다.

 일치하는 상병 코드가 전혀 없는데도 지급된 보험금은 4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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