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경비원이 장례 주관…1인가구 시대의 '사회적 장례'

"종교·가족 불화 등으로 혈연 아닌 지인의 장례 주관 원하기도"
"장례 주관자가 비용 부담 느끼지 않게 보험·신탁 활용 검토해야"

 #1. 서울 영등포구는 지난해부터 저소득 1인 가구 사망자의 존엄한 생애 마무리를 지원하고 사후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사전 장례주관 의향 관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고독사와 무연고 사망에 대비해 생전에 장례 주관자와 부고 범위, 장례 방식 등을 지정해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다.

 관계가 끊어져 장례를 치러줄 가족이 없는 이들은 친분 있는 개인이나 단체를 장례 주관자로 지정할 수 있으며 장례 비용이 80만원 이내로 지원된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1인 가구는 782만9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세 이상이 1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도까지는 29세 이하가 가장 많았으나 고령화 추세로 인해 70세 이상 비중이 처음으로 가장 많아졌다.

 이러한 추세 속에 혈연관계 위주의 장례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2023년 개정된 장사법은 무연고 시신 등의 처리 관련 조항에서 '장기적·지속적 친분을 맺은 사람 또는 종교활동·사회적 연대 활동 등을 함께 한 사람' 등이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주관할 수 있게 했다.

 현행법상 무연고 사망자 장례 의식은 지자체 조례에 따라 공영장례 형태로 치러지게 되는데, 사전에 지목된 지인 등이 희망하는 경우 지자체장이 이들에게 장례 주관을 맡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대 사회에서의 가족 구조 변화를 고려해 이러한 제도의 대상을 취약계층 외까지 넓혀야 한다고 제언한다.

 혈연관계가 아닌 '사회적 가족'의 개념을 수용해 이들이 장례 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재철 대한민국장례문화원 원장은 "꼭 취약계층 무연고자가 아니더라도 속세의 연을 정리한 종교인의 경우, 가족 간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 동성 연인의 경우 등에는 법적 가족 관계보다 가까운 지인이 장례를 주관해주길 바라는 사례가 많다"며 "장례와 관련해 다양한 사회적 가족이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곤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는 혈연 외 다양한 형태의 유의미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장례 관련해 이 관계들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현실에서 지정된 장례 주관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주 적다. 공영장례 시 옆에 가서 참관하는 정도로 고인의 뜻을 전달하거나 의견을 표시할 기회나 창구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지자체 제도는 지원 대상이 기초생활수급자 등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데, 요새는 돈과 자식이 있어도 '내 장례를 해줄 사람이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며 "지자체 관리 시스템 밖에 있는 이들로까지 대상을 보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중앙정부가 사전장례의향 관리 체계를 구축해 누구에게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장례 주관자가 비용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공영장례보험·신탁 등의 모델 활성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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