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DNA만 골라 제거…유전자 가위 기술 개발

UNIST·IBS, DNA 단일 나선 절단으로도 암세포 사멸 유도

  암세포의 DNA만 골라 제거하는 유전자 가위 항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공동 연구팀은 암세포 DNA의 이중 나선 중 한 가닥만 잘라도 세포를 죽일 수 있는 유전자 가위 항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2022년 이 기술을 처음 제시했다. 그러나 암세포에 치명상을 입히려면 20개 이상의 가위를 한꺼번에 넣어 DNA 이중 나선을 끊어야 해 가위 전달이 까다롭고 정상 부위까지 손상할 위험이 컸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DNA 이중 나선 중 한 가닥만 잘라도 효과를 볼 수 있고, 유전자 가위도 4개만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PARP 단백질 억제제를 함께 사용하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PARP는 단일 가닥 절단을 복구하는데, 이 단백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단일 가닥 절단이 이중 가닥 절단으로 진화하게 되는 원리다.

 PARP 억제제는 부작용이 적은 표적 항암제인데,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소암, 유방암 환자에게만 듣는다.

 유전자 가위와 PARP 억제제를 함께 쓰면 이 변이가 없는 암종도 죽일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이 실제 유전자 가위와 PARP 억제제를 대장암 환자 암세포로 만든 오가노이드 조직에 투여하자 성장이 억제됐다.

 또 대장암 세포를 생쥐에 이식해 진행한 전임상 실험에서는 6주 동안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또 이 기술은 기존 방사선 항암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데도 쓸 수 있다.

 방사선은 암세포 DNA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 DNA까지 해치는 한계가 있는데, 유전자 가위 치료와 병행하면 단독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은 수준의 저용량 방사선만으로도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표적 항암제, 방사선 치료와 병행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며 "단독 요법뿐만 아니라 병용 치료 전략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에 지난달 1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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