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부스 설치'…흡연자 수용 vs 흡연자도 안 들어가

"흡연부스 확대하고 길거리 흡연 규제 강화해야"
"설치하면 뭐하나. 흡연자도 냄새난다고 외면"

 "담배 피울 공간 정도는 있어야"(네이버 이용자 'kim***')

 "흡연부스 만들었으면 흡연부스에서만 피우도록 하는 법도 만들어야"('sco***')

 최근 강원도 원주시 태장체육단지 내 야구장에 흡연부스가 설치되자 찬반 의견이 부딪쳤다.

 ◇ "간접흡연 심해" vs "흡연부스로 유도해야"

 흡연부스는 정부 및 공공기관 청사·철도역 등 금연구역에 설치될 수 있는 흡연시설이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실외에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경우 자연환기가 가능해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별도의 환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흡연부스 내에는 재떨이 등 흡연을 위한 시설 외 탁자·개인용 컴퓨터 등 영업에 사용되는 시설의 설치는 금지된다.

 지난달 말 태장체육단지에는 무분별한 흡연을 막고자 산불 방지·질서 유지 등의 이유로 흡연부스 2개가 설치됐다.

 이에 몰래 화장실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대신 정해진 곳에서 피울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동시에 성인야구장 4면·리틀야구장 1면 등 여러 경기장이 인접해 있어 특정 구역에서 흡연을 하더라도 주변 경기장까지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는 등 흡연부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충돌했다.

 "한 갑에 세금이 3천원인데 흡연부스도 만들지 않을 거면 담배를 팔지 마라"(네이버 이용자 'sin***')·"아예 담뱃값도 올리고 꽁초 무단투기에도 무거운 벌금을 물려야 한다"(네이버 이용자 'kims***') 등 갑론을박이다.

 이미 잠실야구장, 고척돔 등 주요 야구장에도 흡연부스가 설치돼 있지만 흡연자들을 모두 '흡수'하지는 못한다.

 부스 밖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담배꽁초가 곳곳에 버러져 있다.

 이에 대해 흡연자들은 부스가 좁아서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고, 비흡연자들은 간접흡연의 고통을 호소하며 지정 구역 외 흡연에 대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파트 단지 내 흡연부스 설치를 두고 주민들이 갈등하는 상황도 흔히 발생한다.

 아파트에 흡연부스를 설치하려면 소유주의 동의를 받고 지방자체단체의 허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비용 및 위치, 활용성을 두고 주민들이 서로 반목하는 경우가 생긴다.

 ◇ "흡연구역 없어 가게 앞에서 피울 수밖에"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옆 흡연부스. 철망 사이로 꽁초를 던져넣을 수 있는 담배 전용 쓰레기통이 존재했지만, 일반쓰레기를 수거하는 곳은 없어 바닥 곳곳에 먹다 남긴 일회용 음료수컵이나 담뱃갑 등이 버려져 있어 지저분했다.

 이곳에서 만난 10년 차 흡연자 서경석(31) 씨는 "평소 회사와 집을 주로 오가며 인근 흡연부스에서만 담배를 피우는데 흡연구역이 부족하다"며 "약속이 있어 술집 등을 찾을 때면 흡연구역이 없어 가게 앞에서 피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역 바로 앞에 설치된 흡연부스에서는 30~40명 정도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내부뿐만 아니라 부스 밖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최서윤(20) 씨는 "흡연부스에서 주로 담배를 피우는 편"이라며 "사람들의 시선도 있고 민폐라는 인식도 있어 길거리에서 흡연은 눈치가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흡연부스가 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들을 생각하면 흡연부스가 더 늘어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흡연부스 옆에 있던 또 다른 시민도 "흡연자 수는 많지만 흡연부스는 적은 것 같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오히려 흡연부스가 늘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이버 이용자 'wjd***'는 "차라리 흡연부스 설치를 확대하고 길거리 흡연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하는 게 맞다"고 썼다.

 또 'wls***'는 "어차피 흡연자들은 어디서든 담배를 피운다"며 "차라리 한 곳에서 몰아 피우도록 하면 비흡연자들은 그곳만 피해 가면 된다"고 적었다.

 ◇ "흡연자도 냄새 난다고 안 들어간다"

 그러나 흡연부스를 설치할 게 아니라 금연 캠페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흡연부스가 흡연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조성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흡연자 임모 씨는 "금연 캠페인을 펼쳐야 하는 마당에 무슨 흡연부스냐"며 "담배 냄새 자체가 너무 싫다.

 내가 왜 간접흡연의 피해를 봐야 하냐"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흡연부스 무용론도 나온다.

 유튜브 이용자 'mer***'는 "(꽁초를) 땅에 버리지 말라고 흡연실을 만들면 뭐하냐"며 "냄새난다고 들어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레드 이용자 'zzu***'는 "예전에 본 인터뷰에서 흡연자 본인들도 담배 냄새가 싫다고 하더라"며 "그럼 비흡연자는 좋아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올해 초 서초구에서는 강남역 인근에 전국 최초로 사방이 뚫린 개방형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에어커튼'이라는 공기 차단 구조를 통해 담배 연기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사방이 뚫린 구조에 대해 "저러면 담배냄새가 퍼지지 않느냐"(유튜브 이용자 '김***') 등 지적이 뒤따른다.

 본인이 흡연자라고 밝힌 스레드 이용자 'pla***'는 "흡연부스 안에서 흡연을 하면 내부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다"며 "꼭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고 썼다.

 그런가 하면 신용산역 맞은편 골목길에 위치한 밀폐형 흡연부스는 주말에는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평일에만 운영한다. 주말이면 흡연부스를 둘러싸듯 담배꽁초가 너저분하게 널려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서울형 흡연부스'를 시범설치 중이다.

 5월 기준으로 서울에 설치된 공공 흡연시설은 129개다.

 그중 부분개방형이 83개로 가장 많고, 완전폐쇄형이 30개, 완전개방형(라인) 12개·완전개방형(제연) 4개 순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6일 "어느 정도 흡연부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올해 예산 책정을 통해 11월 정도에 자치구 3곳에 흡연부스를 시범설치하고 있다"면서도 "흡연부스를 늘리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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