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 상어가 늘었다…'죠스' 백상아리도 출현

동해 상어혼획 2022년 1건→지난해 44건…해수온도 상승에 아열대성 상어 증가
소설 '노인과 바다' 속 청상아리 가장 많아…"3m 이상 개체 늘어나"

 강원특별자치도가 올해 처음으로 도비 4천500만원을 들여 동해안의 주요 해수욕장 14곳에 유해생물 방지망의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최근 보도됐다.

 이 방지망은 해수욕장의 수영 구역 둘레에 설치돼 상어나 해파리 등 피서객들에게 위협이 되는 생물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비상시 안전요원이 다치면 인명 구조가 어려워 안전요원용 상어퇴치기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유해생물 방지망 설치 강화와 개인용 상어퇴치기 도입 등은 상어가 해변으로까지 접근할 상황을 염두에 둔 조치로, 동해안의 상어 출몰이 결코 드문 일이 아님을 시사한다.

 실제 동해안에서 얼마나 상어가 출현하고 있어 이런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일까 확인해봤다.

 ◇ 해수 온도 상승에 난류성 어종 먹이 따라온 상어 늘어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에 따르면 동해에서의 상어 혼획(다른 어종과 함께 잡힘) 건수는 2022년에 1건에 불과했으나 2023년 15건, 지난해 44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는 7월 말까지 22건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어민 신고를 중심으로 집계됐고 수과원의 관심 대상인 대형 상어 어종을 위주로 추린 것인 만큼 실제 상어 혼획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동해에 상어의 출현 빈도가 증가한 것은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이 늘어나면서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들이 동해안으로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과원이 올 4월 발간한 '해양수산부야 기후변화 영향 브리핑 북'에 따르면 최근 57년간 우리나라 해역의 표층 온도가 1.58℃ 올랐다. 해역별로는 동해의 표층 온도 상승이 2.04℃로, 서해(1.44℃)와 남해(1.27℃)보다 상승 폭이 컸다.

 이는 동해로 열을 수송하는 대마난류 세력이 강화된 데다가 여름철 지속적인 폭염 증가로 해수면 부근의 바닷물이 위아래로 잘 섞이지 않는 현상이 강화(성층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바닷물의 성층이 강화되면 표층 온도의 상승 폭이 커진다.

 이에 따라 동해안에 난류성 어종의 출현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동해안에서 난류성 어종인 방어류의 어획량은 1994∼2003년 평균 1천265t에서 최근 10년(2014∼2023년)에는 평균 6천709t으로 430% 증가했다.

동해 등수온선의 변화 비교 (왼쪽 2005∼2009년과 오른쪽 2020∼2024년)

 이는 수과원이 지난해 혼획된 상어들을 분석한 결과와도 일치한다.

 상어의 위장에 있는 생물들을 분석한 결과 상어 어종 중 청상아리와 청새리상어는 민달고기, 달고기, 부시리 등 난류성 어종을, 악상어는 한류성 어종인 청어를 즐겨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수행한 수과원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악상어는 동해에 서식하면서 냉수성 어종을 주로 먹었고 아열대 어종인 청상아리와 청새리상어는 난류성 어종을 먹기 위해 동해 연안으로 출현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즉, 원래 동해에 살던 악상어 외에 다른 아열대 상어들이 먹이를 쫓아 동해 연안까지 올라오면서 전체적으로 상어 출현 빈도가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혼획 상어 청상아리>악상어>청새리상어 순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동해안에서 혼획된 상어 81마리 중에는 청상아리가 40마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악상어 23마리, 청새리상어 12마리, 백상아리 3마리, 무태상어 2마리, 귀상어 1마리 순이었다.

 이 6종 모두 수과원이 발간한 '한국 연근해 상어 분류 도감'(이하 분류 도감)에서 공격 위험성이 '매우 높음'(백상아리) 또는 '높음'(나머지 5종)으로 분류됐다.

 이 중 백상아리는 영화 '죠스'를 통해 '식인 상어'로 악명을 떨친 상어다. 성체의 몸길이가 6m에 달하고, 이빨이 삼각형으로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인 것이 특징이다.

 또 청상아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와 식인상어를 소재로 한 영화 '딥 블루 씨'에도 등장한 포악한 상어다. 악상어도 분류 도감에서 '날쌘 먹이 사냥꾼'으로 묘사됐다.

 혼획된 상어들의 덩치도 상당했다.

 몸길이가 확인된 58마리 중 5마리가 3m 이상이었다. 2.5m 이상∼3m 미만이 13마리, 2m 이상∼2.5m 미만은 17마리였다.

 몸길이가 확인된 상어 5마리 중 3마리가 사람 키보다 훨씬 큰 셈이다.

 혼획된 상어 중 어종별 평균 몸길이는 청상아리가 275.3㎝, 청새리상어 248.7㎝였다. 악상어의 평균 몸길이는 이보다 작은 213.5cm였다.

2023년∼2025년 7월 상어 혼획 건수

 ◇ 우리나라 상어 공격 사례 8건…1959년 이후 해수욕장 공격 사례는 없어

 우리나라에서 상어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8건이 확인됐다. 이 중 6건은 사망자가 나왔고 나머지 2건에선 피해자가 중·경상을 입었다.

 최초 공격 사례는 1959년 여름 대천해수욕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9월 부산 영도구 생도 인근 해상 낚싯배에서 60대 선원이 청상아리에게 물린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사례를 제외하곤 모두 서해안에서 발생했다.

 또한 1959년 사례를 제외하고는 해변이 아닌 모두 바닷속에서 해녀, 잠수부 등을 대상으로 일어났다.

 즉, 우리나라에서 1959년 이후 지난 66년간 해수욕장에서 피서객이 상어의 공격을 받은 사례는 없었다.

 분류 도감에 따르면 전 세계 상어 510종 가운데 사람을 공격한 것으로 보고된 상어는 모두 33종이다.

 이 가운데 백상아리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가 351건으로 가장 많았고, 뱀상어 142건, 황소상어 119건이었다.

 분류 도감의 저자 중 한 명인 최윤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명예교수는 "청상아리는 우리나라에서 10여년 전 2m 전후 크기의 개체가 출현했는데 3∼4년 전부터는 3m 이상 크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 분포한 상어 가운데 사람이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공격한 사례가 있는 종은 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 정도"라며 "이 두 종은 해수욕장까지 접근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표] 상어 어종별 특성

 

어종 몸길이 공격 위험성 특징 및 생태 분포
악상어 3미터 높음 주둥이가 짧고 뾰족하며 몸이 육중한 방추형. 날쌘 먹이 사냥꾼으로, 차가운 바다에서 서식. 동해
청상아리 4미터 높음 등이 흑청색. 따뜻한 바다에 주로 서식하지만, 16℃ 미만의 해역에서도 잡히기도. 전 연근해
청새리상어 4미터 높음 주둥이가 길고, 몸은 날씬한 방추형. 경골어류와 해산 포유류 등을 먹음. 주로 밤에 활동함. 제주를 비롯한 남해와 동해
귀상어 4미터 높음 머리가 망치처럼 좌우로 확장. 경골어류와 갑각류, 두족류 등 다양하게 먹음 전 해역
무태상어 3미터 높음 눈이 동전과 같이 동그람. 방어 등 경골어류를 먹음. 제주도 해역에서 방어잡이에 해를 끼치기도 함. 전 해역
백상아리 6미터 매우 높음 이빨이 삼각형으로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 물개와 바다사자, 돌고래 등 해산 포유류를 주로 먹음. 전 연근해

 

※ '한국 연근해 상어 분류 도감'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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